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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리프킨 “공유해야 생존하는 시대 온다” 

배셰태 2014. 10. 14. 06:38

“공유해야 생존하는 시대 온다” 신간 ‘한계비용 제로 사회’ 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내한

국민일보 2014.10.14(월)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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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1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신간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 담긴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69)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교수가 신간 ‘한계비용 제로 사회’(민음사)를 들고 내한했다.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등의 저서로 유명한 그를 1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어떤 질문에도 명쾌하고 열정적으로 답했다.

 

그간 여러 저술을 통해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진단해온 그는 이번엔 ‘협력적 공유사회’가 자본주의를 밀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리라고 예견했다. 그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협력적 공유경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존 자본주의 체제의 경쟁 중심이 아니라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인 상당수가 협력적 공유경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프킨 교수는 이런 일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바뀌었고, 언론사들은 무료 온라인 기사를 제공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파일 공유 서비스로 음악을,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위키피디아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공유경제의 기반은 한계비용, 즉 재화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사물인터넷의 발달은 그 같은 한계비용 제로 현상의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아버지라면 공유경제는 아들이다. 이들의 공존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협상의 과정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미래를 주도할 여건을 갖췄다. 문화적으로 활기찬 곳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 운송 등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며 “한국이 매년 사회간접자본에 쏟아붓는 비용의 25%를 사물인터넷 등에 투자하면 성장과 고용 차원에서도 막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공동으로 처한 문제다. 그는 “지구에서 멸종한 다수의 종과 같은 운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류는 더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카카오톡’ 압수수색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공유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상업적 영역의 발전은 필히 공공적인 규제의 필요성을 초래한다. 누구도 배제돼선 안 되는 공공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국가를 넘어서는 글로벌 규모의 기구가 필요해질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구성해낼 것인가. 나는 국가를 말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 가면 시민들에 의한 ‘디지털 권리장전’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그는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공유경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는 “공유경제에 대한 박 시장의 생각과 실천이 인상적”이라면서 “그간 진행해온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