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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OCP(오픈소스 컴퓨터 프로젝트), 기존 HW 산업 질서를 흔들다

배셰태 2015. 6. 18. 11:21

페이스북의 OCP, 기존 HW 산업 질서를 흔들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15.06.18(목) 장혜림 기자

https://www.imaso.co.kr/news/article_view.php?article_idx=20150618094148

 

 

페이스북의 네 살 된 프로젝트가 1400억 달러 데이터센터 컴퓨트 하드웨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오픈소스 컴퓨트 프로젝트(Opensource Compute Project, 이하 OCP)가 주인공이다.

 

​하드웨어를 오픈소스화 한다는 것은 누구든지 대기업이 이용하는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거대한 컴퓨터 속을 들여다보고 사용, 수정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계약한 제조사는 사용자에게 맞춤형 디자인을, 그리고 오픈소스 프로젝트 그룹에 의해 인증된 표준 디자인을 한다.

 

페이스북의 OCP는 이전까진 소프트웨어 회사가 한 일이다. 리눅스, 안드로이드가 소스를 풀고 다른 회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하드웨어에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오픈소스는 혁명적이고 파괴적이었다. 오픈소스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서 동작하는 운영체제인 리눅스를 낳았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냈다. 이 두 오픈소스 운영체제는 이전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의 주도권을 꽉 쥐고 있던 마이크로스프트(MS), 노키아, 블랙베리를 흔들었다.

 

OCP 역시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하드웨어 기업과 하드웨어 기술 문화를 흔들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이 지난 6월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시작한 OCP는 페북이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도록 했다. MS와 애플을 OCP 이사회 구성원으로 데려왔다. 이 두 회사는 현재 OCP 하드웨어를 데이터센터에 활용하고 있으며 디자인 설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하드웨어 디자인 설계에 주목한다는 것의 의미는 페이스북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데이터센터의 구성요소와 쓸모를 보자. 데이터센터는 수천 수만개의 컴퓨터 서버와 랙, 스위치, 그들을 연결하는 다양한 하드웨어로 이뤄져 있는 저장소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미 데이터센터가 있는 공간을 빌린다. 하지만 구글, MS, 애플, 아마존 같은 대형 회사는 그들만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2011년 페이스북은 이들처럼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페이스북이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컴퓨터가 곧 페이스북이었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는 사진, 영상, 모든 상태 업데이트가 이곳에 입력, 저장된다.

 

​페이스북은 데이터센터가 환경 오염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오레콘 프린빌에 적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데이터센터를 하나 더 지었다. 그리고는 프린빌 설계 디자인을 공개해 ‘녹색 데이터센터’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이때 초기 OCP를 이끌던 조나단 하일리거(Jonathan Heiliger)는 ‘그럼 페이스북의 하드웨어 설계디자인도 공개해볼까’라고 생각했다. 하일리거는 “나는 저커버그와 나머지 팀원들 사이에 쪽지 하나가 회자되도록 만들었다”며 “페이스북에게 하드웨어는 경쟁적 잇점이 아니기 때문에 오픈소스가 페이스북의 주요 교리가 돼야 한다”고까지 이야기했다.

 

<중략>

 

OCP는 대형 기업의 움직임을 바꿔놓았다는 것 이상으로 하드웨어 엔지니어 개개인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은 같은 회사에 있어도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없었다. 기술을 공개하면 저작권 문제 등으로 회사와 소송까지 갈 위험성이 있어서였다. 엔지니어 개개인이 이런 행동을 보이다 보니 한 기업이 하드웨어 기술을 숨기는 문화는 IT 산업계에서 관성처럼 이어져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OCP가 이 흐름을 돌렸다. OCP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협력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여기저기 공유됐다. 새로운 기술을 더 빨리 발명할 수 있다. 어려운 기술적 문제들을 신속하게 고치게 된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공정하게 나눠 쓸 수 있다.

 

​페이스북이 하드웨어 소스를 공개하는 반면 구글은 자체적인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고 있다. 이를 이끄는 것은 우르스 횔츨(Urs Hoelzle) 구글 인프라 담당자다. 이 분야의 오랜 경력을 자랑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OCP가 기존 데이터센터를 대체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중략>

 

OCP는 단순히 델, 시스코와 같은 대형 기업의 위상을 흔들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엔지니어 개개인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OCP로 공유와 협업의 가치를 알게된 엔지니어가 수십년을 이어온 하드웨어 제조 문화의 흐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