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직한 ‘40대 치킨집 주인’의 몰락
매일경제 2015.01.29(목) 김태준 기자
http://m.mk.co.kr/news/headline/2015/97252
2013년 자영업 ‘폐업 > 창업’ 역전, 퇴출자 중 40대가 절반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드라마 미생 中에서)
“우리가게 1㎢ 반경안에 치킨집만 13개에요. 한달 평균 매출 300만원으로는 월세와 인건비 감당도 어려우니 문 닫을 날만 남았습니다. 눈칫밥을 먹더라도 회사에 붙어 있었어야 했는데… 당신은 절대 지금 다니는 회사를 제 발로 나가지 마십시오.”(서울 신촌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형래(42·가명)씨)
20대 신입사원 장그래만 ‘미생(未生)’이 아니었다. 정규직으로 10년 이상 일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영업자가 된 40~50대들도 완생(完生)에 실패하고 있다. 재작년 자영업 창업자보다 사업을 접는 퇴출자가 더 많아졌고, 퇴출자 중에는 40대가 약 절반으로 나타났다. 신규 창업자의 절반은 샐러리맨이었다.
2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2011~2013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자 데이터를 분석한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자영업 퇴출자는 65만6000명으로 진입자(55만2000명) 보다 많았다. 폐업한 가게 수가 창업한 가게 수를 앞지른 것이다. 자영업 진입자와 퇴출자를 정확하게 추계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략>
김 선임연구원은 “퇴직 후 성급하게 창업을 하니 생활밀접형 자영업 업종이 더 과밀화되고, 과다경쟁으로 폐업을 겪게 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50대 베이비붐세대의 자영업 창업에 더해 30~40대까지 조기퇴직으로 쏟아지니 업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창업한 지 1년도 안돼 사업을 그만두거나 계획이 불투명한 자영업자는 2013년 약 8만7000명으로, 신규진입자 중 15%에 달했다. 주된 이유는 ’사업 부진’이었다. 보고서는 “자영업자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영업에서 다시 임금근로자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희망리턴패키지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더 높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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