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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계속되는 우버·에어비앤비...공유경제, 자본주의 敵? 자본주의 的!

배셰태 2014. 9. 4. 19:31

공유경제, 자본주의 敵? 자본주의的!

한겨레21 2014.09 03(수)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7854.html

 

유사 택시업·숙박업 논란 계속되는 우버택시·에어비앤비…

현재는 효율적 자원 분배에만 집중하지만 또 다른 가치사슬 끊는 산업의 마중물이란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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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구 코자자 대표가 지난 8월27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에서 열린 오픈넷 포럼 ‘우버로 보는 공유경제와 규제의 미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공유경제가 현재의 과잉생산·과잉소비에서 벗어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한 거대한 변화도 시작 당시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이폰이 그랬다. 애플의 수장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 스마트폰을 이렇게 많이 사용하게 될지, 사람들의 삶을 바꿀지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성낙환 연구위원도 ‘공유경제, 소비자들의 롱테일 수요를 깨운다’는 보고서를 통해 “에어비앤비나 우버같이 일시적 공유모델의 회사들이 주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 모델은 기존 산업의 가치사슬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업체는 기존 제조업체의 역할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고, P2P 금융서비스인 조파(Zopa)는 은행의 대출 업무를 대체할 수도 있다.

 

우버는 이런 가능성 탓에 12억달러(약 1조2천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무려 182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른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 역시 100억달러로 대형 호텔체인 하이엇호텔(84억달러)을 넘어선다. 에어비앤비는 호텔 부동산을 소유하지도,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지도 않고 ‘단순히’ 여행객으로부터 수수료만 받는데 말이다.

 

“80%가 거주하는 집의 남는 공간 활용”

 

공유경제가 심지어 자본주의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처럼 한국의 숙소를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자자’의 조산구 대표는 “공유경제는 99%를 위한 우리의 경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8월27일 서울에서 열린 오픈넷 포럼에서 “온라인에서 이용자가 블로그를 하고 소비를 하면서 목소리를 냈던 과정이 오프라인에서도 그대로 일어난다. 모든 사람이 소비자가 아닌 주체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소비자로만 인식되던 일반 대중이 대기업 자본과도 경쟁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다.

 

에어비앤비는 이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어비앤비는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숙소의 76%가 주요 호텔 지역에서 벗어난 곳에 있고, 에어비앤비 이용자 매출의 절반은 그들이 머물고 있는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호텔이 밀집된 상업지역 대신 숙소가 제공된 동네 골목에서 돈을 쓴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 이용객들도 자신의 선택이 해당 국가의 지역 상권을 살리고 자본가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지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더 자주 숙박공유 서비스에서 지갑을 열지 모른다.

 

앞선 김씨와 같은 사례도 많지 않다고 에어비앤비는 밝혔다. 에어비앤비 본사는 <한겨레21>의 질문에 대해 전자우편을 통해 “에어비앤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집주인의 80%가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집의 남은 공간을 (숙박시설로)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다수의 공감을 받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오픈넷 포럼에서 “현재 공유경제로 얘기되는 것들은 자본주의 틀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잘라 말했다.

 

“공유경제는 일종의 함정이다. 시장을 합리화하고 서비스와 직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면 좋은데, 벌써 에어비앤비에는 블랙마켓이 형성돼 있다. 에어비앤비의 숙소를 청소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제대로 주는지, 노동조건이 지켜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히 보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공유경제라고 착한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

 

금융자본 투자 받아 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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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유경제 기업의 현주소는 대체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말한 것처럼 ‘기업들이 소셜기업으로 재편되는’ 과정 중 하나에 가깝다. 대형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Avis)가 자동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집카’를 인수하는 등 기존 업체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의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다 아니다, 불법이다 아니다를 따지기보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스타트업 기업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시장의 문만 닫고 있어서는 해결될 수 없다. 공유경제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무엇이냐를 따지는 것이다. 논의의 진행 방향이 한국 스타트업 기업의 혁신을 막아서는 쪽으로 가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