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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난 입어보고 주문한다"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 3D 아바타로 구현

배셰태 2011. 12. 29. 08:29
 

 

 

전 세계 영화인을 매혹시킨 최초의 3D 영화 ‘아바타(Avatar)’. 영화에서 주인공은 아바타라 불리는 존재에 자신을 융화시켜 달리고, 뛰고, 싸운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기술이 지난 2007년 개발돼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온라인 상의 나에게 실제 옷을 입혀보고, 개인 체형에 맞는 맞춤복도 주문할 수 있다. 3D 아바타로 표현되는 ‘아이패션’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아이패션'은 스캐너를 통해 만들어진 3D 아바타로 가능하다. 생성된 아바타에 실제청바지를 입혀보고 있다.

 

 

‘아이패션(i-Fashion)’은 IT와 패션을 결합한 용어로, 패션 기술에 IT 기술을 접목시켜 창출되는 새로운 패션 산업을 뜻한다. 이는 매장 방문 없이도 온라인 상에서 옷을 입어보고,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 등을 선택 주문할 수 있는 생산 및 판매 시스템이다. 또 이를 이용해 맞춤복 제작도 가능하다.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창규 건국대학교 섬유공학과 교수는 “아이패션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 전 세계에서 쓰이고 있다”며 “특정 조직이 임의로 지은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활용되는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의 역사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2만 명을 대상으로, 국민의 체형을 조사하는 ‘제5차 사이즈코리아 사업’을 진행했다. 조사 항목은 체형·허리둘레·키 등이었으며, 이 때 세계에서 4번째로 3차원 바디스캐너가 활용됐다.


사업에 참여했던 박 교수는 인체 스캔 데이터를 섬유 및 의류에 활용하기 위해 TFT를 결성하고 2006년 아이패션 모델의 ‘데모’를 제작했다. 이후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를 전략사업으로 채택한 지경부가 2006년 6월부터 총 5년간 74억 원의 지원을 결정,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출범하게 됐다.


서울시가 지자체로 지원하며, KAIST 및 한국봉제기술연구소가 위탁기관으로 수행한다. 현재 전남대·서울대·동서울대학교 등 대학과 FnC 코오롱·신세계·제일모직 등 16개 기업이 결과활용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보다 원활한 비즈니스 적용을 위해 ‘아이패션비즈센터(i-Fashion BIZ Center)’를 새롭게 출범, 기술센터와 공동 운영 중이다.

 

 

아바타 생성방법

 

 

아이패션은 3D 인체스캐너와 아바타 구현·가상 현실 및 착용·전파식별(RFID)·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 및 DTP(Digital Textile Printig)·전자상거래 등 IT 기술을 이용한 3차원 개인 아바타를 생성함으로써 구현 가능하다.
‘세컨드 라이프’라고도 불리는 아바타 생성방법에는 ▲virtual character(model) ▲virtual twin ▲virtual me ▲virtual myself 등 총 4가지가 있다.

 


virtual character는 일반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기본 개념의 아바타로, 사이트 가입 시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성별만 나눠진 일종의 ‘만화 캐릭터’ 형태이기 때문에, 실제 인체 치수 데이터가 필요한 아이패션 기술은 지원되지 않는다.


2단계인 virtual twin부터는 아이패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모델은 성별은 물론, 몸무게·키·나이 등 10개 수치를 텍스트로 입력해 기본 아바타를 나와 비슷하게 ‘튜닝’하는 개념이다. 단, 구현화되는 인체 치수 데이터 수가 적어 개인별 맞춤복 제작을 위한 서비스로는 충분치 못하다.


나머지 두 모델은 직접 스캔으로 아바타를 생성한다. 때문에 정확한 인체 치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며, 맞춤복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다. virtual me는 옷을 입은 상태로 측정하는 방식이며, virtual myself는 옷을 모두 벗고 스캔한다.

 


1. 지난 9월 파리 패션쇼에 참가한 아바타에이드 부스 전경

2. 건국대학교 내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 사무실에서 3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3. 지난 4월 20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아이패션 비즈센터' 창립 발기인총회가 열렸다.

 

 

박 교수는 “아바타 생성 희망자들은 옷을 벗는다는 점에서 virtual myself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virtual me만 되도 실치수와 비교해 근소한 차이만 나기 때문에 실제 아이패션을 적용하는데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정교한 virtual myself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살이 찌거나 빠진 경우에는 새롭게 스캔을 받아야만 한다. 자신이 살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아이패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이를 감수할 줄도 알아야 한다.

 

 

아이패션은 보안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최근 IT분야 최대의 현안이자 관심사인 보안문제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아무래도 ‘개인에 관련된 정보’를 다루는지라, 아이패션도 이 부문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박 교수는 “문제 되는 부분이 있을 수가 없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3D 풀바디 스캐너를 1분 내 100여가지 실측사이즈가 적용된 아바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이패션의 인체 치수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이원화돼 관리된다. 옷을 입거나 벗은 상태로 인체스캔을 받으면 1분 내 100군데 이상의 사이즈 데이터가 생성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는 새로운 아바타에 적용된 후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를 맡는다.


스캔을 받은 개인에게는 개별 ID카드가 부여된다. 이후 이를 이용해 개인 사이즈 데이터가 적용된 아바타를 어디서나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타 서비스 가입 절차와는 다르게 이름이나 휴대폰 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묻지 않으며 어디에도 저장하지 않는다.


사이즈 데이터는 단지 측정된 수치로 만들어진 사람 형태만 저장하고 있을 뿐이고, ID카드는 이를 불러낼 수 있는 ‘열쇠’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나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이용 시 카드로 아바타 정보를 요청하면, 데이터베이스 내 아바타가 ‘소환’되는 형식이다.


김헌준 센터 소장은 “생성 단계부터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수백·수천 가지 아바타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심지어 본인도 카드가 없으면 자신의 아바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교통카드 개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요금이 처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소지자의 개인정보는 어느 쪽에도 쓸모가 없다”며 “때문에 ID카드를 분실했을 경우에는 다시 스캔을 받고 재발급 받으면 그만이다. 교통카드를 분실했다고 신고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ID카드의 주인을 아는 사람은 아바타를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에게 비밀스럽게 선물을 하고 싶은 경우, ID카드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적절한 사유로 ID카드를 빌려 가맹점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해당 아바타를 부른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카드 주인의 신체 치수가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에, 티셔츠·바지 등 의류는 물론 신발까지 사이즈에 맞게 구입할 수 있는 것.


김 소장은 “아이패션을 통해 온라인 쇼핑의 불안감 해결은 물론, 주변 가까운 사람들간 선물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이와는 반대로 아바타를 만들고 개인정보를 기록해두면 범죄 예방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인 아바타를 생성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만약 재범 시 이들의 체형이 CCTV에 잡혔다면, 그 실루엣만으로도 용의자를 확연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김 소장은 “정부가 요청한다면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다. 다만 그로 인해 일반인들이 개인정보 제공에 꺼림칙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시스템을 사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패션의 적용 사례 및 범위


아이패션 시스템은 현재 공군본부와 공동추진 하에 공군복에 시험적용 중이다. 일부 병사들을 선발해 virtual myself를 만들고, 각각의 사이즈에 맞는 군복을 제작·보급하고 있다. 향후 부대 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경우, 공군 전체 확산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유니폼 시장도 비전 있는 분야다. 야구 종목의 경우 국내에만 1만여 개에 달하는 팀이 있기 때문이다. 팀 별 규모에 따라 10~20명 내외의 유니폼을 생산하면 오더량은 최대 10만~20만까지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축구·농구·배구 등으로 종목을 확장할 경우, 그 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큰 반응을 이끌고 있는 분야는 골프·승마·드라이빙·조정 등 맞춤장갑이다. 3D 핸드 스캐너를 통해 치수를 확보하면, 이 데이터는 공장으로 넘어가 연계된 기계가 설계도 및 작업지시서를 만들어낸다.


박 교수는 “센터와 연계된 봉제공장에 데이터 인식과 재단을 위한 기계를 갖췄다. 실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단 등 공장자동제작이 이뤄지며, 인력은 만들어진 원단의 박음질에만 투입된다”며 “국내 생산업체에 주문을 전담하면 침체된 봉제산업의 부흥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핸드 스캐너는 미국에 300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현재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상태로, 센터는 수출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장갑을 기반으로 인지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는 ‘who’s next’ 파리 패션쇼에 ‘아바타 메이드(Avatar Made)’라는 브랜드로 첫 참가해, 전체 2,500여 개에 달하는 참가 브랜드 중 ‘Focused twelve’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때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6,000만 원 규모의 거래도 성사됐다.


최근에는 반지 등 고객 손 관리 차원의 보석상인과 운세 서비스와 관련된 손금회사가 문의를 해왔다. 또 가발 및 헬멧회사, 자동차회사 등 다양한 업계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Interview _박창규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장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창규 교수는 국내 섬유·패션 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센터를 이끌어왔다. 이를 위해 각자 다른 두 산업을 융합하는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켰으며, 현재 상용화할 수 있는 기업과의 연계 활용을 추진 중이다.

 


박 교수는 “대중에 잘 알려진 ‘나이키’ 브랜드의 연평균 매출은 20조 원으로, 25조 원에 달하는 연간 국내 전체 패션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향후 전 세계 매년 16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패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패션 비즈니스 모델의 상용화 및 시장 정착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산업의 부흥에 이바지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IT 산업과 패션 산업간 이해를 강조했다. 박 교수는 “IT와 패션은 매출 발생 구조부터 다르다. IT는 통신사의 경우처럼 서비스가 있을 때마다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패션은 판매가 이뤄져야만 매출이 발생한다”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쪽에서는 옷이 팔릴 때마다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받아가는 수익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인데, 이 부분이 어렵다”고 전했다.


아울러 “때문에 제품을 잘 팔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IT와 패션 산업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스템 상용화까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개인별 아바타를 생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인프라를 광범위하게 깔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나설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까닭이다.


박 교수는 “초기에는 시스템 개발과 산업화, 시장 창출에 정부가 손을 빌려줬지만 이제부터는 민간 투자가 필요하다”며 “앞서 국내에서 개발된 수많은 세계 최초 기술들처럼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외국에 글로벌 리더 자리를 뺏기는 것은 아닌지 조급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산업간 융합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IT는 기존 산업 루트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으며, 패션은 ‘재고율 제로’라는 ‘산업의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를 활용하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이즈의 기성복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사이즈에 맞는 맞춤복 제작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선주문후생산 방식은 소비자가 순수한 제품 가격에 덧붙여 부담하던 재고처리 가격을 없앨 수 있으며, 가격경쟁력을 높여 상대적으로 비싼 ‘맞춤복 가격’도 하락시킬 수 있다. 게다가 재고를 처리할 필요가 없어지면 소각 작업을 생략시켜 친환경시스템도 가능해진다.


아이패션이 세계 최초 기술이라는 점은 외화획득과 사양산업으로 평가 받는 국내 패션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시스템이 수출된 국가들에서 실측 데이터를 전송하면,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와 연계된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외국으로 나가 엔화·달러·유로 등으로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이다.


박 교수는 “IT 기술은 수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장 대규모 생산도 지원하고 있다. 재단까지 기계가 처리하기 때문에 박음질 기술자는 원단 사이즈에 상관없이 자신의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용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가맹점을 늘리고 가입자를 확보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시스템을 이용하는 서비스 매장이 많아야 한다”며 “인체데이터를 활용하면 헬스클럽, 병원 등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희망했다.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방송통신위원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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