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창조경제, 기업의 뿌리부터 살려라-김화균 헤럴드경제 산업부장

배세태 2013. 10. 1. 12:32

<데스크 칼럼 - 김화균> 창조경제, 기업의 뿌리부터 살려라

헤럴드경제 2013.10.01(화)

 

대기업은 오늘의 한국 경제를 일궈낸 1등 공신이자, 정경유착 등 각종 폐해를 낳은 장본인 중 하나다. 그 잘잘못에 대한 평가는 균형을 이뤄야 한다. 창조경제라는 열매도 그 뿌리가 튼튼해야만 열릴 수 있다. 썩어가고 있는 뿌리부터 살리는 게 시급하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키워드는 두말할 것 없이 창조경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창조경제타운’ 시연회를 가졌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정부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온라인 사이트다. 청와대에서 직접 시연회가 열렸다는 점만으로도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대한 애착과 신념을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다. 정부 부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창조경제를 외치고 있다.

 

창조경제는 분명, 한국경제의 새로운 살길이다. 백 번 아니 천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창조경제는 여전히 현장에서는 ‘뜬구름’으로 여겨진다. 오히려 창조경제라는 화려한 구호 속에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희석되는 느낌마저 지울 수 없다.

 

기업들을 놓고 보자. 정부는 우리 경제가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통계는 국내 대기업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재벌닷컴이 1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총액은 600조원에 육박한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다행히 기업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인 30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2007년 말 95.3%에서 지난해 말 88.7%로 낮아졌다. 겉으로만 보면 건강하다. 그러나 속은 이미 곪고 있다.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부채비율이 오히려 높아진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도 마찬가지다. 30대그룹 전체를 한 묶음으로 보면 이자보상배율도 좋아졌다. 그러나 이 역시 두 그룹을 빼면 오히려 크게 낮아진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다음 차례는 A 그룹, B 그룹, C 그룹’이니 하는 블랙리스트가 공공연히 나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략>

 

대기업은 오늘의 한국 경제를 일궈낸 1등 공신이자, 정경유착 등 각종 폐해를 낳은 장본인 중 하나다. 그 잘잘못에 대한 평가는 균형을 이뤄야 한다. 문제는 최근 과실에 대한 비판 기류가 더 강하다는 데 있다. 대기업은 우리 경제의 뿌리다. 창조경제라는 열매도 그 뿌리가 튼튼해야만 열릴 수 있다. 썩어가고 있는 뿌리부터 살리는 게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