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개인사업자의 부상
중앙일보 2015.09.29(화) 글 = 릭 프리스 인튜이트 퀵북스 영국 부사장 / 번역 = 차진우
http://mnews.joins.com/article/18754962
최근 몇 년 사이 부상한 공유경제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 전반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법을 뜯어고치고, 사업자의 정의를 바꿔놓는다. 택시 업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우버가 대표적이다. 개인 택시 기사와 고객을 연결시켜준다. 택시를 소리치거나 전화로 부를 필요가 없다. 그로 인해 파업이 발생하면서 기존 택시업계를 보호하는 법이 다시 논의의 초점이 됐다.
온라인 장터에서 기술과 자산을 밑천 삼아 소득을 올리는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인프라 등 갖춰야
또 다른 사례는 에어비앤비다. 휴가지 숙박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여행자와 현지의 집주인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호텔의 사업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으며 이 또한 법을 바꿔놓고 있다. 집주인이 3개월 미만 동안 주택을 임대할 때는 건축허가를 받도록 하는 기존 규정이다.
이상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례에 불과하다. 조파(온라인 대출 서비스), 해슬(청소대행 서비스), 집카(자동차 공유 서비스), 러브 홈 스왑(주택 교환 서비스) 등도 시장 판도를 재편하고, 경쟁을 일으키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궁극적으로 국가와 세계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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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가는 브랜드들에 관해서는 언론매체에서 많이 다뤘다. 하지만 실제로 주문형 경제의 중추를 이루는 사람들은 그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근로방식에서 탈피해 주문형 개인사업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다. 전에는 사업하려는 사람들은 대행사를 차리거나, 음식점을 개업하거나, 가가호호 방문하며 상품을 판매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엔 상시 네트워크 연결 환경,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에 힘입어 개인사업자가 엣시(수공예품 온라인 쇼핑몰)에 매장을 내고, 태스크래빗(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에서 지역적으로 직능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지카닷컴(렌터카 서비스)과 저스트파크(주차공간 공유 서비스)에서 개인자산을 활용해 소득을 올린다.
새로운 개인사업자 물결이 일고 있다.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 근로집단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대단히 진입하기 쉬운 온라인 장터에서 기술과 자산을 밑천 삼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인력이다. 마케팅과 고객 유치의 부담은 그들이 가입한 플랫폼이 떠맡는다. 주문형 온라인 장터에 가입하기만 하면 즉시 막대한 고객기반에 접근할 수 있다.
행복한 개인사업자들
오늘날 영국에서 자영업을 하는 근로자는 7명에 1명 꼴이다. 모두 450만 명에 달하며 2008년 이후의 신규 일자리 중 무려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들 새로운 사업자들은 업무방식에 큰 자율성을 갖고 있다. 더 즐겁게 일하고, 이들 독립적 전문직업인이 제공하는 탄력적인 기술과 혁신으로 경제 전체가 혜택을 누린다.
그러나 모두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변화다. 과연 우리는 준비가 됐을까? 공유 플랫폼의 경우엔 지켜야 할 법규가 있다. 하지만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들 새로운 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경제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원일 때는 필시 회사에서 연금을 지원하고, 관리 팀에서 세금문제를 처리해주고, 양육 수당을 지급한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태스크래빗에서 소득을 올리면 어느 정도의 소득에 대해 얼마나 세금을 내야 할까? 우버 기사에게는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규정이 어떻게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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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당국과 정책입안자들은 이 같은 새로운 근무방식을 인정하고, ‘전통’ 중소 상공업자에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을 더 가볍고 단순하게 줄여주도록 힘써야 한다. 그와 함께 주문형 서비스 플랫폼들은 가입된 개인 사업자 노동력의 자유와 탄력성을 유지하도록 책임감 있게 사업체를 운영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자영업자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고 키워간다. 하지만 정부가 그들을 도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업계는 개인사업으로의 전환과 그 뒤의 성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도와야 한다.
이 같은 새로운 유형의 개인사업자는 세계적으로 사업의 성격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소규모 사업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을 전망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소비자의 생활방식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사회도 이 같은 변화를 실현시키는 개인을 뒷받침할 인프라와 도구들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글 = 릭 프리스 번역 = 차진우
[ 필자 릭 프리스는 회계 서비스 업체 인튜이트 퀵북스의 영국 부사장 겸 상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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