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현대원 VR산업협회장 "삼성전자 1년 허비 안타까워...중국 VR 빅딜 잇달아"
조선일보 2016.02.24(수) 류현정/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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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VR 산업의 원년 될 것...독점권 보다 누구와 협력하느냐가 더 중요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6’에서 VR 광풍이 불 조짐이 일더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선 VR 태풍이 분다. MWC 2016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공개) 행사장에 깜짝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의 장밋빛 발언 이후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VR 테마주들이 연일 상승하는 과열 양상까지 보인다.
VR은 미래의 먹거리이며 게임체인저인가. 조선비즈는 23일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사진)을 만나 VR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들었다.
현 회장은 “삼성전자는 VR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선도자)가 될 수 있었는데, 지난 1년을 전략없이 흘려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VR산업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은 VR 플랫폼의 리더는 될 수 없지만, 세계 최고의 테스트베드(TestBed·시험무대)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한국영상자료원 이사, 한국디지털 컨텐츠전문가협회 회장을 거쳤으며 지난해 9월 창립한 사단법인 한국VR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다. 이 협회에는 단말기 제조업체, 콘텐츠업체, 이동통신사 등 200여개사가 가입했다.
다음은 현 회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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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MWC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행사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깜짝 등장해 “삼성전자와 VR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한 것이 큰 화제였다. LG전자도 VR헤드셋을 내놓았고 전시장 곳곳에서 VR을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11월 VR헤드셋 ‘기어VR’을 내놓았다. 기어VR 출시 시점은 빨랐지만, 그 다음해인 2015년을 그냥 보내 버렸다. VR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시장 추이를 지켜보자며 관망했다.
삼성전자가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었는 데 기회를 놓쳤다. 당시 삼성전자가 전략적 움직임을 보였다면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로 이어지는 국내 생태계도 빨리 커졌을 것이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1~2년 내 실적을 내야 한다. VR 분야는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아니고 장기 계획이 필요한 분야다. 삼성전자가 이 시장을 관망했던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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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6' 개막 전날인 21일(현지시각)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어VR'을 쓰고 가상현실(VR)로 제품 발표 영상을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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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1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삼성전자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했다. / 페이스북 제공
― 페이스북은 왜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냈을까.
“페이스북한테는 삼성전자가 유용한 협력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제조능력은 뛰어나지만, 플랫폼 사업은 잘 하지 못한다. 페이스북은 애플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애플은 플랫폼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페이스북과 삼성전자가 손을 잡은 것에 위협을 느껴 LG전자에 러브콜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사실 VR 생태계는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많은 협업 라인이 만들어질 것이다. 의료, 국방, 상거래까지 VR과 관련해 서로 협업하는 일이 많아지고 시장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이다.”
<중략>
― VR생태계는 스마트폰 생태계와 어떻게 다른가.
“스마트폰 생태계처럼 소수 업체가 단말기 시장을 독점하는 이른바 ‘독주체제’는 아닐 것이다. VR이 엄청난 하이테크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플레이어가 등장할 것이다. VR은 C-P-N-D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야 성장할 수 있다. 특히, VR은 ‘분산(distributed) 정보혁명’ 성격을 지니고 있다. 소수의 사람이나 기업이 독점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누구와 협력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올해 CES와 MWC를 계기로 VR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올해는 VR 산업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인터뷰]② 현대원 VR산업협회장 "2018년 평창올림픽을 VR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
조선일보 2016.02.24(수) 류현정/심민관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6022400144&lm.facebook.com
한국, VR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자리매김해야...미래부에 VR 담당 局 만들어야
조선비즈는 23일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사진)을 만나 VR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들었다. 인터뷰 초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던진 화두를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꽤 흘렀다. 인터뷰 중반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했다. 왜 VR이 중요한가.
― VR이 왜 중요한가.
“서부 개척은 아메리칸 드림의 시작이었다. 2000년대 인터넷이 열리면서 제2의 서부 개척이 시작됐다. 주인도 없는 광활한 사이버 스페이스에 깃발을 꽂는 자가 주인이었다. VR이라는 신(新) 대륙이 열리고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보다 더 큰 대륙이다. VR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국한된 게 아니다. VR 콘텐츠는 우리가 사는 세상 전부와 융합될 수 있다. 꿈과 비전이 있다면, VR 영토는 무한하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앞으로는 VR이 아닌 영역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그동안 선생님의 강의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것들이 VR을 통해서 생생히 전달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선생님의 역할도 ‘코디네이터’로 바뀔 것이다. 교육 방식 자체가 변화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VR을 이용한 직업 교육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박물관들도 VR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유명한 세계 공연들도 집에서 VR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헬스케어와 가상스포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주택 구매자들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VR로 매물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앞으로 세계 유명 백화점을 방문해 물건을 구경하고 옷을 입어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세상도 올 것이다. 상상해 보라. 소수만 즐겼던 전세계 고급 예술품들을 VR을 통해 대중들도 즐기는 세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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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국VR산업협회가 출범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VR산업협회에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 생태계에 걸친 200개 회사가 들어와 있다. C-P-N-D 종사자들이 모두 들어 온 협회는 VR산업협회가 유일하다. 우선 이질적인 분야의 회사 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협회의 첫 번째 일이다.
두 번째는 법 제도 개선이다. 복잡한 VR 콘텐츠 사전 심의제도를 간단하게 변경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와 미래부가 협력하고 있다. 세번째는 VR 인력 양성이다. 인력이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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