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택시’ 모르는 대학생들 “스펙보다 사회변화에 관심 가져야”
교수신문 2015.08.24(월) 민효기 한국오라클 상무
http://m.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1378
- 기업은 이런 인재 원한다
얼마 전 멘토스쿨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토론면접 실습을 한 적이 있다. 토론이 이루어질 만한 찬반양론이 팽팽한 주제들을 칠판에 여러 개 적어 놓고 조별로 간단한 논의 후 선택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 놀란 건 모든 조원들이 ‘우버(Uber) 택시의 합법화’라는 주제를 가장 어렵게 생각해 우선적으로 제외시켰고, 심지어 대다수 학생들은 우버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중략>
에어비앤비(Airbnb)가 부동산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세계 최대의 호텔체인인 것처럼, 우버는 자동차를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세계 최대의 택시회사다. IT기술을 활용해 차량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차량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회사인 것이다.
이러한 회사들은 각종 매체에 수시로 다루어질 만큼 기술적 상징성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대단하다. 당장 내가 차량을 가지고 택시영업을 할 수도 있겠고, 이로 인해 택시운전사들의 생계가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대학생들이 이런 회사를 반드시 알아야 할 이유는 왜일까.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들여다 보면 왜 우리가 이러한 트랜드를 알아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지하철을 타보면 거의 모든 이들이 이동 중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대학생들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평균 3~5시간 이상 바라보며 이는 TV를 시청하는 시간을 이미 앞질렀고, 이의 여파로 2014년에 대학생들의 책 읽는 시간은 스마폰 이전 시대인 2004년에 비해 1/3 수준으로 줄어 들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까페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와이파이(wifi)에 접속하는 일이며, 만일 연결되지 않으면 불안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미 wifi는 머슬로우의 욕구 5단계 피라미드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하는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의 생리적 욕구보다 더 아래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듯 보인다. 이렇듯 IT는 모든 산업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 매우 광범위하고 깊숙하게 자리를 잡은 기초적인 것이다.
요즘 회사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들을 보면 이른바 스펙은 나무랄데가 없다. 해외에 다녀보지 않은 곳이 없고 영어실력은 최고점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 듯 보인다. 사회적 약자들의 삶, 수천년을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 기본적인 인간관계법칙, 조직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 등에 대한 이해에서 결핍된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취업의 문은 좁고 그것에 필요한 것만 하기에도 시간에 좇기는 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교육이 좁고 깊은 학문적 성과를 내야 하는 것보다는 전인적인 균형감을 가진 인간을 길러내는 곳이라고 한다면 융복합형 인재육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공계 학생들도 톨스토이나 헤밍웨이 같은 작가가 쓴 고전을 읽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인문계 학생들도 IT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특성과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몇몇 대학들이 교육당국의 노력에 발맞춰 대학교육 개혁의 모범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잘 아는 한 대학에서는 인문학도들에게 그들의 인문학적 토대의 바탕 위에서 IT 분야로의 진출을 돕기 위해 보편적인 IT 트랜드를 가르치는 이른바 융합인재 육성을 매우 성공적으로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 그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본연의 학문적 영역을 버리고 이 세상의 흐름, 특히 IT trend에 안방을 내어주기를 원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학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공급자 중심의 커리큘럼이라는 울타리의 어느 한쪽에 수요자의 요구나 세상의 흐름에게 살짝 문을 열어주고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팅, 드론 등 세상을 주도하게 될 IT 기술들은 더 이상 어느 특정 전공자들만의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상상력 또는 예술적 영감이 묻어나는 새로운 기술의 주인이 되는 자만이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될 것이다.
민효기 한국오라클 상무·사업기획
스팩초월 멘토스쿨의 대표멘토이고, 수원 와이즈아카데미 경영전략 담당 교수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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