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 도전하는 中 위안화…갈 길 먼 ‘기축통화의 꿈’
에포크타임스 2026.01.30 밀턴 에즈라티(Milton Ezrati)
https://www.epochtimes.kr/2026/01/736226.html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중국은행 지점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세고 있다. | VCG/Getty Images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대외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베이징이 자국 통화의 국제적 역할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여러 차례 위안화가 국제 거래 수단이자 부의 저장 수단으로서 달러의 압도적 지위를 위협할 만큼의 위상을 갖추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은행가와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기축통화(global reserve)’라 부르는 바로 그 자리다. 언젠가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은 분명 매우 길 것이며, 그사이 중국은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베이징의 이 같은 노력은 2009년에 시작됐다. 당시 일부 중국 수출업체가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중심으로 수출입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최근에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영 중국광물자원그룹이 호주 BHP그룹으로부터의 달러 표시 화물 수입을 일시 중단하라고 구매자들에게 요청한 데 이어,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높여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국제화가 장기적으로 어떤 이득을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 제품의 해외 가격이 상승해 수출 성장이 둔화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관세로 이미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합리적인 수출 전략이라면 오히려 위안화 가치를 낮춰 관세 부담 일부를 상쇄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베이징이 정반대 방향을 택했다는 것은 장기전을 각오했다는 의미다. 당장의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달러의 국제적 기능을 대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궁극적 이익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압도적인 무역 위상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고 있다. 2025년 기준 중국 전체 수입의 80%, 수출입 총액의 30%가 위안화로 결제됐다. 이는 2024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은 여전히 약 3%에 불과하지만, 2011년 0.3%에 비하면 획기적인 도약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위안화가 달러를 추월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애틀랜틱카운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수출 송장의 절반 이상이 달러로 작성된다. 미국 기업이 거래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반면 위안화로 표시된 수출 계약은 4%에 그친다. 중국이 세계 무역의 13%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수출 상당 부분마저 달러로 결제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화 거래에서도 위안화 비중은 약 9%에 머무는 반면 달러는 90%에 육박한다. 위안화 거래는 대부분 중국 기업이 한쪽에 포함돼 있지만, 달러 거래는 미국 기업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의 크고 다양하며 유동성이 높은 금융시장은 달러에 결정적 강점을 부여한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국제 거래를 위해 기축통화를 보유해야 하는 만큼, 해당 통화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필요시 언제든 최소 비용으로 투자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활발한 시장을 갖춰야 한다. 달러 기반 시장은 이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지만 중국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세계 주식 거래 가치의 거의 절반, 채권의 40%가 미국 시장에서 이뤄진다. 중국은 각각 9.3%, 17.3%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거래 규제가 위안화 국제화를 스스로 저해하고 있다.
언젠가 위안화가 달러를 제치고 세계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달러가 그 지위를 무한정 유지하거나, 위안화가 아닌 제3의 통화가 부상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 변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 분명하며, 그 과정에서 시진핑의 야망은 중국 경제의 수출 성장 둔화라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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