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2015.02.26(목) 노정용 기자
[미래전략가 박경식의 미래 대예측(8)] 대학창업교육은 안녕하십니까?
한국, 미래변화 대비 못하고 원론 수준에 그쳐
우리 고유의 명절 중 가장 큰 설날의 긴 연휴가 끝났다. 즐거워해야 할 명절에 가장 힘든 사람들은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이겠지만, 적령기에 취업이나 결혼하지 못한 젊은이들도 가장 괴로운 때다. 가까운 친인척들의 질문과 충고가 그들에게는 버티기 힘들다. 취업과 결혼은 역시 우리네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현실이다.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이웃 중국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2014년 세계 언론을 뜨겁게 달군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와 샤오미였다. 현재 중국 제1의 부자는 알리바바를 창업한 잭 마윈이고,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 쥔 역시 중국 청년들의 우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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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전에 불고있는 촹커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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촹커 플렉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촹커'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단어다. 롱테일 경제학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이 쓴 ≪메이커스≫에서 유래했다. 특이한 발상을 실현해 내는 창조자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관춘에 불기 시작한 '촹커(創客) 열풍'이 선전(深川)과 상하이(上海)·구이저우(貴州), 최서부인 우루무치 등 중국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 불어닥친 창업열풍은 바로 이들을 보고 중국의 젊은이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중국정부 역시 촹커교육이 중국의 교육까지 바꿀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리커창 총리를 중심으로 촹커시대를 강조하며, '중국 전역에 1억명의 창업자와 혁신을 일궈낼 수 있다면, 촹커가 중국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고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좌담회에서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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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자연구소 후룬 IT부호 순위
중국 정부와 민간이 창업교육을 강조하고 촹커를 육성하고자 하는 이유는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에 따른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매년 중국의 노동시장에는 신규 대졸자 750만 명이 쏟아진다. 이들에게 새로이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창업이라고 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칭화대를 방문한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는 칭화 X랩 특별강연에서 "창업자는 자신의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한국 대학도 변해야 산다
이제 우리 대학도 변해야 산다. 언제까지 경영학원론과 법학개론만 가르칠 것인가?
2030년에는 현존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경고뿐만이 아니라, 시대가 변하면 그에 맞게 변화와 혁신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을 위한 첫걸음이다.
2년 전에 국내 한 신문이 한국과 미국 경영대학의 주요 교과 과정을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명 사립 경영대학은 경영학의 이해, 경영통계, 회계학원리, 경제원론, 마케팅원론, 재무관리, 경영전략, 국제경영론, 경영영어 등이 교과과정이었다. 반면에 창업교육으로 유명한 미국의 밥슨 칼리지는 기업가 경험, 가업잇기, 벤처기업 성장전략, 기업가 마케팅, 사회적 기업 경험, 경영통계, 창업자금 확보전략 등의 과목을 채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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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MBA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창업 프로젝트 FIELD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에서 창업 실습을 하고있다.
이처럼 세계의 대학들은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시행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2013년 MBA과정 신입생 전원에게 의무적으로 창업프로젝트 ‘FIELD’를 이수하도록 세계에서 첫 시도를 하였다. 즉 ‘학생들 피부 속까지 제대로 된 경영을 가르쳐 보자’라고 노리아 학장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창업기지로 이름난 스탠퍼드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이 과정은 3단계로 구성되어 첫 필드는 2개월간 워밍업 단계로 리더십과 팀워크를 배우고, 두 번째 필드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개발도상국 150개 회사와 소규모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세 번째 필드는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한 뒤 팀창업을 하도록 하고, 창업할 때 학교가 사업자금 3000달러를 지원했다. 그러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미국, 기업가 정신 교육 확대
미국 서부의 명문인 스탠퍼드대학이 1930년부터 2011년까지 졸업생 2만8917명을 조사한 결과 창업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29%인 8385명이고 그들이 만든 기업은 3만9900여개, 일자리 창출은 540만개, 그들이 이룬 매출액은 3000조원에 달했다. 스탠퍼드대학 출신이 이룬 기업 중에는 인텔(앤드 그로브), 구글(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넷플렉스(리드 헤어스팅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원래 미국의 창업교육은 1945년 하버드대학에서 시작하여 2006년 기업가정신교육으로 확대되었다. 미국은 2011년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창업정책을 확대 추진했다. 즉 미국 전역에 걸쳐 기술창업,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확산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며 창업활성화를 위한 기업가 정신 교육, 대기업과 창업기업가 간의 협력강화를 추진하여 창업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의 창업교육은 이제 대학뿐만 아니라 고등학교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신개념 창업학교로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이 지난 2009년 레이 커즈와일(발명가, 미래학자, 인공지능학자)과 피터 디아만디스(X-프라이즈재단 설립자)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NASA 에임즈 캠퍼스 내에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벤처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서이며, NASA(장소), 구글(자본), 노키아 등이 후원하고 있다.
기존 대학과 다른 혁신 제시
전 세계에서 수백대 일 정도로 지원하는데, 학생 선발기준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출 것, 기업가 정신이 충만할 것,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전을 생각할 것이며, 수업료는 1인당 2만50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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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영대학원과는 달리 창업교육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스탠포드 MBA
싱귤래리티대학은 학문 간 경계를 넘는 융합, 미래에 대한 통찰력, 기업가와 창업가 정신을 함양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두는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대학과 다른 혁신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석·박사 학위 없이 학제 간 통합의 단기 대학원과정(10주)과 전문가과정(9일)을 제공하며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입학하고 있다.
이 학교의 미션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진보를 이해하고 개발하는 리더들을 모아 교육하고 영감을 주어서 인류가 당면한 거대한 과제들을 해결하고자 함이다. 커리큘럼은 첫 4주간(10개 과목)에는 미래학, 컴퓨터, 생명공학, 인공지능, 에너지, 법률, 재무, 나노, 메디컬, 우주공학이며 다음 2주간은 심화학습(나노, 바이오, 인공지능, 기타분야)을 수행하고, 마지막 3주간은 팀별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마지막에 벤처캐피털리스트 앞에서 발표하여 투자유치와 함께 창업하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기간에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벤처창업 기업가를 양성하는 것이 이 대학의 특징이다.
이처럼 세계는 미래 메가트렌드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세계의 대학들은 교육과정을 미래교육 방향에 맞게 스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우리 대학들 스스로도 지속가능한 존립을 위해 기존 질서와 시스템으로부터 변화해야 하며, 정부도 시대변화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방법으로 창업교육을 강화하여 미래교육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미래변화에 대비하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길을 알려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글로벌이코노믹 : 박경식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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