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북에 놀라지 말고, MS의 변신에 주목하라
이코노믹리뷰 2015.10.09(목) 최진홍 기자
http://m.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829
콘텐츠와 플랫폼을 내 손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사고를 쳤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윈도10 디바이스 미디어 행사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 면면만 봐도 경이롭다. 서피스 프로4와 새로운 루미아 스마트폰, 마이크로소프트 밴드2와 홀로렌즈 개발자 에디션, 엑스박스를 비롯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서피스북까지 차례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 사티아 나델라. 출처=MS
MS, ‘모바일 클라우드 퍼스트’
사티아 나델라 CEO가 MS의 수장에 오르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ICT 업계의 최강자였으나 최근 그 지위를 상실하고 소위 ‘맥’을 추지 못하던 MS가 거의 완벽하게 부활하기 시작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비대했던 조직을 날렵하게 가다듬는 한편, 필요하다면 직접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초강수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그 중심에는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삼는 사업적 방향성이 있었다. 윈도 시리즈의 시장 지배력을 충실히 보강하며 사실상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발휘했다는 뜻이다. 자신이 가장 잘하던 분야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허용하던 MS는, 사티아 나델라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치열한 각축전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이 가장 극적으로 고조되었던 순간이 바로 지난 4월 있었던 빌드 개발자 컨퍼런스였다. 당시 MS는 윈도 10의 새로운 기능을 발표하고 웹, NET, Win32, 안드로이드 및 iOS 의 기존 코드를 윈도우 10으로 가져올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전격 공개했다. 여기에 인텔리전트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데이터 서비스, 윈도우, 맥, 리눅스를 위한 비주얼 스튜디오와 개발자들이 오피스 365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API도 함께 소개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이 윈도우, 애저, 오피스를 넘나들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며 "이와 함께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고도로 개인화되고 지능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고 말했다.
특히 유니버셜 윈도우 플랫폼(Universal Windows Platform)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디바이스 고유한 기능에 맞춰 앱을 최적화 할 수 있으며, 코타나와 Xbox Live를 앱에 통합할 수도 있는 기술이다. 이종 디바이스의 경계를 소프트웨어의 강점으로 통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윈도우 스토어에서는 윈도우 10 고객들이 앱, 게임, 음악, 영상 및 기타 컨텐츠 모두를 이전보다 더욱 쉽게 검색하고 모든 디바이스에서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MS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쟁사들의 인프라까지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모델을 꿈꿨다. 그리고 이는 상당히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 출처=MS
하드웨어까지 품다
하지만 MS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구글과 애플의 모바일 영토 각축전에 뛰어들어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뿌린다는 계획 자체는 매우 훌륭하지만, 역시 콘텐츠를 담아낼 플랫폼의 존재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MS는 더욱 뼈아픈 자기고통을 감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윈도폰 관계자 1만4000명을 해고한 이후 올해 또 7800명의 대대적인 해고를 예고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그런 이유로 한 때 업계에서는 MS가 윈도폰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윈도OS를 기반으로 하는 윈도폰은 시장 점유율 2%대를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전망은 최근 윈도10 디바이스 미디어 행사장에서 새로운 루미아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빗나갔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망령은 여전히 MS를 괴롭혔다. 실적이 보여준다.
<중략>
결국 MS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형화된 하드웨어 기술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다듬으며 소프트웨어와의 성공적인 시너지를 노렸다.
▲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 출처=MS
그 결과물이 바로 최근의 발표다. MS 최초의 노트북인 서피스북을 비롯해 홀로렌즈 개발자 버전, 여기에 새로운 루미아 스마트폰은 모두 MS의 하드웨어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결론적으로 MS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정체성을 그대로 잡아가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경쟁력을 자신들만의 방식, 즉 상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기술력에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꾸렸다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이미 통용되는 구글 및 애플의 플랫폼과 연결하는 한편, 이종 디바이스를 통합하는 방식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여기에 자사의 컴퓨팅 운용 기술력을 발판으로 삼아 스스로의 플랫폼 발전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다양한 미래전략기술이 하나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착안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략>
결국 소프트웨어 하나로는 치열한 글로벌 ICT 업계에서 100% 생존을 허락받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는 전기자동차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포털업체 바이두도 마찬가지다. 이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모두를 품어야 한다. 다만, 그 종착역이 소프트웨어인가, 하드웨어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를 상황에 맞게 풀어가는 전략이다. 이 지점에서 MS는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중심에 두고 자사의 ‘인문학적 경쟁력’을 통섭의 가치에 올리고, 그 인문학적 경쟁력을 자신들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온전히 집중시키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밴드 1이 있었다는 매우 놀라운 사실과 더불어, 최근의 미디어 행사가 의미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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