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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강화...일련의 서비스 폐지 유감

배셰태 2015. 6. 20. 19:20

[데스크 칼럼] 다음카카오의 서비스 폐지 유감

조선일보 2015.06.20(토) 김주현 부동산유통부장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061902570&facebook

 

6월초 퇴근하고 집에 온 나를 보자마자 여섯살 난 딸아이가 울먹이며 “아빠, 키즈짱이 안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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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카카오가 이번에는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서비스를 폐지한 ‘마이피플’이야 ‘카카오톡’과 겹쳐 그렇다 했지만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클라우드는 1100만명이 넘게 사용하는 서비스인데, 이용자들에게 연말까지 백업받으라 하며 서비스를 폐지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카카오는 합병후 서비스를 폐지하며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강화’를 내세웠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서비스 플랫폼이 있으니 중복되는 서비스를 종료해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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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서비스 폐지로 ‘다음스러움’이 사라질까 걱정된다. 다음은 서비스는 먼저 내놓고 과실은 네이버에 뺏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직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많이 내놓고 실험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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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그동안 당장 큰 돈이 안되고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와 기능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물론 그 과실을 거둘 때도 있고, 다른 기업이 가져갈 때도 있었지만 ‘도전 정신’ 만큼은 벤처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었다.

 

사실 사업부문 구조조정은 제조업에 일반화됐다. 중복되는 생산라인이나 사업부문을 통폐합해 비용도 줄이고 시너지(상승효과)도 내는 식이다. 그런데 인터넷은 제조업과 다르다. 지금 이용하는 서비스가 폐지되면 다른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지금 이용하는 서비스가 세상에서 유일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 폐지는 이용자의 이동을 부른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감청영장 사태로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텔레그램으로 메신저를 옮겼다.

 

다음카카오가 바라는 대로 기존 서비스 없앤다고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더 쓰는 것이 아니다. 다음카카오 경영진은 카카오톡이 유일한 플랫폼이라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서비스 폐지만 이어지면 사람들은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것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회상장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 다음카카오 이용자들은 일련의 서비스 폐지를 보면서 한 가지를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언제든지 서비스를 폐지할 수 있으니 ‘믿고 쓰면 안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