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새로운 미래, 기로에 선 한국] 다가오는 제3차 산업혁명

배세태 2015. 1. 6. 15:30

[새로운 미래, 기로에 선 한국] 2. 다가오는 제3차 산업혁명

부산일보 2015.01.05(월)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105000028

 

무인차 개발하는 구글을 어떤 산업이라 규정할 텐가?

 

▲ IT와 인터넷에 기반을 둔 무인자동차 등 새로운 상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생산의 디지털화와 자동화 등 새로운 생산 방식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사진은 구글이 선보인 무인자동차

 

홍길동 씨는 비행기 엔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하면서 구글과 테슬라, 그리고 현대가 합작해서 만든 무인전기자동차에 몸을 싣는다. 나지막하게 "부산 석대지역 벤처2단지 405호"라고 목적지를 말한다. 대개 집에서 일을 처리하지만, 오늘은 3D 프린팅을 이용해 GE가 피드백해온 비행기 엔진을 프린트해야 한다. 그 뒤, 직접 생산을 해야 할지 아니면 GE에 특허를 주고 생산을 허락할지 결정해야 한다. 조금 피곤하기에 "커피 한잔"이라고 말한다. 자동차에 설치된 커피 머신은 홍길동 씨의 기호를 알고 '과테말라 원두, 강 로스팅, 에스프레소' 한 잔을 내어놓는다.
 
■ 생산방식의 변화
 
18세기 이전 세상의 모든 것은 사람의 손을 빌려 만들어졌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상품은 기계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손(hand)에서 기계(machine)로. 그게 제 1차 산업혁명을 규정짓는 말이다. 이런 생산 방식은 20세기 초에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기계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립라인(assembly line)의 도입이 그것이다. 소수의 품목을 더 많이 더 저렴하게 만드는 대량생산 (mass-production), 이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특성이자, 제 2차 산업혁명의 특성이기도 하다. 

 

단순노동 대체한 기계를 넘어 
인터넷 기반 새 산업 출현 봇물 

생산·소비까지 변화하는시대

새 생태계 플랫폼을 만들어라

 

이런 생산방식에 언제부턴가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생산 과정에 IT와 인터넷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생산의 디지털화(digitization of production)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생산의 디지털화 초기 단계에서는 생산시설에 IT를 도입하고, 생산의 전 과정 (원자재를 공급하고 상품을 만든 뒤 소비자에게 파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연결함으로써 생산비용과 재고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산의 디지털화는 생산의 자동화(automation), 3D 프린팅의 확대와 결합하여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생산방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령, 현재와 같은 대량생산방식 아래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기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시장에 상품으로 내어놓을 수 없다. 하지만, 3D 프린팅의 방법을 빌린다면 기업을 통하지 않고서도 신제품 혹은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어 다른 소비자나 기업과의 피드백을 거친다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서두에 언급한 홍길동 씨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엔진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런 형태의 제조업을 개인 제조업(personal manufacturing)이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3D 프린팅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런 생산방식을 사회적 생산방식(social manufacturing)으로 부르기도 한다.

 

설마 그럴 리가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생산방식의 변화는 지금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15년 후 이런 생산방식은 현재의 대량생산방식을 대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업 대신 개인이 다양하게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커다란 공장 대신, 지역마다 특화된 형태로 소규모의 공장이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잠깐.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가 될까?

 

■ 새로운 상품과 산업의 출현

 

2015년 현재, 가장 세계적인 IT기업, 혹은 인터넷기업을 생각한다면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와 함께 구글(Google)을 빼놓을 수 없다. 구글은 검색엔진(search engine) 아닌가? 맞다, 하지만, 검색엔진 이상이다. 구글은 스마트폰의 OS인 안드로이드를 제공하고, 구글 글래스라는 새로운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개발하기도 하지만, 미래의 변화와 관련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로봇과 함께) 무인자동차다. 인터넷 기업이 왜 무인자동차냐고 할지 모르지만, 인터넷 검색을 가능하게 한 혹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든 기술이 무인자동차에 필요한 기술과 겹쳐진다. 구글이 만든 지도, GPS와 구글 earth을 결합한 위치인식시스템, IT에 기반한 각종 센서와 그것을 연결하는 시스템은 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무인자동차는 그 에너지원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테슬라, 가장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BMW 등이 이 무인자동차와 전기자동차를 결합한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려고 한다. 앞으로 15년 뒤, 우리가 말하는 자동차의'대세(大勢)'는 무인전기자동차로 흐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 기업, 특히 현대자동차의 관심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IT와 인터넷에 기반을 둔 새로운 상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애플 와치, 삼성 갤럭시 기어와 같은 시계와 유사한 IT기기부터, 소니와 구글이 시제품을 만든 안경 형태의 새로운 IT기기까지 그 새로운 상품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새로운 상품들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산업개념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애플의 음성인식시스템 시리(SIRI)가 발전되어 포함되게 될 로봇(로봇은 음성인식시스템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 로봇을 만드는 기업은 어떤 산업에 속하는가? 무인전기자동차를 만드는 산업은 자동차산업인가, IT산업인가? 이런 사례는 하나 둘이 아니고, 로봇과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산업의 출현.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이런 상품과 산업이, 앞서 말한 새로운 생산방식을 전제로 다가오게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가 될까?

 

소비방식의 변화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별이 없어진다는 이 개념은 1980년 앨빈 토플러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당시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인터넷이 보편적으로 보급되면서 너무 당연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가령, 참여와 공유를 모토로 한 '웹 2.0'의 시기(2000~2010)에 인터넷 이용자는 콘텐츠의 생산자이며 소비자이고 동시에 유통자가 된다. 그래서 트위터의 말을 실어 나르는 행위(리트윗이라 한다), 혹은 악플 역시 이런 프로슈머의 행위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이 더 보급되게 되면 이 프로슈머는 개인정보의 결합을 기반으로 1인 생산, 1인 소비, 1인 유통이라는 형태로 변하게 된다. 홍길동 씨가 커피를 주문할 때 자신이 즐기는'강하게 로스팅한 과테말라 원두를 갈아 만든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런 개별생산, 개별소비, 개별유통은 IT와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진 개인정보가 빅데이터의 형태로 축적되어야 가능하게 된다. 달리 말하면, 이런 형태의 소비방식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포함한 인터넷 상의 모든 행위 정보를 광범위하게 모을 수 있고, 그것을 클라우딩 컴퓨팅이라는 형태로 큰 비용 없이 저장할 수 있으며, 이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되어야 한다. 이런 기술발전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가? 향후 15년 뒤, 새로운 상품이 새로운 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정보가 효율적으로 활용된다면 미래의 우리 생활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 새로운 벤처 단지 조성의 필요성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