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 2위 O2O 업체 합병에 담긴 4가지 코드
조선일보 2015.10.09(금)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100901048
중국 1, 2위 소셜커머스업체인 메이퇀(美團)과 다중뎬핑(大衆点評)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공동 최고경영자(CEO) 제도로 회사를 경영한다고 설명했다. 메이퇀과 다중뎬핑 이름의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다. 본사도 베이징(메이퇀)과 상하이(다중뎬핑) 2원 체제로 운영된다.
메이퇀 사이트 캡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소셜커머스(O2O, online to offline) 시장 1, 2위 업체인 메이퇀과 다중뎬핑이 손을 잡은 건 중국 비상장 기업 간 사상 최대 규모 합병이라며 합병회사 가치가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2013년 11월 설립된 메이퇀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음식 배달부터 영화 표 구매 등 다양한 공동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3년 4월 세워진 다중뎬핑은 식당 등 서비스업소에 대한 평가 글을 싣는 중국 최대 사이트를 기반으로 식당 예약 등 다양한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에 들어있는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4가지 코드를 들여다본다.
다중뎬핑 사이트 캡처
레드오션 되는 O2O
중국에서 기존 유통업계의 돌파구로 주목받던 O2O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O2O 시장 1, 2위 업체 합병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중략>
M&A로 기업가치 키워 자금난 해소
메이퇀과 다중뎬핑의 연합은 지난 2월 중국의 양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콰이디다처(快的打車 )와 디디다처(滴滴打車)의 합병을 떠올리게 한다.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 자금난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합병전 콰이디와 디디의 기업가치 합계는 60억 달러였지만 합병회사 디디콰이디 몸값은 16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디디콰이디는 새로운 기업가치를 근거로 30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중랴>
합병회사의 기업가치는 최소 150억 달러(WSJ)에서 최대 200억 달러(F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이후 불거진 증시불안과 최근 중국 벤처캐피털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좀비 벤처 솎아내기가 가속화되면서 벤처기업들은 신규자금 조달할 때마다 기업가치 인하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압박을 해소할 카드로 합병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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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와 텅쉰의 ‘코피티션(Coepition,경쟁과 협력)’
메이퇀은 중국 최대 온라인상거래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가 지분 15%를 보유한 회사다. 다중뎬핑은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이자 최대 SNS 업체 텅쉰(騰訊,영문명: tencent)이 지분 20%를 확보한 기업이다. 전자상거래 전자결제 인터넷금융 등에서 경쟁을 하는 알리바바와 텅쉰이 ‘적과 동침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다. 알리바바와 텅쉰의 ‘코피티션(Coepition,경쟁과 협력)’ 관계는 처음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1위 업체 콰이디다처와 텅쉰이 지분을 보유한 2위 업체 디디다처가 지난 2월 합병해 디디콰이디(滴滴快的)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1월엔 중국 최대 영화제작사인 화이슝디(華誼兄弟)에 알리바바와 텅쉰이 공동투자했다. 알리바바와 텅쉰은 앞서 2013년 11월에도 종안온라인재산보험이라는 인터넷 보험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알리바바와 텅쉰의 협력은 바이두를 겨냥한 경우가 적지 않다. 메이퇀과 다중뎬핑의 합병 역시 바이두의 O2O 서비스인 눠미(糯米)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지적이다. 메이퇀과 다중뎬핑의 합병소식이 전해진 직후 바이두는 성명을 통해 “메이퇀과 다중뎬핑이 눠미의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조치”라며 “눠미의 부상에 대한 수세적인 대응”이라고 깎아내렸다.
최근 6개월 눠미의 O2O 시장 점유율은 매달 2% 포인트씩 올라갔고,메이퇀의 점유율은 그 만큼씩 잠식당했다는 게 바이두의 설명이다. 바이두는 지난 6월 눠미에 향후 3년간 32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O2O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알리바바와 텅쉰이 각각 투자한 회사 간 합병으로 생겨난 디디콰이디 역시 차량 공유서비스 원조인 미국의 우버와 손잡은 바이두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두 알리바바 텅쉰의 영문명 머리글자를 딴 BAT는 중국을 대표하는 3대 인터넷 기업을 의미한다. BAT의 3강 체제가 B와 AT 간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바이두가 늘 알리바바와 텅쉰의 협공을 받는 건 아니다.
지난해 다롄완다그룹이 출범시킨 전자상거래업체 완다뎬상에는 바이두와 텅쉰이 참여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벤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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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뉴욕 증시에 역사상 최대인 25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알리바바에 일찌감치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이야기는 구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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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유망한 시장이지만 공급자가 넘쳐나는 레드오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한 합병 카드로 돌파구 마련. 영원과 적과 동지도 없는 합종연횡(合從連衡). 상위권 여러 업체에 분산 투자해 과실을 챙기는 벤처투자. 전환기 중국 IT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추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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