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세계는 제2위 경제대국 중국의 '뉴노멀,' 즉 저성장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까?

배셰태 2015. 8. 27. 17:21

우리는 중국의 ‘저성장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까?

월스리트저널 2015.08.26 By JAMES T. AREDDY AND LINGLING WEI

http://www.wsj.com/articles/BL-229B-21507?mobile=y

 

ROLEX DELA PENA/EUROPEAN PRESSPHOTO AGENCY

중국 정부는 서비스업, 소비지출, 창업가정신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 주길 바란다.

 

이제 중국 뿐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들도 중국이 처한 뉴노멀 시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지각 변동은 전 세계 시장으로 그 여파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심화된 중국의 성장 둔화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굴뚝산업과 수출, 대규모 인프라 지출을 통해 거침없는 고속 성장을 이뤘던 과거로부터 탈피하는 과정의 일부다. 현재 중국의 기업부채 규모는 GDP의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으며, 건설과 철강 등 일부 굴뚝산업은 휘청거리고 있다.

 

이제 중국은 대출 대신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서비스와 소비지출, 민간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장려한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 경제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으며, 중국 지도부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강한 통제력까지 위협하는 경제난이라는 생소한 문제와 맞닥뜨렸다.

 

‘검은 월요일’을 겪은 중국 증시는 화요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가 7.6% 급락하는 등 추가 하락했다. 인민은행은 대출과 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10개월 새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나 인하하고 지준율도 내렸다.

 

이런 금융쇼크 속에서도 계속 선전하는 부분은 있었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10.5%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애플과 갭 등 미국 기업들은 세계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중국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지출이 지난 30년간 중국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중공업과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를 대체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이주노동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국영은행과 국영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을 깨는 등의 극적인 변화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년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혁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치중하면서, 일부 개혁안은 무관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경제성장이 둔화되자 중국 정부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한 중국 정부 경제자문위원은 “경제를 안정시키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며 “올 초에 이 정도면 경제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고 말했다.

 

반면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은 바뀌지 않았다. 성장률은 여전히 이해할 만한 범주 내에 있고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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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정부가 시장 안정화와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실패할 경우 리스크를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느냐다.

 

에릭 피시위크 CLSA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상황 통제력을 잃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고 말했다.

 

최근 몇 개월간 보인 중국 정부의 실책들은 지난 20년간 성장원으로, 경제관리 사례 케이스로 중국에 기대를 걸었던 세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타격을 받지 않았으며, 위안화 가치를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고 경쟁적 평가절하를 피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엔 대규모 부양 프로그램을 펼치며 세계 경제가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데 기여했다.

 

그랬던 중국이 이제 변동성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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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은 시 주석이 서구식 경제개혁을 이끄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지닌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반부패 운동과 군사력 확대, 당권에 대한 지지세력 규합에 쏟아부었다.

 

전임자들과 달리 시 주석은 통상 총리가 하던 경제 수장 역할도 맡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정책 선언으로 그칠 뿐 실행을 위한 후속 조치는 결여돼 있었다. 그는 자원 배분은 “시장이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속도는 더 느리지만 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뉴노멀로 공표했다.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앤드류 뱃슨은 “중국은 경제개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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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통계치의 정확성이 워낙 의심받다 보니 대안이 될 만한 경제지표를 내놓는 업계까지 생겨났다. 런던 소재 리서치업체 ‘캐피탈이코노믹스’는 7월 중국 경제가 전년대비 4.1% 성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를 감안할 경우 5~6%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이긴 했다. 어쨌든 중국 정부 공식 수치인 7%보다는 훨씬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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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0년 내에 총 GDP 면에서 미국을 추월할 거라는 기존 전망을 바꾸는 이코노미스트는 별로 없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중간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코노미스트들이 “중진국 함정”이라 부르는 어려운 지점이다. 한국은 탈출했지만 중남미의 많은 나라들은 허우적거리고 있는 바로 그 지점이기도 하다.

 

피터 로버트슨 서호주대학 경제학과 교수 역시 “중국이 현재 바로 그 지점에 있다”며 “함정”은 종종 국가의 부가 분배되는 방식을 둘러싼 정치시스템과 경제적 현실의 충돌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동안 창업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월 기업가 제리 다이는 선전에 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당시엔 낙관할 요소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위의 기업가들이 어떤 사업 아이디어라도 엔젤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엔젤투자자는 많지만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메일타임’ 공동창업자인 헤덤 황은 초기 사업자금 대부분을 중국 투자자들에게서 모집했다. 그는 “지난해엔 비정상적일 정도로 중국에 돈이 넘쳐났다. 어떤 면에선 이제야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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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sj.com/articles/the-world-struggles-to-adjust-to-chinas-new-normal-144055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