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길찾기?
‘바이두 맵스(Baidu Maps)’
요즘 개별적인 해외 여행시 반드시 준비해야 할 준비물 중 하나가 바로 ‘구글 맵(Google Map)’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여행책자에 딸린 종이 지도나 여행자 센터에서 주는 지도를 이용했지만 이제는 처음 가보는 지역의 여기저기를 둘러보아야 한다면, 전세계 어는 곳에서나 나의 현재 위치와 지도를 볼 수 있는 가장 편하고 정확한 방법으로는 아마도 구글 맵이 최고의 동반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만큼은 구글맵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쓰이는 모바일 지도가 있는데요. 계속 언급되는 중국 최고의 검색 엔진 바이두(Baidu) 가 제공하는 ‘바이두 맵스(Baidu Maps, 百度地图)’입니다. |
바이두 맵스
√ 바이두 맵스 초기화면 (직접촬영)
저도 중국 생활 초기에는 스마트폰에 구글 맵을 켜놓고 손에 쥐고 길을 찾아 다녔는데요. 중국의 3G 통신환경이 좋지 않아 걷다가 멈추고 지도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을 반복하거나, 결국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또 아주 큰 도로명이나 건물 이름이 아니면 검색이 되지 않기도 하고 중국어 명칭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엔 검색이 불가능하기도 했는데요. 중국인 동료들에게 길찾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니 ‘바이두 맵스’를 소개해주었고 사용해보니 역시 중국에 특화된 만큼 사용하기가 너무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중국 IT 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바이두 맵스는 현재 사용자만 2억 명 이상이고 점유율 54.26%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2013년 기준), 매일 350만 건의 정보 요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길 찾기는 물론이고 버스 노선, 지하철 노선과 정확한 출구 번호까지 지원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가까운 상점의 이벤트나 쿠폰 등의 정보도 제공합니다.
바이두 맵이 중국의 환경에 최적화되어있는 모바일 맵이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중국의 이동 통신 환경이 우리나라와 매우 다른 것 중 하나는 전국적으로 통신요금이 표준화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북경에서 구입한 유심(USIM)카드를 탑재한 휴대폰을 다른 지역인 상해에서 3G를 포함한 기본 통화,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요금 폭탄을 맞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 새로운 USIM카드를 구입하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보통 다른 지역을 여행하거나 출장을 가는 사람들은 휴대폰 이용에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 USIM 카드란?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범용(汎用) 가입자 식별 모듈’이라 한다. 가입자 식별 모듈(SIM)이란 유럽의 2세대 통신 방식에서 사용하던 방식으로, 작은 메모리 카드 형태로 생겼으며 가입자에게 인증과 요금 부과, 보안 기능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인 정보를 저장한 것이다. USIM은 SIM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식으로, 화상통화가 가능한 비동기 3세대 이동통신(WCDMA)의 단말기에 필수적으로 삽입되는 손톱만 한 크기의 칩이다. 같은 이동통신사를 이용한다면 단말기를 바꾸더라도 USIM 칩만 교체하면 휴대전화를 바로 개통할 수 있으며, 국제 로밍을 포함한 음성 이동전화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개인 정보 등이 저장된 USIM 칩이 없는 분실 휴대전화는 사용할 수 없다. (출처: 시사경제용어사전 요약) |
√ 원하는 도시의 지도를 다운받은 결과 (직접촬영)
하지만 바이두 맵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3G 데이터를 이용하는 부담을 갖지 않고 지도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원하는 지역의 지도를 미리 다운받고, 저장된 지도는 3G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기반으로 지도를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은 길찾기를 이용할 때 GPS 신호를 받아 안내받습니다. 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세계 어디에서든지 자신의 위치와 속도, 시간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죠. GPS는 요즘 대부분의 휴대폰에 내장된 기능으로 이미 다운받은 모바일 지도와 GPS 기능만 사용할 경우, 3G데이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지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역시 GPS를 기반으로 현재 내가 위치한 곳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교통수단으로 몇 분정도 소요되는지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유와 융합을 통한 치열한 경쟁
바이두(Baidu), 텐센트(Tencent)와 함께 3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Alibaba) 역시 모바일 지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바바는 중국 모바일 지도 및 내비게이션 업체인 오토네비(Autonavi, 高德)를 인수할 예정인데요. 오토네비는 점유율 21.41%로 바이두 맵스 다음으로 중국에서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구글맵스는 4.13%로 6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국 IT센터, 2013년 기준)
알리바바는 그동안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텐센트와 바이두 등 다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비스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습니다. 또한 이미 모바일 지도 업계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토내비의 인수를 통해 모바일 지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다양한 버전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오토내비 모바일 지도 (autonavi 공식 웹사이트, autonavi.com)
√ 바이두 맵스를 이용한 주변 상점 검색 (직접촬영)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두 역시 선두주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바이두는 불과 1년 전에 400명 정도였던 ‘바이두 지도’ 팀의 개발자 채용을 대폭 늘려 현재는 6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두 맵스는 최근 실생활에 중점을 둔 바이두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과 ‘이롱(eLong)’ 그리고 중국 최고의 온라인 음식점 평가 서비스 회사 ‘따중디엔핑(大众点评)’ 등과 같은 업체들과 협력하여 데이터를 통합하였습니다. 나의 위치를 기준으로 메뉴별 근처 맛 집은 물론 카페, 영화관, 호텔, 노래방, 은행, ATM 기기, 약국, 병원이 주변에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으로 잘 알려진 텐센트 역시 원래의 ‘SOSO 지도‘에서 명칭을 ‘텐센트 지도’로 바꾸고 여러 가지 서비스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텐센트 지도 서비스를 자사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연동시켜 특정지역이나 주변의 상점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텐센트는 구글이 ‘스트리트 뷰’를 제작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카메라 달린 자동차와 배낭을 메고 사람이 직접 광활한 중국 대륙을 촬영해 현재 스트리트뷰와 같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도시가 100곳을 넘는데요. 북경, 상해 등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는 특정 상점의 내부 이미지까지 제공하기도 합니다.
√ 텐센트의 ‘스트리트 뷰(Street View) 지도’ 찾아본 광저우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 (map.qq.com)
모바일 지도 시대의 미래
이처럼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 지도 사업 영역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중국 모바일 지도 시장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급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주로 개인용 PC를 이용하는 ‘온라인(Online) 사용자 환경’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모바일(mobile) 사용자 환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응용 플랫폼들이 생산되고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2015년이면 중국 모바일 분야는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며 사용자는 6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떠한 변화들이 생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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