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중 정상회담 후 정보 심리전… 美 중동·무역, 中 대만 문제 강조

배셰태 2026. 5. 16. 19:50

미중 정상회담 후 정보 심리전…美 중동·무역, 中 대만 문제 강조
에포크타임스 2026.05.16 남창희
https://www.epochtimes.kr/2026/05/749796.html

- “양국 관계 개선” 공감대, 회담 결과 우선순위는 온도차

배달 기사가 15일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장면이 방송되는 TV 화면 옆을 지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1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번 방중은 2017년 이후 처음 이뤄진 중국 본토 방문이다. | 베이징=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부가 회담 내용을 서로 다르게 설명하면서 미·중 간 ‘메시지 경쟁’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는 외교·국방·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양국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측에서는 13명, 미국 측에서는 11명의 고위 관리가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고, 시진핑 총서기는 미·중 관계에 대해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갈등은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회담 이후 양국이 공개한 내용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대만 문제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대립이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만 독립’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과 양립할 수 없다는 중국 측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회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란, 호르무즈 해협, 경제 협력 등 보다 광범위한 국제 현안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차이를 두고 워싱턴과 베이징이 서로 다른 메시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따지웬스바오(에포크타임스 중문판)에 “대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쑤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이 지속적으로 대만 문제를 양국 관계의 핵심 의제로 규정하며 여론 형성을 시도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에 관한 성과를 발표할 때도 실제 나눈 이야기보다 대만 문제를 더 부각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정권이 바뀐다고 대만에 대한 입장이 변동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고 쑤 연구원은 강조했다. 대만관계법 등 법과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만의 방위 능력에 대한 보장과 지지를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인근 거리에서 시민과 취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의 이륙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15일 일정의 중국 방문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 |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실제로 정상회담 하루 전 미국 하원에서는 초당적 의원들이 미국의 대만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대만관계법, 미·중 3개 공동성명, 대만에 대한 6개 보장이 미국의 대만 정책 근간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은 미국과 대만 관계의 핵심 기반으로 기능해 왔다. 이를 통해 미국은 대만과 비공식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만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 협력을 지원해 왔다.

1982년 발표된 ‘6개 보장’ 역시 미국의 대만 안보 지원 의지를 보완하는 장치다. 여기에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으며, 무기 판매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과 사전 협의하지 않고, 대만과 중국 공산당 간 중재 역할을 맡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수교 관계에 따라,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을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 1979년 수교 공동성명, 1982년 8·17 공동성명 등 3개 공동성명에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더 큰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에 따른다면 대만과의 관계가 더 공고한 셈이다.

대만 외교부 역시 성명을 통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유일한 위험 요소는 중국”이라며 미국 및 다른 우방국들과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보다 유화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비공개 회담에서 최근 양국 경제 협상이 “전반적으로 균형 있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번 주 한국에서 별도의 경제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정상회담 이후 중국 상무부도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미국과의 이견을 줄여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관심사는 달랐다. 중국 측 발표는 중동 문제를 간략히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백악관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 글로벌 에너지 안보 문제를 핵심 의제로 강조했다.

백악관은 시 주석이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에 관심을 나타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펜타닐 원료 통제 협력과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역시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는 기술·금융·반도체·항공우주·농업 분야 미국 기업인 10여 명이 동행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도 막판에 대표단에 합류했다.

트럼프의 방중단에 기업 대표들이 다수 포함된 것은 미국산 농산물과 상업 제품 구매 확대를 중국 측에 압박하려는 워싱턴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