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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NO 도입 한달 ‘그저그런 성적표’

배셰태 2011. 8. 7. 18:47

MVNO 도입 한달 ‘그저그런 성적표’

파이낸셜뉴스 IT/과학 2011.08.07 (일)

 

도입 한 달을 맞은 이동통신재판매(MVNO)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해 MVNO사업자들이 울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MVNO사업이 고사위기에 처하게 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후불통화 서비스와 다양한 단말기가 갖춰지지 않는 한 MVNO사업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불통화 서비스를 제공 중인 아이즈비전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현재 후불통화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즈비전과 KCT는 모두 SK텔레콤 망을 빌려 MVNO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제공 중인 선불통화 서비스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 서비스보다 약 20∼30% 저렴하다. 그러나 국내 선불통화 시장 규모가 워낙 협소하고, 이용자들에게 생소하다 보니 눈에 띄게 가입자가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다.

 

선불통화 서비스는 미리 얼마간의 돈을 충전한 뒤 충전금액 내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기본료가 없거나 낮은 대신 초당 요금은 일반 요금보다 다소 비싸다.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이 제공하는 후불 서비스는 한 달간 원하는 만큼 서비스를 이용한 뒤 다음 달에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현재 MVNO가 제공하는 선불통화 서비스는 단말기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일반폰(피처폰)이 대다수여서 이미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도 현재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서비스(SMS), 영상통화만 가능하고, 무선인터넷은 쓸 수 없다. 이미 최신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익숙한 사용자들 입장에서 지금의 MVNO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후불전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본격적으로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과 MVNO 간 경쟁체제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단말기 종류도 다양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KCT는 일단 오는 10월부터 후불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번호이동은 불가능하고, 새롭게 번호를 받아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단말기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독자적인 단말기를 갖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 단말기를 가져와야 이용이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번호이동도 되고, 독자적인 단말기도 제공하는 후불전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때쯤이면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과도 전면 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이즈비전도 현재 후불 이동전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선불통화 서비스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단말기다. 이미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일반폰(피처폰)만 이용해야 하는 현재 서비스에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다양한 단말기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이나 홍콩 등에서 시장 조사 중이다. 하반기부터는 후불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VNO 서비스의 경우 현재 상태로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과 경쟁하기는 힘들다"면서 "업계 내부적으로도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후불 이동통신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각도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용자들 특성상 단순히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되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야만, 이미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