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클라우드의 핵심은 인력 공유…공유경제의 저주, 일자리도 클라우드로 간다

배셰태 2015. 1. 25. 23:28

공유경제의 저주, 일자리도 클라우드로 간다

미디어오늘 2015.01.25(일) 김국현 IT 칼럼니스트·에디토이 대표

http://durl.me/84hdro

 

[김국현의 시사IT]

클라우드의 핵심은 인력 공유… 혁신의 이면, 불가능한 메인 프레임을 꿈꾸는 사회

 

공유 경제가 시끄럽다. 스마트폰으로 차를 대령하는 서비스, 우버. 소위 말하는 공유 경제의 대표주자로 기업가치가 40조 이상이라 평가 받는데, 서울에서는 신고포상으로 현상금도 걸리고 경영진은 불법운송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써본 이들은 내심 좋단다. 기사도 남는 것이 많아 여유가 있는 듯 친절하고, 놀고 있을 뻔한 고급차도 시민과 공유하게 된다.

 

공유 경제란 공유의 대상인 자원을 소유하기만 하고 나누지 않아 놀리는 것은 옳지 않다 믿는 철학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원이란 물적 자원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까지 포함된다. 공유되는 자원은 자동차가 아니라 오히려 운전사인 것이다. 이미 전세계 공유 경제의 격전지는 태스크래빗 등 '인력 공유'다. 이들은 세상 모든 것, 모든 일거리의 우버가 되려 한다.

 

고용 관계가 몇 번의 터치만으로 순식간에 성립되어 버린다. 고용도 일종의 구매, 즉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이다. 온라인 쇼핑몰이 어떻게 오프라인 상점을 힘들게 했는지 생각해 보자. 고용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적나라하다.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하듯 별점을 남기고 수시로 비교한다. 상호 신뢰란 계량된 평가에 의한 것이다. 공유 경제란 말처럼 따뜻하기보다는 차가운 경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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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란 IT로 성장한 모든 기업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런데 현대자본주의는 이 생산성을 인적 자원에 대해서도 기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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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일례로 현대차는 과거 무려 8년간 생산직 공채를 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운 좋은 메인프레임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겠지만, 클라우드로도 잘 할 수 있는 일 뿐이다. 그 결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신분사회가 만들어지고, 사회적 생산성은 떨어져 간다. 지금 한국에서도 이미 영세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빌리 듯 인력을 구하고 있다.

 

4인 이하 영세기업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의미 차이는 심지어 법률적으로도 별로 없다. 그러나 신분 사회에서 이들 기업은 먹이사슬 하층부만 전전하니, 혁신과 성장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좌절 끝에 모두가 클라우드가 아닌 메인프레임만을 꿈꾸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 간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오지 않을 사회를 꿈꾸는 동안, 클라우드의 가치를 이해하는 차가운 기업들이 한국 밖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 이 땅에 풀어 버린다는데 있다. 그들의 영세기업은 스타트업이라 불리며 순식간에 급성장한다. 그리고 이 혁신들은 우리의 목가적 일상도 하나둘 씩 와해시켜 갈 것이다.

 

<중략>

 

대표자본주의와 IT에서 북구나 미국은 왜 강할까? 모두 클라우드화된 고용이 완성된 곳이다. 중추 인력들도 구름처럼 움직인다. 단, 북구는 경쟁에서 낙오한 개인도 국가라는 어머니가 받아 주고, 미국은 진흙탕 속에서도 기회가 손을 내민다. 그래서 그 정글에 불법이민으로라도 기어 들어가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의 정치와 언론은 자신의 지지기반에 영합해서, 당장의 인기를 살 수 있는 의견만 개진하고 있다. 고용기간을 4년으로 늘린 것을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랍시고 내놔 신분제를 고착하려는 정부 여당도, 모두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판타지를 무책임하게 유포하는 야당도 지금 우리가 직면한 사태의 본질도 심각성도 이해하려 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