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없는 나토’ 시나리오…전문가들 ‘산 넘어 산’
에포크타임스 2026.04.28 존 호히(John Haughey
)
https://www.epochtimes.kr/2026/04/747550.html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왼쪽)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2025년 10월 15일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주요국들 사이에서는 자체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박이 이미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AFP/연합
- 나토 자금력과 전투력 모두 ‘비상’…‘핵우산’의 공백이 가장 큰 위협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 없이 러시아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려면 상비군을 최소 30만 명 보충하고,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이상(최소 2500억 유로)으로 대폭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겔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2025년 공동 분석에 따르면, 아울러 유럽은 위축된 방위 산업 기반을 되살리고 통합하는 과정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
싱크탱크는 현재 유럽 대륙 내 30개 기지에 8만 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의 신속 대응 능력이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3년에서 10년 이내에 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미국의 나토 탈퇴’가 이제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부상했다. 1949년부터 미 국방부가 주도해온 32개국 동맹 체제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에 대한 “매우 진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이 이란 전쟁 지원 요청이나 미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작전 참여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리더십과 지원이 없다면 유럽인들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에 실제 탈퇴까지는 갈길이 멀지만, 대통령의 발언은 대서양 양안 모두에서 유럽이 나토의 부담을 더 많이 짊어지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 빠진 나토'(NATO minus U.S.) 시나리오를 활발히 논의하며 대비하고 있다. 이 구상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지원을 대폭 늘리라는 트럼프의 요구,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탈취하겠다는 위협, 그리고 나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겁쟁이들”이라고 회원국들을 묘사한 트럼프의 태도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었다.
미국인들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나토의 냉전 이후 결속력에 의문을 제기해온 반면, 유럽인들은 트럼프가 조약 의무를 이행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 의심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들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5%까지 끌어올리라는 트럼프의 요구에 대응하여, 2025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로 GDP의 3.5%(미국의 군사비 지출 비중과 유사), 그리고 사이버 보안, 위기 대응, 군사적 목적에 맞춘 도로·철도·교량·항만 개량 등 인프라 개선에 1.5%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병력과 자금
브뤼겔과 킬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군대의 총 병력은 약 150만 명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유럽 단독으로 맞서려면 보병 병력을 2025년 수준보다 약 30만 명(약 50개 여단) 더 늘려야 한다. 또한 최소 1400대의 탱크, 2000대의 보병전투장갑차, 700문의 대포, 그리고 3개월간의 전투를 지탱할 최소 100만 발 이상의 155mm 포탄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병력과 무기 증강 규모는 현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군대를 모두 합친 수준을 넘어선다. 그리고 이것은 지상군에 국한된 이야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소모전 속에서도 전시 생산 체제를 가동 중인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단독 군대는 공동 무기 조달, 표준화된 무기 체계, 통합 군수 지원 및 통합 군 부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군대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의 65마일 구간인 ‘수발키 회랑’에 주둔 중인 미군과 순환 배치 병력을 대체하는 동시에, 몰도바와 루마니아에도 기지를 설립해야 한다.
군사 분석가들과 국제관계학자들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들이 ‘미국 없는 나토’가 직면할 도전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럽이 대륙 내에서 더 강력한 태세를 갖추게 됨에 따라, 미군 또한 유럽 동맹국들이 제공하던 전문 지식과 기술의 상실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2026년 2월 9일 루마니아 친쿠에서 열린 ‘다이내믹 프런트 26’ 훈련 중 프랑스 군인들이 드론을 해체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5%까지 늘리라는 트럼프의 요구에 대응해 2025년 정상회의에서 군사비 3.5%, 인프라 개선 1.5% 투자에 합의했다.|Andrei Pungovschi/Getty Images
마이애미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자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 연구원인 준 토이펠 드라이어는 “미국을 제외한 나토군도 잘 훈련되어 있으며 역량 있는 방산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어 교수는 탈레스나 레오나르도 같은 유럽 방산 거물들이 “자국 투자 확대라는 아이디어에 분명히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 방산업체들이 연간 2000대의 ‘배회형 자폭 드론’을 생산하는 등 러시아의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의 주문 없이는 필요한 자금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은 높이 평가받는 디젤-전기 잠수함을 건조하고, 스웨덴은 훌륭한 전투기를 생산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핵 억제력 측면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는 치명적이다. 드라이어 교수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025년 6월, 나토의 핵 태세에서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소 12대의 미국산 F-35를 추가 구매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 전투기들은 잠수함 전력 외에 영국의 유일한 핵 억제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F-35는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다.
그녀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공동 무기 조달 및 생산이 “첨단 무기 개발 비용과 예산을 절감해 준다”며, 6세대 전투기 F-47의 예상 비용이 44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는 나토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비용임을 강조했다.

2025년 3월 21일 데이비드 올빈 미 공군 참모총장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22 래프터를 대체할 차세대 공중 우세(NGAD) 프로그램의 6세대 전투기 F-47을 발표했다.|Anna Moneymaker/Getty Images
●전문 지식과 숙련도
나토와 관계가 단절되면 미국은 전 미 해군 대령이자 에포크타임스 기고가인 칼 슈스터가 말하는 “분쟁 시 필수적인 놀라운 능력들”의 혜택을 더는 받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는 유럽의 항공기 및 선박 설계 기술, 특수 작전 능력, 산악 작전 및 북극권 전투 지식과 같은 지역적 노하우가 포함된다.
그러나 슈스터 대령은 많은 유럽 군사 자산이 노후화되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트럼프의 나토 탈퇴 위협이 있고 나서야 지도자들이 결함을 해결하려는 시급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본토 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을 거부한 스페인과 터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스페인은 자국 영토 밖의 전투에 지상군이나 공군을 투입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따라서 그들의 나토 기여도는 실제보다 통계적인 수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터키는 나토 내 최대 지상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리스, 불가리아 및 동유럽 방어에 기여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동 포럼의 그레그 로만 소장 역시 2025년 9월 에포크타임스 기고문에서 터키의 나토 헌신에 의문을 제기했다. 터키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간 중 중국 및 이란에 접근하자 우려를 표명하며 터키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만 소장은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토가 공동 방공 미사일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대항하는 이란 및 SCO 블록과 연결된 터키 같은 동맹을 신뢰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2025년 9월 24일 아드리아해에서 열린 나토 ‘넵튠 스트라이크 2025-3’ 훈련 중 터키 상륙 부대가 드론 탑재가 가능한 강습상륙함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 및 상하이협력기구 블록과의 밀착을 근거로 스페인과 터키의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AFP/연합
●싸우려는 의지
로만 소장은 나토의 전반적인 군사적 역량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나토가 단순한 ‘유럽 방어 클럽’으로 전락한다면, 프랑스의 핵우산 아래 구축함 한 대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는 영국 해군, 탄약 공급 일정도 못 맞추는 독일 방산 기반만 남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나토가 서류상으로는 생존할지 모르나, 베이징은 물론 모스크바나 다른 지역 강대국에 대해 어떤 억제력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스터 대령 또한 비슷한 우려를 표하며, 나토 군대 중 공통 표준과 응집력 있는 “전투 능력”을 갖춘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가 다시 침략자가 된 순간 해결되었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2006년 9월 12일 레바논 남부의 유엔 평화유지군에 합류하기 위해 약 570명의 병력을 실은 스페인 해군 함정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
‘정치적 위험 저널(Journal of Political Risk)’의 발행인인 앤더스 코어 소장은 미국은 나토 파트너들로부터 얻을 것이 없으며, 오직 미국의 자금만이 유럽 방위 산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어 소장은 “미국이 이미 보유하지 않은 중요한 유럽 군사 기술은 내가 아는 한 없다”며 “예를 들어 미국에 더 많은 쇄빙선이나 잠수함 추적 능력이 필요하다면, 향후 증액될 국방 예산을 바탕으로 비교적 쉽게 건조하거나 획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어 교수는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부족한가? 기술적 역량은 차치하더라도, 문제는 나토 국가들이 홀로서기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감당할 경제적 의지와 실제로 ‘싸울 의지’가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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