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샤오미, 대륙의 실수? 대륙의 실력!
조선일보 2015.11.23(월) 김희섭 산업2부 차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23/2015112303705.html
세계 5위의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샤오미(小米·좁쌀)는 한국에서는 스마트폰보다 다른 걸로 더 유명하다. 한 개에 1만~2만원 정도에 팔리는, 손바닥만 한 보조배터리가 그것이다.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연결해서 간편히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동종(同種) 제품으로는 단연 판매 1위이고 기업체 사은품으로도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최근 회사 기념일에 이 제품 1만개를 주문해 전 직원에게 돌린 곳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 괜찮은 품질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 이 제품의 성공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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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 중국 업체들이 '반값 TV'를 앞세워 한국에 진출했을 때는 초반에 반짝인기를 끌다가 금방 시들해졌다. '싼 맛에 사서 쓰다가 버리는 제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오미는 이미 한국에 수백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경쟁력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렸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중국제답지 않게 어쩌다가 괜찮은 제품이 나왔다는 뜻에서 '대륙의 실수'라고 불렸다. 그러나 비슷한 '실수'가 거듭되자 샤오미는 당당히 '대륙의 실력' 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의 실체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비판도 종종 나온다. 애플·삼성전자 등을 거의 베끼다시피 해서 만든 제품들 때문에 머지않아 특허 분쟁에 휘말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샤오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변형해 자체 운영체제(OS)를 개발할 정도로 만만찮은 기술력을 갖췄다. 자체 O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O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도 곧 세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게다가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회장은 "하드웨어 자체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드웨어를 최대한 싸게 공급해서 거대한 고객 플랫폼을 만든 뒤 이들에게 서비스나 콘텐츠를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애플, 구글 따라가는 데 급급한 한국 업체보다는 훨씬 원대한 구상이다.
중국에서 밀린 국내 전자업체들은 "한국 소비자는 워낙 눈높이가 높아서 중국 스마트폰이 발을 붙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순진한 발상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애국심만으로 한국 제품을 사지 않는다. 설사 샤오미가 실패하더라도 중국에는 원플러스, 오포, 비보 같은 제2, 제3의 샤오미가 무섭게 크고 있다.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자신만의 분명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샤오미발(發) 태풍에 날아가 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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