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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카 쉐어링, 공유경제의 경쟁은 `양날의 칼`

배셰태 2015. 2. 1. 08:08

[이진우 기자의 화/신/상/담] 공유경제의 경쟁은 `양날의 칼`

매일경제 2015.01.3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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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우버의 천국이다. 워싱턴DC 의회가 지난 해 10월 28일(현지시간) 우버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처음 이뤄진 합법화 조치였다. 신원조회를 거친 21세 이상 운전자, 차량보험 가입, 차량검사 통과 등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나 워싱턴DC에서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다.

 

파급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워싱턴DC 지역에 사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더이상 일반 택시를 타지 않는다. 워싱턴DC 지역에서 빈 택시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심지가 아닌 경우라면 아예 택시가 없기 때문에 콜택시를 불러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어지간한 거리에서는 우버가 훨씬 빠르고 편리하며 저렴하다.

 

워싱턴DC 시내 뿐만이 아니다. 인근 상업지역인 타이슨스 코너에서 저녁 시간에 앱을 가동하면 지척에 수십대의 우버 차량들이 드글거리고 있다. 저녁시간 사람들과 술을 한 잔 마신 경우라면 우버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음주운전 걱정없이 안전한 귀가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술자리를 파할 때 각자 스마트폰을 꺼내 우버 택시를 부르는 것은 더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지난 해 인터뷰를 했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우버와 같은 '카 쉐어링'이 확산되면서 도시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는 80%의 자동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나머지 20%의 자동차도 '카 쉐어링'을 위한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 10억대가 존재하는 자동차수가 2억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란 계산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그런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카 쉐어링' 같은 공유경제에도 경쟁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경쟁은 양날의 칼과 같다. 공유경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택시산업 뿐만 아니라, 공유경제 안에서 또다른 경제를 해야하는 우버 드라이버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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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버 드라이버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산가치가 400억달러에 달하는 우버 본사는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꾸 운임을 깍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에서는 우버 드라이버들이 항의 시위를 했고, 뉴욕에서는 하루짜리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우버 드라이버의 절반(52%) 이상은 파트 타임 근로자들이다. 하지만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풀 타임 근로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공유경제의 도래가 야속하게 느껴질 법 하다.

 

공유경제의 장점은 자원을 나눠 씀으로 인해 효율이 늘고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은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잡히는 현실적인 것이다. 그래서 기존 산업의 위축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피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공유경제의 발달이 기존 산업의 붕괴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도 못받는 비정규직 양산으로 귀결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얘기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