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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보는 인터넷세상] 마키아벨리의 ‘디지털 군주론’

배셰태 2014. 4. 12. 10:15

[뒤집어 보는 인터넷세상](14) 마키아벨리의 ‘디지털 군주론’

경향신문 2014.04.11(금)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ㆍ사자의 ‘힘’과 여우의 ‘꾀’로 e정글을 지배하라

 

1513년 나는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내 책 <군주론>을 바쳤다. “인민의 본질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군주가 되어야 하고, 군주의 본질을 온전히 알려면 보통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마키아벨리, <군주론>, 펭귄클래식코리아, 34쪽)”처럼 이제 나는 디지털 군주의 입장에서 피용자와 이용자를 바라보고, 또한 이용자의 관점에서 디지털 군주를 논해 보겠다.

 

부디 높은 데 계시는 한국의 디지털 군주들께서도 이 작은 선물을 보내는 뜻을 살펴 받아주시기 바란다. 이 짧은 글에서 인터넷 세상의 디지털 군주국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그리고 디지털 군주에게는 어떤 덕과 자질이 요구되는지를 논하려 한다.

 

나는 500년 전 이탈리아에서 행했듯 디지털 왕국의 군주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관해 허망한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을 알려주리다.

 

 

1. 디지털 군주국과 혁신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인간의 삶을 지배한 모든 국가, 모든 영지는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이었다.(37쪽)” 디지털 왕국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왕국은 한 가문이 오랫동안 지배하는 세습 군주국과 신생 군주국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군주국과 공화국을 결합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과도적 모양을 띤 SNS 나라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삼성은 대표적인 세습 디지털 군주국이다. 세습 디지털 왕국에서는 산업시대에 기업의 틀을 이룩한 창업 1세가 2세에게 왕권을 이양하고, 이제 3세가 권력을 인계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은 창업자의 권력과 카리스마에 의해 지배되는 전형적인 신흥 디지털 군주국인 데 반해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신흥 디지털 왕국이지만 시민군주국이나 공화국적 면모도 띠고 있다. 이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은 작은 왕국이나 공화국을 병합하면서 성장한 군주국이다. 이들 정복 군주는 여러 디지털 소왕국들을 침탈하여 영토를 넓히고 이용자 인구를 불려 지배력을 확장해왔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신흥국도 정복욕에 불타기는 마찬가지다. 구글은 유튜브 소왕국을 병합했고 아마존은 워싱턴포스트 종이 신문 왕국을 합병했다. 이들 나라의 군주는 흔히 돈의 무력으로 영토를 얻고 때로는 운으로, 그리고 아주 가끔 자신의 능력으로 그것을 얻는다. 성공한 디지털 군주는 돈을 잘 운용하는 자와 ‘운’(fortuna)을 ‘덕과 능력’(virtu)으로 수용하여 새로운 영토를 획득하는 자와 ‘피할 수 없는 필연의 시대적 요구’(necessita)를 잘 활용하는 자로 나뉜다. 그중 으뜸은 시대의 필연적 요구를 자신의 능력으로 개척하는 군주일 것이다.

 

무릇 세상이 조용할 때 시대가 뒤바뀌는 법이다. 그러니 바다가 고요할 때 폭풍을 예상하고 태평성대일 때 변혁의 기틀을 예비해야 한다. 무사안일로 좋은 세월을 지내다 보면 역경이 닥칠 때 저항 한번 못하고 망한다. 운명의 습격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책은 자신의 덕과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운명의 여신은 너그럽게도 우리가 하는 일의 절반만을 주재하고 다른 절반은 우리 자신이 결정하도록 남겨둔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오늘 흥했다가 내일 아침 망하는 일이 다반사다. 운에 의지하는 회사는 그 운세가 바뀔 때 망한다.

 

<중략>

 

2. 아마존 왕국의 베조스

 

<중략>

 

3. 구글 시민군주국과 페이스북 공화국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