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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상하는 핀테크의 세계] IT, 금융으로 진격하다

배셰태 2014. 9. 28. 15:17

[급부상하는 핀테크의 세계①] IT, 금융으로 진격하다

머니투데이 2014.09.28(일) 김동식 기자

 

 애플페이, 알리페이, 구글월렛 등 IT진영 금융 서비스 진입 본격화…핀테크 스타트업도 급증

 

기술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핀테크’(fintech)의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지급결제, 송금,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뛰어든 가운데 ‘뱅크월렛카카오’와 ‘애플페이’가 금융과 IT를 결합시킨 핀테크의 시대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은 물론 금융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일으킬 폭발력을 지닌 IT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진출과 이에 따른 금융 시장의 변화, 기존 금융사들의 대응 등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핀테크 현장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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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진출이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구글이 2011년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구글 월렛’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이메일 기반의 송금 서비스를 추가했다. 2012년 전자지갑 서비스 ‘패스북’을 출시한 애플은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발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 6월 전자결제 서비스인 ‘아마존 페이먼트’를 선보였다.

 


여기에다 최근 중국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공세도 눈에 띈다. 중국을 대표하는 3대 IT 기업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텐센트, 검색 서비스 기업 바이두가 지급 결제는 물론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소액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민영은행 시범 사업자로 선정됐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짧은 금융 업력임에도 대체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 사례가 이베이의 ‘페이팔’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지급결제 서비스로 자리 잡은 페이팔은 지난해 매출 66억 달러를 올리면서 전 세계 온라인쇼핑 결제액의 18%를 처리했다. 지난해 페이팔의 고객 수는 1억4000만 명에 이른다.

 

중국 IT 기업들이 단기간에 거둔 성과도 눈부시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전용 MMF인 ‘위어바오’는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8000만 명, 수탁금 83조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수탁금은 중국 1위, 세계 4위 규모다.

핀테크 대열의 또 다른 축은 스타트업 출신들이 맡고 있다. 하루 평균 100만 달러 규모의 유로, 파운드, 달러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는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0개에 가까운 국가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지모(Azimo), P2P 대출을 중개하는 조파(Zopa) 등 영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편하고 빠른 서비스, 낮은 수수료 등을 앞세워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액센츄어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08년 9억3000만 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만 달러로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에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연평균 31%의 증가율을 보임으로써 다른 분야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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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활용해 간편하고 쉬운 서비스 제공

 

최근 금융권과 IT 업계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용어가 ‘핀테크’다.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결제,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 서비스 관련 정보통신(IT) 기술을 의미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핀테크를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운용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기술 과정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금융 경영연구소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제공 분야 기업이 핀테크 기업이라며, 결제, 송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를 도모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한 금융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IT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의 진화는 이미 큰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핀테크라는 용어로 수렴되고,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 진출 및 애플의 애플 페이 발표 등 세인의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기송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에도 IT에 입각한 금융 서비스의 변화가 있어 왔고, 이는 비금융사와 금융사 모두 추진해 온 일”이라면서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이 핀테크라는 용어로 집약되면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강점 기반, 금융장벽 넘는다

 

현재 핀테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IT 기업들로, 3~4년 전부터 이들의 금융 서비스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렌드가 폭넓은 사용자 접점과 앞선 IT 기술 적용 경험을 발판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해야 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자연스러운 전략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윤정 KDB산업은행 조사분석부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터넷 서비스 등에만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통, 헬스케어,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금융 서비스”라고 전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또 IT 기업들이 다소 짧은 시간에 성과를 올리는 것은 기존의 금융사들과 차별화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모바일 영역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조 선임연구원은 “IT 기업의 강점은 특히 모바일 영역에서 사용자들과 접점 요인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모바일은 PC 웹에 비해서도 접근시간, 이용횟수, 이용 편리성에서 앞서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IT 기업들의 또 다른 차별성은 낮은 수수료 등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한 혜택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글로벌 IT 기업의 경우 금융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인 데다 신규 사용자층을 확보해 또 다른 사업으로 진출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전략상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IT 기술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대출 심사 때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 부실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시장인 자회사 타오바오에서 거래하는 중국 사업자 40만 명에게 소액대출 사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 심사 때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내 거래량, 재구매율, 만족도, 판매자·구매자 간 대화 이력, 구매 후기, SNS·포털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신청자의 대출 상환 능력 및 의지를 정량 도출하고 적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중소기업 대출 부실률은 1% 미만으로, 중국 은행권의 평균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또 주로 금융 거래 때 사용자들(송금의 경우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있는 여러 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대폭 줄임으로써 간편함과 함께 서비스 이용에 걸리는 시간까지 크게 단축시키는 등 사용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재하고 있던 많은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기존의 금융사보다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여지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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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활용, 데이터 분석 등 모델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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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전용 은행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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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시작 단계, 규제 완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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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문제, 또 다른 변수

 

한국의 IT 기술력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핀테크가 활성화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비금융사가 금융 서비스를 독자로 하기 어렵게 하는 금융 규제 장벽이다. 신용카드 정보 저장을 위해서는 신용카드 사업자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규정해 비금융사가 단독으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일본은 비금융기관의 금융업 진출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역시 IT 기업 등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유럽은 패스포팅(passporting) 규정에 따라 유럽연합(EU)의 한 국가에서 금융업을 허가하면 EU 전체에서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환경을 감안하면 우리의 금융 규제도 점차 풀릴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국경 없는 해외 IT 기업 금융 서비스의 국내 진입이 본격화되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핀테크 기반 서비스 이용자가 점차 늘어날수록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윤정 선임연구원은 “국내는 비교 선진국보다 금융 규제가 높은 편으로, 속도는 늦지만 점차 규제가 풀리는 쪽으로 갈 것”이라면서 “특히 뱅크월렛카카오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제약 때문에 불편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면 규제가 풀리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앞선 IT 기술력에도 이를 체계화, 정형화해 혁신 서비스 개발 활용에 약점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핀테크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변수는 특히 국내에서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보안 문제다. 비금융사의 신뢰 수준이 금융사보다 낮고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보안 투자 규모가 해외 선진국 기업보다 크게 작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얼마 전 문제 된 대규모 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가 발생한다면 핀테크 시장 확대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