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치 전략, 미국의 경제 지배 시나리오인가?
By Jean Cummings
Political News Research Analyst / Former Publisher, The Asia Post
May 16, 2025
미국 대통령은 단독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회의(NSC)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 전략 시스템에 따라 다양한 보고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하며, 때로는 핵심 측근들의 비공식 조언도 적극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런 비공식 채널, 즉 리처드 그레넬, 스티브 므누신, 재러드 쿠슈너 등 전략 고문 그룹을 매우 능동적으로 활용해 왔다.
트럼프는 친중 성향의 이재명에 대해 호감을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 그는 중국과 연결된 인물이나 정책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일관되게 보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주변 일부 핵심 참모들은 이재명의 집권 가능성을 방치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레버리지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냉전 시대의 '통제 가능한 붕괴'(controlled collapse)' 전략과 유사한 정밀한 계산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조율할 수 있는 인물로는 대표적으로 리처드 그레넬과 스티브 므누신이 거론된다. 각각 외교·정보전략과 경제·금융 전략의 축을 맡고 있는 이들은, 한미동맹 내 전략적 비대칭을 기회로 전환하려는 입장에서 이재명 체제를 전략적으로 ‘관리 가능한 변수’로 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이들이 누구인지 간략하게 설명을 하겠다.
2025년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전략적 로드맵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들은 바로 리처드 그레넬과 스티븐 므누신이다. 이들은 단순한 측근이 아니라, 트럼프의 철학과 정책 방향을 직접 설계하고, 외교·경제 전선에서 구현해내는 실무 형 전략가들이다.
*리처드 그레넬 (Richard Grenell)
전 독일 대사이자 트럼프 1기 국가정보국(DNI) 대행으로 활동한 그레넬은, 2024년 대선 전후에도 트럼프의 외교·정보 전략 고문 역할을 계속해 왔다. 특히 트럼프의 "미국 우선 동맹 재편", NATO 개편, 정보기관 개혁 기조는 그레넬의 전략과 궤를 같이하며, 트럼프 본인 역시 그를 “강직하고 용기 있는 애국자”로 평가해왔다.
2025년 들어 더욱 뚜렷해진 중동 재편 전략, 유럽 연합에 대한 압박, 미국 내 정보기관 재정비 등은 모두 그레넬의 전략 구상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으며, 양자 간의 실질적 협력 관계는 여전히 견고하다.
*스티븐 므누신 (Steven Mnuchin)
트럼프 1기 경제정책의 실무 설계자였던 므누신은 2017년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킨 주역이자, 팬데믹 위기 대응 재정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현재도 그는 트럼프의 외곽 자문진으로서 중동 자본 유치, 인플레이션 통제, 미국 내 재정 안정 전략의 조언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냉정하고 유능한 금융 전략가”로 평하며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므누신이 운영하는 리버티 스트래티직 캐피털(Liberty Strategic Capital)은 트럼프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 두 사람의 전략적 조율 아래, 트럼프의 대내외 정책은 지금도 정교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는 그 실체를 통해 트럼프의 세계 질서 재편 시도와 미국 중심 전략의 본질을 명확히 읽을 수 있다.
전 독일 대사이자 국가정보국(DNI) 대행을 지낸 그레넬은 트럼프의 외교 전략에서 “도발 유도 → 반격 명분 확보 → 구조 개입”이라는 순환 전략의 핵심 설계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상대국이 자발적으로 실책을 저지르도록 기다린 뒤, 이를 국제 무대에서 명분 삼아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재명 정부가 중국에 다가가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2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동 외교와 동맹 재편 흐름을 보면, 그레넬의 전략이 실시간으로 구현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트럼프는 현재 수니파 국가들, 사우디, 카타르, UAE, 와 전방위적인 안보·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이는 그레넬이 강조해온 ‘적을 고립시키기 위한 선제적 진영 구축’ 전략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동시에 트럼프는 전통적 동맹국이었던 한국과 독일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거리두기를 하며, 스스로 외교적 실수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그레넬이 과거 독일 대사 시절에 구사했던, “방치 후 압박” 전략의 반복이다.
한국의 경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그 자체로 미국은 강력한 외교적 명분을 얻게 된다. “중국의 개입을 받은 정권”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뒤, 국제 공급망에서 한국을 배제하거나 정보 공유를 차단함으로써 한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미국이 경제적 지배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실제로 그레넬은 2024년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약한 외교가 아닌, 근육 있는 외교가 필요하다(diplomacy with muscle)"고 말하며, 무력 충돌 없이도 동맹국을 통제할 수 있는 정보·외교 전략을 수차례 강조해왔다(The Guardian, 2024.4.5).
또한 스티브 므누신의 경우는 접근 방식이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한다. 그는 트럼프 1기 재무장관 출신으로, 공식적으로는 2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외부 조언자로 활동 중이다. 므누신은 국가 안보보다 경제적 지배를 선호하는 인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능숙하다. 그는 외교 위기를 통해 시장 신뢰가 무너질 경우, 미국 자본이 저가에 외국 자산을 장악할 수 있는 '진입 타이밍'이 열린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친중 행보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 이는 미국 자본이 한국 핵심 자산에 침투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즉, 그레넬이 외교 고립을 설계하고, 므누신이 그것을 시장 수익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조합은 과거에도 작동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독일과의 갈등으로 인해 독일 방위비 분담 논란이 커졌고, 그레넬은 독일 대사로서 “미국의 인내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독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흘렸다. 이후 독일 정부는 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압박 속에 대규모 방산·에너지 계약을 재협상하게 됐다. 이런 시나리오는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2기 정책 흐름과 그레넬의 전략적 패턴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고 있다. 트럼프가 실행하고 있는 전략들이 그레넬이 제시하는 전략을 따르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말 트럼프는 “전통적 동맹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며, 미국의 외교는 더 이상 ‘자동적 동맹 유지’가 아닌 ‘성과 기반 선택적 동맹’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Washington Post, 2025.2.23). 이는 명백히 그레넬의 오랜 주장을 정책화한 것이다.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과 국제사회의 무관심-
한국은 더 이상 "조용한 동맹국"으로 머물러선 안 된다. 미국이 한국 내 외교 위기를 ‘통제 가능한 붕괴’로 간주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한국은 기업과 국민이 하나 되어 스스로 안보와 경제를 지킬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
이제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외면받는 존재가 아니라, 주권을 가진 책임 있는 동맹국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하고 일관된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는 한국을 단순한 전략 도구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대우하게 될 것이다.
국제 언론의 흐름을 보면, 워싱턴포스트, BBC,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조차 한국의 외교·안보 위기에 대한 비중 있는 보도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한 언론의 무관심이 아니라, 한국 스스로가 외교 지형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하지 못한 결과다.
대만과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에서 자유 진영의 핵심 파트너로서 확고한 입장과 행동을 보여준 것과 달리,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으로 양측의 눈치를 보는 애매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를 저하시켰고, 미국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이 대북 억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carnegieendowment.org).
또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과의 협력에 있어서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지만, 한국은 경제적 이해를 이유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친중 노선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pacforum.org).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이는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 친중 세력의 눈치를 보며 흔들리는 외교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명확한 가치 선택과 행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이 동맹의 테이블 위에 제대로 된 자리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다.
만약 국민이 이러한 위기를 직시하지 못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흐리는 친중 노선을 대표하는 인물을 또다시 국가의 수장으로 선택하게 된다면, 미국은 이를 ‘전략적 약점’으로 간주하고, 한국의 경제와 안보를 지렛대 삼아 더욱 강도 높은 압박과 조건을 들이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결국, 한국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Photo Credit: Carlos Barria | Reuters
출처: Jean Cummings(진 커밍스)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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