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선정한 천재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인공지능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나, 끊임없는 싱귤래리티를 찾는 노력들. 2045년에 우리에게 다가올 세상은?
인데일리 2015.11.12(목) 박영숙《메이커의 시대》 저자 / 유엔미래포럼 대표
나는 때로 한 밤중에 무슨 위대한 현시라도 본 듯한 거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을 깬다. 그렇지만 사실 그러한 생각들이 ‘위대함’의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럴 때마다 거대한 아이디어들은 앞으로 밀고 나아가게 할 것인가 혹은 우리 뇌 속에 조용히 잠들게 할 것인가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나는 유레카의 순간을 나만의 고유한 생각으로 고통을 받는 시간으로 여긴다. 위대한 아이디어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꿈을 꾸게 할 수도 있고, 세상의 중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며, 부와 영향력을 형성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질 수도 있는 놀라운 놀이터이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희귀한 상황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하루에도 수백만, 혹은 수십억 명이 자신 스스로의 현시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사실 모든 새로운 상품, 책, 영화, 모바일 앱은 이러한 빛이 번쩍이는 순간에 탄생된 것이다.
이러한 현시가 없다면 인생은 매우 단조로울 것이다. 우리의 꿈에 색을 더하는 파도도 없고, 한 밤중에 우리를 부르는 긴급한 목소리도 없을 것이다. 대신 조용한 모든 상자들은 우리가 열어도 그저 조용할 뿐이다. 나는 때로 잃어버린 위대한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린다.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문제들은 이미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수백만 번이나 해결되고 지나갔다. 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모든 중요한 문제, 인구 문제, 물 부족, 환경오염, 빈곤, 전쟁 등은 수도 없이 개인적 현시 속에서 해결되었지만 이를 실행할 능력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변화할 시기이다.
앞으로 수십 년간 기계 지능의 발전은 기하급수적 발전 속도를 유지할 것이고 개인적 현시를 포집할 수 있는 디지털 메커니즘을 창조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의 가장 훌륭하고 빛나는 사고의 순간을 수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속적인 아이디어 공급을 위한 길을 개척하여, 무수한 SF 소설가들이 상상해온 대로 세계적인 두뇌의 원형이 모양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돌파구가 된 기술들 중 의도하지 않은 결말을 가져오지 않은 기술은 없고 이것도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유토피아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초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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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의 탐색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은 수학자인 존 폰 노이만이다. 그는 1958년 인터뷰에서 ‘특이점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을 뜻한다. 미래연구에 있어서 인류의 기술 개발 역사로부터 추측하여 얻을 수 있는 미래 모델의 정확하고도 신뢰할 수 있는 한계’라고 이를 설명했다.
이러한 아리송한 말이 나온 지 반세기가 지나 버너 빈지와 레이 커즈와일과 같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무어의 법칙과 같은 발전 속도에 의해 우리는 우리의 이해능력을 넘어서는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슈퍼 지능 독립체를 만들게 될 것이다. 할리우드는 특이점의 이러한 뭔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이용해서 이를 인류의 구세주가 되는 슈퍼 히어로로 만들려 하고 있다. 예언에 매력적인 트렌드까지 더해져서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주변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날로 성장하고 있고, 플린효과라고 알려진 것처럼 1930년대 IQ검사가 발명된 이래 세대가 내려오면서 인간의 지능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완전함의 문제
아이러니하지만 완전함이란 불완전한 개념이다. 우리 모두는 기벽과 한계를 지닌 사람으로 태어났고 양육되었다. 우리의 일상적인 날들은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고 발가락이 채이며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음식이 가득 찬 접시를 떨어뜨린다. 이러한 일들은 그저 사소한 일들이다. 우리는 지성적 생명체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한계 때문에 우리가 가진 지성은 충분해보이지 않는다. 밤에 충분히 숙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피곤하게 일어나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 열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사회적 교류를 끝없이 갈망한다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확신을 준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2012년의 애틀랜틱에서 주관한 연구 결과, 미국인의 1/4만이 중요한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하게 2013년, 라이프보트가 주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평균적인 미국인은 단 한명만의 진정한 친구를 가지고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친구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가디언 지에 의하면 우리는 ‘외로움의 세대’에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외로움’의 반대는 ‘함께’가 아니라 '친밀함'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필요해질 필요가 있으며 완전함의 필요는 거기에서 온다. 우리의 인간적인 필요함은 우리의 경제를 필요로 한다. 필요함이 없으면 경제도 없었을 것이다.
스스로 필요한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완전한 사람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 삶에 결점이 없을수록 더 자급자족할 수 있고, 더 자립적일 수 있고, 더 자신에게만 몰두할 수 있고 더 외로워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제할 필요가 있는 것은 정확히 그 반대로 우리를 통제 상태에, 전체의 하나로 남겨 놓는 것이다.
진공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까짓것, 진공은 아무래도 좋다. 우리는 누군가 아껴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인공 지능 또는 기계 지능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아직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에 거의 이르지 못했다.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바람은 마치 로또 당첨이나 값비싼 보석을 사겠다, 또는 3파운드의 초콜릿을 먹어 치우겠다는 것과 같은 피상적인 목표이다. 오늘날 우리들 대부분은 무척 무기력하다. 하루에 9.3시간을 앉아 있다. 앉아 있기는 밀레니얼 세대(1981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를 의미)에서 흡연과 같은 나쁜 습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명령센터에서는 우리가 앉아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이든, 우리 스스로는 우리 인생에서 원하는 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통제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주문형 답변, 음식, 보건, 섹스, 이동, 뉴스 등등인가? 완전함이 우리의 목표라면 우리는 완전함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완전함이란 우리의 효율성, 우리의 목적, 우리의 수입, 우리의 성취, 우리의 관계, 우리의 행복, 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전체적인 토론을 하는 것은 약간 진퇴양난, 완전한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모든 규칙에 예외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의도하지 않는 결과의 법칙을 해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도전할수록 투쟁할 운명인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나는 인공지능의 폭넓은 형태들은 아직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특이점이 유토피아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의 모든 미스터리처럼 우리는 다음 장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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