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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맨드 경제-(2)] 온디맨드, 무한경쟁 부추기는 디지털 신자유주의

배셰태 2015. 6. 10. 14:10

온디맨드, 무한경쟁 부추기는 디지털 신자유주의

머니투데이 2015.06.09(화) 한상기 세종대학교 ES센터 교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8&aid=0003485613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52911014072375&outlink=1

 

온디맨드 경제, 나는 이렇게 본다 (2)

 

쇼핑, 아이돌보기, 요리, 위료, 법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온디맨드 경제가 확인되고 있다. 사진은 대신 장을 보고 배달해주는 서비스인 ‘인스타카트’

 

집안 일, 운전, 여행, 의료, 작은 문제 해결, 주차 대행, 상품 배달 등 많은 일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원하는 시간과 가격이, 필요한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간의 직접 협의로 확정된다. 이런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늘 있어 왔지만, 믿을 수 있는 품질 수준이나 쌍방에 대한 신뢰와 책임 문제 때문에 사회는 적절한 제도와 운영 주체에 대한 책임을 부여했다.

 

운영 주체에 대한 자격증, 허가, 책임을 위한 보험 등을 요구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와 책임, 그리고 적절한 수입과 직장으로서의 환경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우버화(uberification)되고 있다.

 

사람들의 직업은 점점 자유로워지고(직업의 안정성이 없어지고), 경제는 어려워지며(수입이 부족하며),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일을 원하는 사람과 이를 제공할 사람의 시간과 위치를 알 수 있으며, 이들이 어떤 사람이거나 어떤 평판을 갖고 있는지(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활동 내역과 과거 업무에 대한 평점 파악), 누가 더 적은 돈으로 일을 할 것인지(시장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누가 더 돈이 절실히 필요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온디맨드 모바일 서비스로 경제 재편

 

사회의 우버화, 경제의 우버화와 관련해 뉴욕의 RRE 벤처캐피털의 스티브 쉴라프만과 GGV 캐피털의 세밀 샤는 온디맨드 모바일 서비스라는 개념으로 미국 서비스 경제가 개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견, 주문, 결제, 고객만족, 그리고 확인의 가치사슬이 이제 모바일을 통해 모든 마찰이 사라지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에 환호하며 투자하는 곳은 자본주의의 첨병 중 하나인 벤처투자자들이며, 이미 2009년 이후 17억 5000만 달러의 창업 자금을 이 분야에 쏟아 부었다.

 

얼마 전에는 우버의 가치가 500억 달러에 도달하고 15억 달러의 추가 펀딩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투자자들은 온디맨드 경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높은 관심과 함께 이런 상황이 스타트업계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2015년 이코노미스트에서는 일의 미래라는 섹션에서 ‘온디맨드 경제’라고 이름 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온디맨드 경제가 부상한다’라는 기고를 실어 이런 현상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런 현상은 1970년대 이래 제조업의 해외 이전부터 시작해 이제는 수많은 직업이 프리랜서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 미국에서만 5300만 명이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사회는 돈은 있으나 시간이 없는 사람과 시간은 있으나 돈이 없는 사람으로 나눠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마르크스가 생산수단의 소유자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로 구분한 것과 또 다른 구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온디맨드 경제 서비스는 핸디(Handy), 인스타카트(Instacart), 태스크래빗(TaskRabbit), 업카운슬(Upcounsel), 메디캐스트(Medicast)뿐만 아니라 매커니컬 터크스(Mechanical Turks)를 서비스하던 아마존이 최근 ‘홈 서비스’라는 또 다른 온디맨드 노동 서비스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모든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구글도 고민하고 있다. 검색 결과를 통해 지역의 홈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입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경쟁 심화·책임 최소화의 교묘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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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에서 틀면 나오는 노동자들의 모습으로 표현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서도 온디맨드 경제는 노동자, 기업, 정치인들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개인주의 시대에 모든 책임을 개인이 더 지게 만들고 있으며, 온디맨드 경제는 개인에게 모든 위험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변화에서 우리 각자는 개인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You, Inc.’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디맨드 경제와 공유경제를 거대한 변화로 이해한 제레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 에서 협업형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경제 시대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기술 결정론자나 실리콘밸리의 혁신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기존 세력의 기득권 보호와 사회의 몰이해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이런 갈등을 거쳐 서비스가 성숙하고,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유용성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온디맨드 경제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가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진화과정에 가장 돋보인 특징인 협력이라는 특성이 최고의 생존전략이고 인간 사회 구성의 기본 성격이라는 주장에서부터 경제가 무형의 힘, 즉 신뢰로 연결된 것이고 신뢰는 정직과 윤리적 관계 혹은 관계적 자본에 의해서 형성될 수 있다는 고전적 경제이론에서 온디맨드 경제의 뿌리를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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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위), 에어비앤비(가운데), 우버(아래) 웹사이트

 

거대 자본 참여, 사회적 마찰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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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회원 등이 우버 영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우버나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대 자본은 이런 마찰을 마케팅과 정상적 로비, 당국 설득을 통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특히 적극적 법적 대응을 통해 조금씩 합법화시키면서 영역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의 원인을 기득권자의 이익 보호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교묘히 걸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것이다.

 

현재 충돌하는 여러 이슈는 한 도시에서 또는 특정 기업만 따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합의와 법적 기반이 이뤄져야 하며, 앞으로 더 많은 이슈를 가져올 온디맨드 경제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를 고민하는 논의가 돼야 한다. 인터넷과 기술이 무너뜨리고 있는 기존 질서의 대상이 기존의 기득권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인지, 아니면 준비돼 있지 않은 일반 노동자와 시민인지를 정확히 판단해 이를 방치할 것인지, 아니면 적절한 사회 시스템으로 길들일 것인가를 논의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