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샤오미를 키운 '고객가치 실현'
매일경제 2014 09 11(목) 지용구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샤오미(小米)가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쳤다. 지난 4년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약진은 거침이 없다. 곧 중국을 넘어 인도시장에 진출할 태세다. 샤오미를 바라보는 한국 내 여러 시각은 당혹, 무시, 경외 등의 감정과 애국심이 복합돼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샤오미에 대한 국내 기사를 보면 기술에 대한 비판, '짝퉁폰'이라는 비아냥, 중국 정부의 보호 정책 역할 등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다. 대신 샤오미의 독특한 제품 개발과 판매 전략에 녹아 있는 핵심 역량 평가에는 인색한 경향이 있었다.
한국 스마트폰 제조회사에 대한 평가는 반대다. 출시 제품에 대한 지나친 칭찬, 받아쓰는 듯한 홍보 위주의 내용, 그리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시장 반응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즉 국가 간 스포츠 경기를 다루듯 너무 감정 몰입적이고, 어떤 때에는 지나친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을 다룬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리 보기 좋고 듣기 좋게 스마트폰 시장을 묘사하고 한국 기업의 신제품을 포장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시장에서의 '성과'다. 애플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되면서 발생한 급격한 국내외 시장 변화에서도 살아남았던 국내 제조사들의 위상이 갑자기 불안해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갑자기 벌어진 일일까. 샤오미가 성장해온 지난 4년여 동안 샤오미보다 컸던 국내 한 제조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는 '좁쌀'에 안방 같았던 시장을 내주기 시작했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쥔(雷軍)의 지론이다. 샤오미가 태풍의 길목에 서 있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무엇을 했는가. 지난날의 성공에 취해 태풍이 지나가버린 길목에 서 있던 것은 아닌지, 그릇된 장소에서 태풍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태풍의 길목은 고객 가치가 실현되는 곳이며 고객에 의해 정해진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고객의 가치를 중심에 놓고 제품을 출시했는지 진정으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레이쥔 회장 표현처럼 '고객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나오도록 개발했는가 자문해봐야 한다. 고만고만한 디자인의 제품을 숫자놀음의 기술적 용어로 과대포장하지 않았는지, 고객의 가치를 생각하기보다 '나쁜 이익'을 추구하며 비대해진 공룡 몸으로 움직이는 태풍의 길목에서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주 소비층이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와중에 스마트폰 시장은 다양한 고객층으로 진화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고객들이 추구하는 가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샤오미의 성공은 샤오미가 제공한 가치가 고객 기대와 맞았다는 뜻이다. 역설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부진은 고객의 가치 인식과 시장 인식 간에 간극이 있었고 왜곡된 스마트폰 유통구조에서 나쁜 이익을 추구했음을 말하고 있다.
최근 열린 세계적 가전전시회 'IFA2014'에서도 한국 선도 기업들은 새로운 스마트 기기와 가전제품에서 기술력을 뽐냈으나, 여전히 기술에 대한 자신감만 있고 고객에 대한 고민은 왠지 부족해 보인다. 그에 반해 한 일간지에 실린 독일 가전 업체 밀레의 라인하르트 친칸 회장 인터뷰를 살펴보면 삼성과 LG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오히려 밀레의 고객가치 전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따라서 현시점은 국내 기업의 앞선 기술력에 대한 찬사보다는 놓치고 있는 고객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것만이 한국 기업들이 태풍의 길목을 찾아 다시 한번 날아오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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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 vs 갤럭시노트4] 언론의 태도가 못마땅하다
http://m.blog.naver.com/fstory97/220118076689
정말 왜 그러는 걸까요? 시켜서? 알아서 잘 보이려고? 진짜 잘 몰라서? 양병석님의 블로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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