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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금융혁명이 온다] ‘한국형 핀테크’ 뒤늦게 잰걸음

배셰태 2014. 11. 10. 22:34

"고객님은 집에 계세요.. '태블릿 은행'이 찾아갑니다"

동아일보 2014.11.06(목) 특별취재팀(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1106030433081

 

[‘핀테크’ 금융혁명이 온다]<3> ‘한국형 핀테크’ 뒤늦게 잰걸음

 

"고객님, 신원 확인 좀 하겠습니다"

 

은행 직원이 고객의 자택 거실에서 정기예금상품 상담을 하다 태블릿PC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고객 얼굴사진을 찍고 태블릿PC에 설치된 은행 직원용 스마트금융 프로그램에 아이디(ID)를 입력하자 고객의 얼굴사진과 개인정보가 은행 중앙전산망으로 전송된다. 1분 정도 지나 은행에서 메시지가 하나 도착한다. '신원 확인이 완료됐습니다.'

 

시중은행들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려고 준비 중인 '태블릿 브랜치'(태블릿PC를 이용한 이동 점포)는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계좌를 만드는 게 더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핀테크 혁명'에 뒤처져 있던 국내 금융회사들이 선진국의 금융서비스를 따라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지점 없는 금융사 점차 현실화

 

은행 창구에 길게 늘어서던 줄이 사라지면서 지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은행의 영업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06년 말 22.1%이던 은행 입출금 대면거래(창구 직원을 통해 하는 거래) 비중은 올해 6월 말 11.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인터넷 거래 비중은 21.8%에서 34.5%로 늘었다. 은행 지점 수는 2012년 말 6757곳에서 올해 2분기 6452곳으로 300곳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핀테크를 활용한 '탈(脫)점포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권은 다음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통해 소액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뱅크월렛 카카오'를 이달 11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종이통장을 모바일통장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이 8월부터 '모바일 디지털 통장'을 도입한 데 이어 기업은행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종이통장을 모바일통장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모바일통장과 '전자지갑'을 결합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영업여건 악화 등으로 지난해 160여 개 영업점의 문을 닫은 증권업계는 '아웃도어세일즈(ODS)'라는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점에서 기다리는 대신 영업사원이 직접 투자자를 찾아가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종합계좌를 개설해 주는 서비스다.

 

인터넷 기반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스마트폰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넘어 최근에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주식매매결제 서비스(STS)까지 등장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면대면으로 이뤄지던 자산관리도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등 '탈점포'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빅데이터 활용, 주가 예측·사기 예방도

 

빅데이터를 금융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략>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주가예측 시스템까지 만들고 있다.

 

<중략>

 

보험사들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원들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점수를 매겨 고위험 고객에 대한 경고까지 해준다.

 

<중략>

 

○ 아직은 초보단계…갈 길 먼 금융권

 

금융회사들이 뒤늦게 핀테크를 활용한 스마트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핀테크와 스마트금융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신기술 도입도 규제와 예산 등의 문제로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 "IT와 금융의 융합… 현장목소리 듣겠다" ▼

 

금융당국, 10일 민관협의체 발족

 

<중략>

 

선진국에선 이미 일반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방안도 조만간 검토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안착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금융위는 올해 7월 금융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중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IT·제조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하게 하려면 현재의 '금산분리 규제'를 건드려야 하지만 기존 금융회사가 소유하게 하면 이런 법적인 제약을 피할 수 있어서다.

 

소매금융 형태로 은행업 인가를 내주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한다 해도 법으로 기업금융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면 고객 돈을 모아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해주는 은행의 '사(私)금고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한도를 지방은행처럼 15%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