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다시 부활할 수 있는가? 이를 대체하기 위한 시스템이 몹시 필요하다. 대안은 책임 있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
인데일리 2016.01.21(목)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벤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글로벌 통화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이 때문에 정부는 통화 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트코인 암호화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1월 14일, 가상 화폐 '비트코인'의 영향력 있는 개발자 중 한 명인 영국의 마이크 헌(Mike Hearn)은 ‘비트코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라고 선언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비트코인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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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태어났다. 비트코인은 규제를 받지 않고 익명성을 제공한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빠르게 마약상인들과 무정부주의자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변동 폭이 커서 투기가 난무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대부분은 이를 홍보하던 작은 집단들이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폰지 사기(Ponzi scheme,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된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수법)와 비교되는 것이었다. 비트코인 위에 세워진 화폐교환소 또한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열중하고 있는 벤처 투자자들이 있었다. 여러 벤처 투자자들이 상당한 코인을 구매했고 그들은 비트코인이 금융혁명을 가져올 수 있고, 모바일 뱅킹에서 외국 송금에 이르기까지 즉각적인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파괴자라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또한 더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해 비트코인 스타트업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황금시간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헌의 비판은 길고 무섭고 부정적인 것들의 목록만이 있는 악몽 같은 현실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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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재의 비트코인은 폐기할 필요가 있고 비트코인을 뒷받침한 기술인 블록체인의 이점만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시기이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화폐와 가상은행을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투명한 거래원장이다. 블록체인은 전 세계 수많은 컴퓨터들이 동시에 호스트가 된다.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블록체인은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스템보다 더 나은 거래 도구, 검증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선거, 등기, 예술작품의 기원, 부동산 거래 등의 유형에도 이용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실패에서 우리는 디지털 커뮤니티가 어떻게 운영되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원장 시스템이 어떻게 장악되는지를 보았다. 그리고 채광 시스템이 수 기가와트시의 전력을 낭비하고, 오로지 비트코인을 ‘채광’하기 위해 거대한 서버농장이 중국에서 운영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리눅스 재단과 같은 성공적인 오픈소스기술에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 리눅스가 광범한 성공을 거둔 이유는 소규모 집단이 이를 관리하기에는 너무 큰 온갖 종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제하는 중립감시기구의 가치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헌의 주장과 비트코인 옹호자들이 말하는 블록체인의 여러 측면들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 벤처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유념해야 한다. 순수한 탐욕이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실패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유이다.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고 보다 더 효율적인 거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비트코인 시스템의 의도는 돈을 둘러싼 이익집단 간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숭고한 실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해물이 되었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의 풍요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탄탄하며, 책임 있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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