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업은 문어발 줄이고, IT·인터넷 기반 신생기업은 미래산업으로 확장

전통기업은 문어발 줄이고, 신생기업은 새 먹거리 늘리고

조선일보 2016.01.25(월) 강동철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5/2016012500061.html

하드웨어 위주 전통기업 - 주력사업 불황땐 전환 어려워
경쟁력 떨어진 부문 정리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탈바꿈

IT·인터넷 기반 신생기업 - 급성장으로 주력사업 절정 달해
무인차·우주개발·헬스케어 등 미래의 핵심사업 찾기에 전력

1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 GE(제네럴일렉트릭)가 지난 15일 중국 칭다오하이얼(靑島海爾·이하 하이얼)에 가전사업부를 54억달러(약 6조4700억원)에 매각했다. GE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기업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전통의 제조업체이다.

미국의 신성장동력을 상징하는 구글은 GE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작년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하면서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기존 인터넷·모바일뿐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헬스케어·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계열사를 세워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모습이 전통기업과 IT(정보기술)·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신생기업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에너지·자동차·부품·생활가전 등으로 문어발식 경영을 해왔던 전통 대기업들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비주력 사업을 하나씩 처분해가고 있는 반면, 최근 급속한 성장을 해온 신생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문어발 대기업, 허약한 다리는 잘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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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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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기업은 미래산업으로 확장

IT·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신생기업들의 행보는 다르다. 구글은 "안 하는 것이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구글은 시험 단계였던 무인차를 별도 계열사로 독립시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월 20달러에 음성·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제공하는 통신서비스인 '프로젝트 파이'를 냈고, 차세대 배터리·성인병 진료 등에도 진출을 모색 중이다. 애플·아마존·알리바바 등도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TV·무인차·우주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도 비슷하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콜택시·신선 식품 배달·대리운전·간편결제 등에 진출했다. 네이버 역시 부동산·간편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또 무인차 소프트웨어(SW) 분야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통기업과 신생기업의 사업 전개 방식이 전혀 다른 이유는 사업의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삼성·GE 등 전통기업들은 하드웨어 위주로 성장했다. 주력 사업이 불황일 때 빠른 전환이 어렵다. 공정부터 기술, 인력까지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애플·카카오 등 신생기업들은 IT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모바일 메신저 등을 장악하고 있다. OS와 메신저 등이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이 기반 위에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가 용이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위에 게임, 동영상 서비스 등을 한다거나 무인차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경영학)는 "100여년 가까이 존속해온 기업들은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가 이미 그 결과까지 본 상태이기 때문에 효율화가 필요하다"며 "반면 신생기업들은 당초의 주력 사업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다 보니 미래 산업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