황금빛 미래에 당신의 자리는 없다 – 기본소득이라는 트로이의 목마
ㅍㅍㅅㅅ 2016.03.06(일) Hyun
로봇이 제조업을 다 하고, 알고리즘이 서비스업을 다 할 수 있게 되면, 도대체 사람은 왜 필요한가? 당연히 필요하지. 로봇이 만든 물건의 소비자로서,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으로서…
딜레마가 눈에 보이는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사람을 위하여 말하자면, 거시경제학에서는 경제활동의 주체를 가계, 기업, 정부로 나눈다. 너무 쉬운 수준까지 내려온 것 같지만, 경제학의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이다. 가계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그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은 가계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다 (정부는 개평을 뜯는다). 그런데, 회사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가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문제가 좀 복잡해진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가져올 미래이다. 우습게도 유토피아를 그리는 공상과학소설을 보면 사람은 손하나 까딱 안해도 최고급 호텔에서처럼 온갖 서비스를 다 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문제는 사람은 이제 그런 서비스를 받고 좋은 물건을 살 돈이 없게 된다는 사소한 약점이 있다. 미래 사회에서 당신의 자리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가 (기업에게서 돈을 받아서) 그 돈을 가계에 나누어주면 되지 않느냐고? 바로 그렇게 생각해서 Y Combinator같은 스타트업은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뉴욕타임즈는 UBC (Universal Basic Income) 이야기 를 하는 것이다. 경제학의 근본전제가 확 뒤바뀌는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좌파들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처럼 기본소득만 도입하면 문제가 다 해결되는가? 나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근거가 뭐냐고? 실제로 요즘 그렇게 살고 있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산유국이다. 임금님이 전국민에게 월급을 준다 (기름값이 올라가면 보너스도 준다). 카타르같은 동네는 꽤 잘 사는 것 같기도 하다.
한 가지 사소한 문제는 민주주의는 물건너 간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뿌리는 내가 공무원과 정치인들을 먹여살린다는, 즉 세금을 낸다는 전제이다. 그래도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다 그모양인데, 실제로 나라에서 국민들을 먹여살리는 상황이 오면, 즉 당장 여러분이 필요 없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뭐 어차피 민주주의처럼 아무 짝에도 쓸데 없고, 비효율적이기만 한 사상은 이미 한물 간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과문한 탓에 아직은 그런 주장을 하는 좌파는 본 적이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방법이 있는가?
로봇이 필연인 이상, 인공지능이 불가피한 미래인 이상,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심지어는 Y Combinator같은 스타트업 펀드에서조차도 리서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원문: lawful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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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도서]
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 출판사 한스미디어 | 2016.01.29
http://blog.daum.net/bstaebst/16991
[책소개]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새로운 시장을 열어 그보다 더 많은 노동자 수요를 창출해왔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로 촉발되는 기술 혁명은 인간의 삶과 생계수단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노동자에게는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인간은 필요 없다』는 인공지능 기술 시대의 빅뱅을 앞둔 지금, 갈수록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생활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예측하는 책이다.
스탠포드대학교 법정보학센터 교수이자 인공지능학자인 저자 제리 카플란은 책에서 최신 로봇 공학, 머신러닝 그리고 인간의 능력에 견줄만하거나 인간을 능가하는 인지 시스템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한편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생겨날 노동시장의 불안과 소득 불평등에 대해 고찰한다. 책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어떤 직업들을 대체할지 잘 설명되어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직업이 살아남고 소멸되는가가 아닌 그런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가이다. 이 책은 AI의 공존을 위해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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