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김대남 쇼 오프’ 에 ‘용산 배후론’ 덧씌우나…野 탄핵론에 기름붓기
문화일보 2024.10.08 허민 전임 기자
https://m.munhwa.com/mnews/view.html?no=2024100801030630130001
●허민의 정치카페 - ‘공격 사주’논란과 韓의 속내
- 김대남 배후론 제기하며 대통령실 음모 부각… 용산 “韓, 윤석열 아닌 이재명과 싸워야”
- ‘김여사 특검법’ 반란표는 尹에 대한 의도된 겁박… 野 정권 탄핵 시나리오 힘받아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이른바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식당 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남의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과 친한 쪽의 ‘배후 규명’ 요구, 그리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로 드러난 반란표 등 여권 분열상이 심상치 않다. 친한계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의도된 겁박’을 행사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친한계가 야권의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란 4표에 담긴 것
용산 쪽은 ‘김 여사 특검법’ 재의결 때 나타난 여당 소속 4명의 이탈표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다. 다음에는 8표가 될 수도 있다는 겁박으로 읽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4일 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한 무기명 투표 결과는 이랬다. ‘김 여사 특검법’은 찬성 194·반대 104·기권 1·무효 1, ‘채 상병 특검법’은 찬성 194·반대 104·무효 2. 국민의힘 의원 전원(108명)과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전원(192명)이 표결에 참석했기 때문에 범야권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여당에서 4표가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사안별로 크로스 보팅 한 것으로 판단된다. 안 의원은 표결 당일 오전 기자와 만나 “채 상병 특검법엔 평소 ‘소신’대로 찬성하겠지만, 김 여사 특검법엔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 건은 법안 자체가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여차하면 대통령 탄핵 추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야권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결국 채 상병 건 표결 때엔 여당에서 안 의원 외에 친한계 쪽에서 3인의 이탈표가 생긴 것이고, 김 여사 건 표결 때엔 친한계 쪽에서만 4인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찬성 2인이 ‘파업’이라면 기권·무효 2인은 ‘태업’이다.
친한 그룹에서는 표결 결과를 놓고 “이탈표가 예상보다 적었다”라며 키득거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음 표결에서는 찬성표가 더 나올 거라는 일종의 으름장이다. 용산 쪽은 반란 4표 모두 친한 쪽에서 나온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A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4명 이탈표의 성격을 순수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도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유영하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는 반란표”라면서 “비겁하고 무식하다”고 했다.
◇김대남의 허풍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 김대남의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 이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바라보는 친한계의 시선이 확실히 거칠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한 ‘배후 규명’ 요구는 기존의 윤석열-한동훈 갈등과는 질적인 차별성을 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서 배후란 곧 용산이며, ‘배후 규명’은 대통령·여사의 당무 개입을 밝히겠다는 걸 포함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곧 언제든 탄핵할 태세가 돼 있는 야권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쯤은 골목길 장삼이사도 다 안다. 그런 면에서 김대남 사건은 한동훈 대표의 정치 입문 후 10개월가량 진행돼온 윤-한 갈등의 정점을 찍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이제 한 대표와 친한계는 용산과 공식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김대남이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에 ‘한동훈에 대한 공격 거리’라며 제공한 자료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것으로 정보가치가 전혀 없다. 22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70억 원을 썼다는 것, 이 중 일부를 ‘한동훈 호감도·이미지 조사’에 썼다는 것인데, 두 사안 모두 구문(舊聞)들이다. ‘70억 원 여론조사’는 7·23 전당대회 약 한 달 전인 6월 25일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로 얻은 자료를 분석해 기사화한 것이고, 한동훈 이미지 조사는 총선백서특위 위원이었던 이상규가 여의도연구소로부터 받아낸 자료를 7월 2일 공개한 내용이다.
김대남이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며 서울의소리에 기사화를 주문했던 7월 10일 이들 자료는 더 이상 대외비도, 특종도, 뉴스감도 아니었다. 서울의소리의 관심은 오직 김대남이 떠벌린 녹취록을 공개해 김 여사 공격과 정권 탄핵의 불쏘시개로 삼는 것에 있었고, 친한계는 김 여사의 의중에 따라 대외비가 유출된 것처럼 호들갑 떠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친한계 헛발질
한동훈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대남 사건에 대해 “용납이 안 된다.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며 분을 삭이지 않았다. 앞서 한 대표의 최측근 김종혁 최고위원은 “김대남의 배후를 수사하라”고 했다.
친한 진영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여당의 B 의원은 “김대남 개인의 허풍과 일탈에 ‘용산 배후론’을 뒤집어씌워 대통령실의 조직적 음모로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B 의원은 “친한계가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을 부풀려 헛발질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여권 인사 C 씨는 “당 대표가 중앙정치 경험이 없으면 경륜 있는 현자라도 곁에 있어야 하는데, 측근이라고 저런 사람들만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게 한 대표의 비극성”이라고 말했다.
친한계의 헛발질은 야당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을 붓는 자해극이 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개인적 일탈을 조직적 음모니 하면서 더 키워 그들(야권)의 탄핵 시나리오의 밑밥을 덥석 물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6일 치러진 ‘친한계 만찬’ 자리에서도 대야 투쟁 방안 대신 용산 규탄 목소리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 진영은 이날 만찬의 성격을 ①앞으로 ‘김 여사 특검법’ 통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겁박이자 ②윤-한 갑을관계의 역전 노림수이며 ③친한계 세 확장을 위한 털세움 현상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인사 D 씨는 한 대표와 친한계의 최근 동향과 관련해 기자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 확인 결과 김대남과 여사는 단 한 차례의 소통도 없었고 둘,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 4명은 순수한 이탈이 아니며 셋, 한 대표와 측근들은 이재명이 아니라 대통령과 싸우고 있다.
◇탄핵의 문
이재명 대표는 5일 정권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김대남 사건 이후 여당 일각에서 터져 나온 ‘배후 규명’ 요구, 그리고 특검법안 표결 때의 반란표를 확인한 후 나온 일성이었다. 친한계 헛발질이 정권 임기 단축 외엔 희망이 없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을 부어준 격이 됐다.
■ 용어 설명
‘서울의소리’는 2009년 10월에 설립된 좌파 성향의 인터넷 매체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음. 대표는 백은종. 최재영 목사의 몰카 취재를 이용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최초 보도.
‘윤-한 갈등’은 한동훈의 지난해 연말 정치권 진출 이후 10개월간 무한 ‘n차 갈등’으로 치닫는 중. 당 대표 혁신이 성공하려면 당정관계 정상화로 비토 세력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
■ 세줄 요약
반란 4표에 담긴 것 : 김대남의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과 친한의 ‘배후 규명’ 요구,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 때 드러난 반란표 등 여권 분열상 심상치 않아. 친한계가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의도된 겁박’을 행사하는 형국.
김대남의 허풍 : 친한계가 특검법 반란표에 이어 김대남 사건 배후 규명을 요구한 것은 용산의 음모론을 부각하는 것. 김대남 사건은 윤-한 갈등의 정점을 찍는 사건. 친한은 이번 사건을 통해 용산과의 공식 결별 수순에 돌입.
친한계 헛발질 : 한동훈계가 김대남 허풍에 ‘용산 배후론’을 뒤집어씌워 조직적 음모로 몰아가는 건 정권 임기 단축 외엔 희망이 없는 이재명 세력의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을 부은 것. 친한계는 대통령 아닌 이재명과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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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소야대 국면이다...한동훈이 ‘여당의 이재명’을 꿈꾸는 게 아니라면 즉각 계파활동 중단해야
거대 야당에 맞서 여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도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11월이면 내려지는 탓이다.
이미 검찰은 두 사건 모두 징역형을 구형한 상태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과 이 대표는 공공연하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기도 한다. 여차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중도에 끌어내려 조기 대선을 치르고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모든 재판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도 아니겠는가. 이런 헌정 중단사태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런데도 여당이 단일대오는커녕 한동훈계 만찬 회동으로 계파 갈등만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양새여서 걱정이다.
가뜩이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민심 이반'이 극심해지는 와중에 한동훈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만 20여 명을 골라서 따로 만찬을 한 것은 당 대표가 취할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당 대표는 전체 당원의 대표다. 친한계 당원들만의 대표가 아니다. 친한계 당원이든 친윤계 당원이든 모두를 끌어안아야 한다.
물론 비공개 회동이라면 얼마든지 친한계만 따로 모일 수도 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 비밀리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한다는 데 누가 그걸 나무라겠는가.
그런데 이번 회동은 그게 아니라 공개된 만찬이었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하는 날 보란 듯이 결집했다. 그렇다면 이는 분명히 의도된 것이다. 그 의도가 무엇일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최근 YTN 라디오에서 “이번 만찬은 한동훈 대표가 의도한 것”이라며 “'나는 왕따가 아니야', '나는 고립 되지 않았어', '내 편에 20명 정도는 있어', '나 중대 결심할 수 있어' 같은 협박성도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정말 그런 의도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한동훈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출됐지만, 원외 대표라는 한계 속에 원내 '우군'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어떻게든 당내에, 특히 원내에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이번 만찬처럼 계파 갈등을 부채질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로 인해 한동훈계가 세력을 모으는 데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여권 분열로 보수 전체 파이가 축소될 것이 불 보듯 뻔한 까닭이다.
권영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동단결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 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이유다.
그러고 보니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전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도 의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지는 일은 흔치 않다. 당 대표가 조용히 직접 대통령에게 회동을 요청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일정을 조율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회동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질 만큼 요란했다.
그러자 친윤계는 한 대표 측이 독대 요청 사실을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고 의심해 잡음이 일기도 했다. 정말 이런 모든 것들이 한 대표의 주도면밀한 계획 아래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실망이다.
이런 모습은 구태정치인들에게서나 발견되는 일이지,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한동훈 대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물론 한동훈 대표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이른바 김대남 사건에서 드러났듯 ‘공격 사주’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참겠느냐며 분기탱천하는 그 마음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당 대표는 계파활동을 부채질해선 안 된다. 그런 모습은 당을 장악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한 대표가 ‘여당의 이재명’을 꿈꾸는 게 아니라면 즉각 계파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은 친한계만이 아니라 보수 전체가 결집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고하승 페이스북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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