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구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개발자 대회에서 크롬 OS를 탑재한 노트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크롬북’으로 소개된 이 노트북은 전원 버튼을 누른 지 8초 만에 쓸 수 있고, 가격도 500달러 미만에 그치는 등 IT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크롬북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개인용 컴퓨터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인터넷 검색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만들어낸 OS다. 무엇보다 크롬북은 최근 새롭게 확대되고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깡통PC’ 시대가 온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소프트웨어, 데이터 등을 PC에 두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서 불러와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컴퓨팅을 사용하게 되면 값비싼 전산 장비를 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요금을 내고 서버와 소프트웨어, 저장공간 등을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IT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시장 규모는 지난해 221억 달러(약 24조 원)에서 오는 2014년에는 554억 달러(60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국내 시장규모가 2011년 1조 3,000억 원에서 2014년 2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 개발자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선보인 ‘크롬북’은 12.1인치 화면에 온종일 쓸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 수명이 길다. 하지만 무선랜 모델과 3G 모델의 가격은 각각 미화 429달러와 499달러다. PC 업체 에이서가 내놓을 크롬북은 349달러다. 가격 측면에서 현재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노트북에 비해 저렴한 것이다. 이렇게 ‘크롬북’이 저렴할 수 있는 것은 기존 PC에서 사용되던 하드웨어 장치들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모든 걸 불러와서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저장 장치를 최소화했다.
이날 구글은 크롬북을 선보이며 ‘크롬북은 웹이다(Chrome Book: Nothing but the web)’라는 슬로건도 소개했다. 웹에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불러와 작업하고, 이 내용을 다시 웹에 저장하는 장치라는 것이다. 이런 크롬북의 특징에 대해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크롬 노트북은 구조가 간단하고 복잡한 전자부품이 필요 없어 값이 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클라우드 시대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능 수준의 기본적인 성능을 갖춘 ‘깡통 PC’가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팅·네트워크 발달이 클라우드 시대 불러
‘깡통PC’는 PC가 대중화되기 전인 1980년대 기업이나 학교의 전산실에서 서버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줬던 단말을 연상케 한다. 당시 사용했던 터미널(서버에 연결된 키보드와 모니터)은 서버에 설치된 운영체계(OS)와 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컴퓨터작업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클라우드컴퓨팅과 방식이 같은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학교나 연구실 등 공간이나 규모가 제한된 영역에서만 서버에 접속할 수 있었다. 또 서버도 현재와 같은 방식이 아닌 메인프레임 급 컴퓨터가 전부였다. 네트워크의 제약과 컴퓨팅 파워의 한계 때문에 사용범위와 사용자 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클라우드컴퓨팅에서는 이런 한계를 대부분 극복했다. 통신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기만 하면 세계 어디서든지 컴퓨팅파워와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빌려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컴퓨터의 진화와 가상화 기술의 발달로 개인용 PC에서 대형 서버 수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손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발전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에 저장된 데이터를 언제든지 불러와 사용하고자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상응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가 있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낮은 수준이지만 알게 모르게 보통 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미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통신회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는 개인용 저장 공간을 할당해 주소록 연락처 등을 자동으로 저장해주고 필요할 때 다시 불러와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기화 기능도 클라우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구글 동기화 기능은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새 스마트폰에 구글 G메일 계정만 입력하면 기존 폰에서 사용하던 연락처 등을 곧바로 다시 사용 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서버가 개인의 연락처 등을 보관하고 있다가 다시 개인 스마트폰에 넣어주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T백’도 클라우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 IT 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이미 다양한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함께 기업용 시장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S·LGCNS·SKC&C 등 IT 서비스 기업들도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갖추고 기업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개인정보유출 등 보안 문제는 클라우드컴퓨팅 시대를 열어가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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