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23면 2012.06.22 (금)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싸움구경이다'라는 말이 있다. 당사자 입장은 다르겠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야성을 일깨우는 격렬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이종격투기처럼 직접 보이는 싸움은 아니지만, 2012년 현재 정보통신업계에는 파급력이 엄청난 싸움이 여러 건 진행 중이다.
공짜에 길들여지면 이통사 큰 타격
공짜에 길들여지면 이통사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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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와 카카오의 보이스톡 간 싸움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서로의 가입자를 뺏고 뺏기며 오래된 싸움을 진행하는 사이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큰 한 방이 터져 나왔다. 무료 문자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동통신사의 수익을 야금야금 빼앗아오던 카카오가 음성전화 대용으로 보이스톡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포털의 양강, 다음과 네이버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외형으로 볼 때 그리 많지 않은 숫자이다 보니 이동통신사는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반면, 광고보다 몇 백배 무서운 입소문과 루머를 타고 삽시간에 번진 3,500만 국내 가입자의 카카오톡이 보이스톡으로 달려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동통신사의 악몽이 현실이 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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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입자-이통사간 균형 잡아야
하지만 이동통신시장은 다르다. 사용자가 A사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B사로 옮기는 제도의 이름은 '번호 이동성 제도'이다. 휴대폰 번호가 옮겨 다닌다는 표현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는 철저하게 이동통신사 시각으로 고객 입장이라면 '이동통신사 변경제도'가 옳은 호칭이다. 당시 정부관계자들은 이동통신사와 정책 담당자들끼리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동통신사 시각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제도 이름을 붙인 듯하다.
다행히도 정부가 소비자 단체와도 만나고 공급자 중심의 시각에서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본 시각은 명쾌하지 않다.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심판이 어느 한편을 들면서 편향성을 띄면 관객들은 떠난다. 카카오와 이통사의 싸움을 지켜보면 결과 못지않게 흥미로운 정부의 시각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용자를 먼저 생각하는 속내를 제대로 드러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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