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4.09.12(금) 홍장원 모바일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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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은 한국 스마트폰 역사에 의미 있는 하루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G마켓이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를 공동구매 품목에 올린 지 단 하루 만에 삼성·LG의 쟁쟁한 폰을 제치고 홍미가 공 기계 판매 순위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4.7인치 IPS 디스플레이에 800만 화소 카메라로 필수 사양을 고루 갖추고도 19만9400원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에 중국 스마트폰이 통한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이 한국 안방에서 스마트폰 선두주자 삼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휴가철을 맞아 휴대폰 판매 비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중국 스마트폰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중국 샤오미의 롱텀에볼루션(LTE) 최신폰 ‘미4’도 곧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신흥 강국인 중국이 급부상하며 갤럭시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평정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이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 삼성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며 직원을 먹여 살리는 국내 협력업체가 상장사만 30여 곳에 달할 정도로 갤럭시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모바일 코리아’ 신화에 근본적인 위기가 닥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74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2억4000만대에서 2억9530만대로 23.1%나 커졌다. 하지만 삼성은 시장 흐름을 거슬러 역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화웨이 출하량은 1040만대에서 2030만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레노버 역시 1140만대에서 1580만대로 40%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과 LG전자 역시 출하 대수를 소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톱5 중 출하량 기준으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이 내준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고스란히 장악하며 판매 루트를 잠식한 것이다.
중국 업체 부상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통째로 뒤엎을 태풍으로 진화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늘어나 6.9%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조만간 10%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점유율 25.2%를 찍은 삼성과 애플(11.9%)에 이어 빅3로 자리매김할 채비를 끝낸 것이다.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공략에 공을 들인 게 보약이 됐다. WSJ 분석에 따르면 2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라틴 아메리카에서 4배,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6배나 늘어났다. 유럽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중국 스마트폰은 최근 품질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데도 성공해 프리미엄 폰에 강점이 있던 삼성·애플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인구 14억명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저가 폰을 쏟아내 점유율을 높이던 과거 비즈니스 모델과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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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에 불어닥친 샤오미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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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밀리자 비상경영 선언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좀 더 비관적인 분석 결과를 내놨다. IDC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순위는 무려 5위로 밀렸다. 1위가 점유율 12.5%를 차지한 레노버, 2위가 12.4%의 샤오미였다. 그 뒤를 역시 중국 업체인 쿨패드(11.5%)와 화웨이(11.4%)가 차지했다. 삼성은 9.8%로 5위에 머물렀다. 중국 업체의 위력이 로컬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향할 준비를 끝마친 것이다. 중국 시장을 급속도로 점령하며 삼성을 밀어내는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어서다.
이를 바라보는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초긴장 그 자체다. 이미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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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면서 특허 문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마트폰·태블릿 관련 특허 상당수를 삼성·애플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수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판매원이 중국 내수시장에 국한될 때는 특허 분쟁 소지가 적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애플이 잇달아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중국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이 경우 자국기업 보호에 나선 중국 정부의 압박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숙제로 남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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