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인생 2막' 맹활약하는 시니어 인턴...삶과 일의 조화, 경험이 자산이다

배셰태 2015. 12. 6. 06:52

'인생 2막' 맹활약하는 시니어 인턴

주간한국 2015 12.05(토) 김민정 인턴기자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512/dh20151205082458137780.htm

 

영화가 현실로, 인턴이 된 시니어들… 풍부한 경험ㆍ연륜으로 회사에 기여

영화 ‘인턴’ 로버트 드 니로 우리 곁으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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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1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뚜렷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니어 일자리’ 각광받고 있다. 60세가 넘어 새로운 직장에 취업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노년층은 더 이상 영화 속의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경험과 지혜를 살려 인생 후반전을 ‘행복한 내일’로 만들고 있는 시니어들을 만나 봤다.

영화가 현실로, 인턴이 된 시니어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인턴’은 노년의 재취업과 세대 갈등을 풀어냈다. 퇴직 후 마땅히 하는 일 없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70세의 벤은 정부의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30세 여성 CEO 줄스의 온라인 쇼핑몰에 인턴으로 취업한다. 줄스는 벤에 대한 기대나 관심은커녕 항상 정장 차림인 벤을 불편하게 여겼다. 하지만 40년 경력의 직장 생활 베테랑이자 줄스의 인생 멘토가 된 벤은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조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며 벤은 그녀의 부하 직원인 동시에 조력자 그리고 ‘베스트 파트너’가 돼 손수건을 건넨다.

영화 인턴에서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다”라는 프로이트의 말을 인용해 일이 인간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줄스와 벤을 통해 에둘러 설명한다. 회사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어른’이지만 나서려고도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도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창업 2년차 스타트업인 사회적기업 ‘더꿈’의 대표이사와 인턴이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다른 기업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먼저 60대 신사에게 기업을 소개하며 명함을 먼저 건네자 웃음이 터졌다. “저는 인턴이고, 이 분이 대표이사입니다.” 옆에 선 30대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더꿈 대표이사입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젊은 CEO 박시진(34) 대표는 “내가 내 아이디어나 이야기를 다 해도 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이때 옆에서 든든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업에 대한 조언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시니어 인턴 정용진(61) 씨가 사업의 큰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 후 고민 높아져

퇴직한 사람들은 “막상 닥치면 막막합니다”라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갈수록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퇴직한 사람들의 고민이 높아지며 정부나 직장, 사회에서 퇴직 후의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재취업으로 제2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 재능이 사회를 멋지게 바꾸는 모습을 보며 돈으로 살 수 없는 만족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 나이 든 사람이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 ‘경험 많고 숙련된 베테랑’으로 인식되며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추세이다.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도 일자리 창출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활동 인구는 모두 2714만 명으로, 이 중 50세 이상은 5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는 지난 2000년 498만 명에서 2010년 772만 명, 지난해 995만 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5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을 하는 취업자는 980만9000명으로, 15세에서 39세까지 청년층 취업자 수 959만8000명을 앞질렀다.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인해 50세 이상의 고령자 취업자가 청년층 취업자 수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한국은 OECD 주요국가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인다. 고령사회의 시니어들은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적합한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시니어 일자리는 시니어가 생산가능 인구로 편입되면서 소득과 소비의 주체가 되어 경제 파이를 늘리고, 심지어 국가 경제 전체의 파이를 늘림으로써 청년 일자리까지 늘릴 기회가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령화를 이끄는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발전의 경험과 자산을 갖고 있는 새로운 경제 주체이기도 하다.

기업에서도 ‘시니어 인턴십’에 적극 동참해

고령화 사회에서 일자리를 원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지며 ‘시니어 일자리 창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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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인턴의 ‘경험 자본’ 활용하는 스타트업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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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일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시니어, 경험이 자산이다

영화 인턴에 나오는 70세의 벤은 과거와 현재의 가교역할을 했다. 시니어 인턴은 과거에 쌓아둔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에도 발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퇴직 후 과거의 고인 물이 아닌 계속해서 흐르는 샘물이 돼야 한다.

정용진씨는 더꿈의 인턴으로 경영자문과 200초의 비밀 프로젝트의 디렉터를 맡으며 산업체 우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창업과 취업에 대한 상담사로 활동하며 사업 컨설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프리랜서 상태로 여러 일을 하는 정씨는 “한 직장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하는 시니어’들은 공통으로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천민수씨는 지인 중 “자영업자 외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이 없다”며 천씨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일자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노후에 일과 삶이 어우러지는 삶이 만족스럽다는 천씨는 “지금이 제일 즐거운 시기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용돈도 벌어 행복한 시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시니어 전문가들은 “인턴 영화 속 벤의 모습은 노년의 재취업과 세대갈등을 직면한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해법을 제시한다”며 “시니어 인턴에게 우리 사회가 특히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노인상담센터 이호선 센터장은 “노인 재취업은 사회적 제도 개선과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며“시니어 인턴으로 재취업을 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본인 과거의 경력만을 내세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시니어 인턴은 직장을 구할 때 눈을 낮추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빠르게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재취업 후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젊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일할 때는 인간관계도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삶의 지혜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