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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너도나도 첨단농업 프로젝트

배셰태 2010. 6. 1. 15:49

대기업들 너도나도 첨단농업 프로젝트

매일경제 경제 2010.05.31 (월)

 

LG·롯데·동부 등 "새 비즈니스 기회 농업에 있다"

 

`농업 르네상스의 도래인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포착의 전문가인 대기업들이 농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은 뒤떨어진 산업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과 달리 대기업들은 한 발 앞서서 농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달 31일 재계에 따르면 LG, 롯데, 동부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농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고유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농업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는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농업 플랜트 시장을 새로 개척할 계획이며 롯데그룹은 첨단 식물공장을 통해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동부그룹은 농자재 사업으로 쌓은 노하우를 대규모 첨단 유리온실 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그린 바이오 연구단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 CJ, 삼천리 등도 농업에서 먹을거리 산업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농업이 단순히 1차 산업이 아니라 2차(가공)와 3차(유통) 산업은 물론 IT와 BT 등을 결합한 융복합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김병률 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은 "세계 농식품 시장 규모는 무려 5조8000억달러로 IT산업 전체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며 "대기업들이 향후 농식품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미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서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과 외식, 유통업을 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첨단 식물공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그룹의 사업 특성상 식물공장을 통한 농산물 재배업에 진출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는 첫 단추로 중앙연구소에 식물공장 파일럿 설비를 세우기로 했다. 이미 전국에 50여 식물공장을 가동 중인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인력과 기술 노하우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연구소를 통해 자체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에 소규모 식물공장을 설치해 일반인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잠실 제2롯데월드 용지에 건립 중인 100층 슈퍼타워에 친환경 식물공장을 배치하겠다는 구상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는 농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 회사가 웬 농업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LG전자는 `모르는 소리하지 말라`는 표정이다. 자본과 기술이 중요한 미래 첨단 농업에서는 전자회사의 역할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농업 부문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전북 정읍 인삼재배단지를 비롯해 창원과 마산의 파프리카 농가 등 5곳에 지열을 이용한 히트 펌프 시설을 공급한 경험이 있다. LG전자의 히트 펌프는 땅 속의 열을 흡수해서 온실 내 냉난방에 활용한다. 종전 보일러 대비 50~80% 정도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LG전자는 특히 농업 플랜트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히트 펌프 생산이 큰 경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직원들로부터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다. 중동 등 사막지역 주민이나 도시민을 위한 채소 재배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안 등이 제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서울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바이오 연구단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 4400여 점포와 샤니, 삼립식품 등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제빵기업이다. 서울대 그린바이오 연구단지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평창군 대화면 신리 일대에 280만㎡ 규모로 지어진다.

동부그룹은 그동안 비료와 농약, 종자사업을 통해 축적한 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농작물 재배ㆍ가공ㆍ식품ㆍ유통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농업 분야에 주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는 1일 출범하는 동부한농과 자회사 동부그린바이오를 중심으로 영농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밖에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하는 삼천리그룹은 유연탄과 가스전 이외에 식량을 핵심 자원개발 대상으로 꼽고 해외농지개발 사업 등을 타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작물 재배에 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로 식물공장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와 정식품 등 식품업체들은 식물공장을 통한 안정적 농산물 재배를 검토하고 있으며 쌍용건설 등 일부 건설업체는 식물공장을 친환경 아파트 단지 내에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