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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모바일 이을 차세대 플랫폼...만화 속 미래 10년 안에 현실 된다

배셰태 2015. 6. 28. 14:25

가상현실 안경을 머리에 쓴다, 마법이 벌어진다

한겨레 2015.06.28(일) 박기용 기자

http://m.news.naver.com/rankingRead.nhn?oid=028&aid=0002279936&ntype=RANKING&rc=N

http://www.hani.co.kr/arti/economy/it/697726.html

 

뉴스분석, 왜?

차세대 플랫폼 가상현실(VR) 혁명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를 머리에 쓴 사용자가 집 거실에서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하고 있다. 홀로렌즈를 이용하면 허공에 자신이 원하는 물체를 만들어 띄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 허공에 띄운 화면 속 상대방과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은 <아이언맨>이나 <덴마> 같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만화에 종종 등장합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단지 상상에 불과한 일이 아닙니다. 곧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가상현실 기기가 보급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회적 변화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보다 훨씬 혁명적일지 모릅니다. 우리 앞에 어떤 미래가 다가와 있을까요?

 

일본 <엔에이치케이>(NHK)가 2007년에 방영한 애니메이션 <전뇌코일>은 ‘증강현실’을 소재로 했다. 2026년의 근미래 일본의 지방도시 다이코쿠시의 아이들은 모두 ‘전뇌안경’을 쓰고 다닌다. 이 안경을 쓰면 증강현실 시스템인 ‘전뇌세계’에 접속할 수 있다. 안경을 쓴 아이들은 눈앞 허공에 잡지나 영화 화면을 띄워놓고 보거나 부모와 영상통화를 하고,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동물을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닌다. 가상의 빛을 무기처럼 사용해 총싸움을 벌이듯 놀기도 한다. 물론 전뇌안경을 벗으면 이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사용자가 바라보는 사물과 관련된 정보나 가상의 물체를 현실세계에 덧입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증강현실이다.

 

허공에 가상현실 띄우는 ‘홀로렌즈’

 

<중략>

 

허공에 잡지나 영화 띄워 보거나

가상의 동물 애완동물처럼 다뤄

안경을 벗으면 모든 게 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가상현실

올해 가상현실 기기 개발 ‘봇물’

 

‘카드보드’, ‘오큘러스 리프트’ 등

스마트폰 활용한 1만원대부터

실시간 반응 몰입감 높인 기기도

“모바일 이을 차세대 플랫폼”

만화 속 미래 10년 안에 현실 된다

 

더 이상 멀미나 메스꺼움은 없다

 

증강현실을 포함해, 넒은 의미에서 이 가상현실을 만드는 기기들은 인간이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감각기관을 속이는 일이다. 청각이나 후각, 촉각을 속이는 기기들도 개발 중이거나 일부 상용화돼 있지만, 감각기관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중심이다. 시각만 속여도 인간은 자신이 다른 곳에 있다고 느낀다. 가상현실 기기들도 그래서 주로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HMD)의 형태로 발달해왔다.

 

올해는 특히 시각을 속이는 가상현실 기기들이 새로 쏟아진 해다.

 

<중략>

 

일반 소비자용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가상현실 체험 전용으로 만들어진 기기는 오큘러스 브이아르와 소니 등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이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한 오큘러스 브이아르는 내년 1분기에 출시하겠다며 일반 소비자용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사진)를 선보였다.

 

<중략>

 

곳곳에서 가상현실 기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제작비용이 싸진 덕이다.

 

<중략>

 

기술의 발달도 가상현실 기기의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실재처럼 느끼는 몰입감을 높이려면 보여지는 화면이 얼마나 실재와 유사한가가 관건이다. 시야각, 해상도, 반응속도 등이 특히 중요하다. 실제 우리 눈이 보는 것처럼 넓은 범위를 한번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해상도가 높아 인공의 화면이라 느끼지 않아야 하며, 고개를 돌릴 때 보여지는 사물의 변화 등이 빠르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반응속도의 경우 우리의 뇌가 바뀐 시각정보를 인지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인 0.02초보다 더 늦어지면 우리의 뇌는 이상을 느껴 현기증이나 구역질이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 구글의 카드보드를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 체험 앱은 장시간 사용이 어렵다. 반면 홀로렌즈 등 전용기기들은 반응속도가 거의 실시간이라는 게 체험한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빌드 2015’ 행사에서 홀로렌즈를 체험한 이민석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전엔 화면에 보이는 그래픽 오브젝트들이 머리의 움직임을 충분히 잘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졌고 이 이질감은 오래 착용했을 때 멀미나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홀로렌즈는 이런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사고현장 있는 듯’ 저널리즘서도 활용

 

이런 가상현실 기기는 머지않아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처음 발표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7년의 일이다. 한국에선 2010년께부터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5년여가 흐른 지금은 스마트폰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필수 소지품이 됐다.

 

지난해 오큘러스 리프트를 인수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모바일이 현재의 플랫폼이라면, 차세대 플랫폼은 가상현실”이라고 했다. 홀로렌즈나 오큘러스 리프트 같은 가상현실 기기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필수품이 되는 미래가 머지않은 것이다. 우리에게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때문에 최근 태블릿 컴퓨터인 ‘서피스’와 홀로렌즈 같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가상현실 기기들은 흔히 생각하는 게임이나 성인물, 교육용 말고도 쓰기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브렌던 이리브 오큘러스 최고경영자는 오큘러스 리프트 공개 행사에서 “바로 거기 있도록 하는 마법을 실현할 것”이라 했다. 사용자가 현장에 있는 듯 만들어주는 가상현실의 ‘마법’은 저널리즘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가상현실 저널리즘’의 개척자로 불리는 노니 데라페냐(52) 엠블러매틱그룹 대표는 지난 4월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에서 열린 온라인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에서 가상현실 체험기를 활용해 사용자가 사건 사고의 현장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가상현실 저널리즘을 소개했다.

 

<중략>

 

건설이나 의학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3차원 건축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건물을 설계한 뒤 그 안에 직접 들어가보거나, 다른 형태로 리모델링했을 때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건물이 실제 세워질 곳에 가상으로 건물을 만들어 주변 풍광과 비교해가며 설계를 고치는 일도 가능하다.

 

의학 분야에서도 이미 여러 용도로 활용중이다. 미국 워싱턴대 하버뷰 화상센터에선 화상 환자들을 치료할 때 눈밭으로 뒤덮인 가상현실을 보면서 치료를 받게 한다. 화상 환자는 상처를 자극하면 사고 당시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그와 반대되는 차가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에게 가상현실을 경험하게 해서 죽어 있던 운동 뉴런을 재생시키는 일도 이뤄진다.

 

가상현실이 대중화되는 시기는 머지않았다. 불과 수년 만에 거의 모든 이들이 스마트폰을 지니게 됐듯, 머리에 홀로렌즈 같은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이를 거리에서 쉽게 볼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만보기나 내비게이션, 스톱워치, 알람시계 같은 기기들이 스마트폰 등장 이후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듯, 티브이나 모니터, 3차원 프린터 같은 기기들이 가상현실 기기의 대중화로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스마트폰 개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새 가상현실 기기를 선보이며 광고 경쟁에 열을 올릴 수도 있다. 적어도 10년 안에는, 머리에 쓰는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지금의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 애니메이션 <전뇌코일>이 그린 새로운 세계는 이미, 우리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