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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②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나'의 정체성

배셰태 2014. 7. 13. 15:56

●SNS에서 발견되는 동일시와 차별화

 

동일시와 차별화 개념과 이 둘의 의존적 관계가 이해되었다면 이제 SNS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대입해 몇 가지 시사점을 짚어보겠습니다. 혹시 '나는 단순히 생각을 적는 것뿐이고 동일시도 차별화도 아니다' 라고 생각되는가요? 표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동일시와 차별화의 핵심은 '내'가 '관계' 속에 존재하는 데 있습니다. 소통을 통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타인들은 나를 동일시와 차별화를 통해 구분하고 기억합니다.

 

1. 정체성과 네트워크의 확산

 

첫째, 사용자 네트워크를 봅시다. 나의 친구 리스트와 팔로잉 리스트는 동일시와 차별화의 결과입니다. 트위터에서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을 내 관심사가 무엇이고 어떤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친구 리스트를 보면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립니다. 그 사람의 정체성을 알리는 대표적 상징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동일시 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나의 네트워크는 결과적으로 나를 다른 네트워크와 '차별화'하는 요인이 됩니다. 동일시와 차별화의 이중적 작용이 지금의 사용자 네트워크 규모를 만든 것입니다.

 

둘째, 콘텐츠 네트워크 확산에서 나타나는 동일시와 차별화 작용을 봅시다. 개별적으로는 정보와 생각을 올리고, 공유하고, 좋아하는 등의 일상적인 행위들입니다. 하지만 기사 링크 하나에도 그 내용과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암묵적인 동일시가 내포되어 있스니다. 그것을 다시 공유하고 좋아하는 것 또한 역시 동일시의 사례입니다. 역기에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라고 댓글을 단다면 차별화가 시도되는 순간입니다. 침묵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동일시와 차별화는 습관적으로, 매 순간 부지불식간에 일어납니다.

 

이것을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를 생산하고 주도하는 그룹과 이에 반응하고 재생산하는 다수의 그룹 간의 동일시와 차별화 과정이라고 하겠습니다. 동일시와 차별화는 거창한 결심이나 전략이 아닙니다.하루에도 수십 번씩 매 찰나 동일시와 차별화의 끝없는 줄다리기가 콘테츠를 연결하고 확산하며, 그 결과가 '나'의 정체성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2. 동일시와 차별화의 긴장감이 무너질 때

 

하지만 동일시와 차별화의 긴장감은 자동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노력과 선택과 실천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긴장감이 유지되지 못할 때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SNS에서 발견되는 다음 두 가지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첫째, 흔한 말로 SNS '허세' 현상입니다. 동일시와 차별화를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어렵고 지루한 노력이나 중대한 의사 결정을 통한 동일시나 차별화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말로써 '보여지고' '드려나는' 것 중심으로 동일시와 차별화를 꾀합니다. 대부분의 소셜 서비스는 사용자가 생각과 생활을 먼저 노출하고 그에 대해 지인이 반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구조도 SNS가 허세로 흐르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말이나 사진 같은 것들이 나를 대변하는 상징이자 기호인 동시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보니 이것이 포화되어 '허세' 현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입니다. 일명 허세지만 결국은 '가시적인 나'에 편중된 정체성을 말합니다.

 

둘체, 동일시에 편중된 현상입니다. 수많은 SNS를 통해 수없이 많은 그룹이 생겨나지만 모두 '유유상종'이라는 것입니다. 동일시와 차별화가 깨지는 순간입니다. 동일시되는 그룹, 즉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집단을 찿다 보니 '사회적 안정감'을 얻고자 하는 현상이 지배하게 됩니다. 두 요소의 긴장 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은 마치 줄다리기에서 한쪽이 줄을 놓아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닮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지속되면 사회적 파편화 현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미 사회 전반에서 감지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SNS에서는 사용자들의 상호작용 방식이 더 급진적이고 반복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그 영향도 훨씬 큽니다.

 

체성 문제는 평생 노력하고 풀어야 할 모두의 숙제와도 같습니다. SNS가 인터넷 공간의 근간으로 자리 잡게 된(당연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정체성과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는 지금의 소셜 현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자 도착점입니다.

 

이번 ②에서는 동일시와 차별화에만 국한하여 정체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용자 정체성에서 동일시와 차별화가 X축을 형성한다면 Y축이 되는 요소가 한 쌍 더 있습니다.이 또한 두 개의 대립된 요소이지만 상호작용을 하고 서로 의존적 관계에 있습니다. 바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인데,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 서적으로 갈음합니다.

 

출처 : 윤지영,《오가닉 미디어》, 21세기북스

http://blog.daum.net/bstaebst/11803...일부 발췌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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