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이스라엘 패러독스'..창조경제 '원조'의 딜레마

배셰태 2013. 8. 21. 05:30
'창업의 덫' 갖힌 이스라엘 "한국, 우리 배우지 마라"
머니투데이 2013.08.20(화)

이스라엘 창업·벤처 전문가 3인이 말하는 한국형 창조경제

 

'이스라엘 패러독스'..창조경제 '원조'의 딜레마

머니투데이 2013.08.20(화)

 

[르포]벤처 창업→매각 반복…"한국 산업생태계가 부럽다"

 

편집자주|25일로 출범 6개월 맞는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창조경제다. 롤모델은 '창업국가'로 주목받는 이스라엘. 이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선 '이스라엘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새 정부가 롤모델로 삼은 이스라엘식 창업국가 모델이 창조경제의 해답일까.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답을 찾아봤다.

 

<중략>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서 느낀 한국의 '이스라엘 따라하기' 열풍은 내리쬐는 한 여름 중동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다.

한국에서 너무 많은 방문객들이 이스라엘 구석구석을 들추고 지나갔다. '이름' 좀 알려졌다는 사람들은 모두 "이미 한국에 대해서는 할 얘기를 다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어렵사리 만난 이스라엘 창업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속내는 국내에서 전해 들었던 것과는 차이가 컸다.

이스라엘을 롤모델로 삼은 한국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한결같이 돌아온 답은 "이스라엘을 좇지 말라"였다. '창업국가'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감춰진 그림자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략>

 

이스라엘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활동가능 인구 대부분이 안정적 고소득 전문직을 선호한다. 하지만 벤처 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파트타임에 종사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창업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2011년 6.8%, 2012년 6.9%에 이른다. 올해는 7.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한국 실업률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기업 매각에 성공한 소수의 창업가가 부를 독점하다보니 사회적 불평등도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이스라엘의 '10분위 배율'은 13.6배로 회원국 중 다섯번째로 높았다. 10분위 배율은 최상위층과 최하위층간 소득격차를 파악해 소득 불평등 정도를 알아보는 지수다. 한국의 10분위 배율은 10.5배 OECD 회원국 평균은 9.4배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이스라엘에서는 전국적으로 중산층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략>

 

신우용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 텔아비브 무역관장은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창업 생태계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이스라엘 정부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대기업 생태계를 부러워 한다"면서 "창업국가라는 화려한 겉모습에 반해 무조건적 따라하기에 나서기 보다는 그 강점과 약점, 현상과 이면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