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죄많은 시지프스’가 되겠다는 이재명,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예감했나

배셰태 2023. 8. 20. 19:43

죄많은 시지프스’가 되겠다는 이재명,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예감했나
펜앤드마이크 2023.08.20 양준서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67904

지난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날 ‘시지프스’를 자처한 것을 두고, ‘자신의 운명을 예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면서 특별히 미리 준비한 ‘시지프스’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할 것입니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습니다”라며, 검찰이 반복적으로 출석 요구를 되풀이하는 자신의 처지를 ‘시지프스의 형벌’에 빗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발언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재명이 동일시한 시지프스는 욕심많고 죄많은 인간의 상징

시지프스(Sisyphus, 시시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와 에나레테 사이에서 태어난 코린토스의 왕이다.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는 시지프스를 가리켜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들은 '엿듣기 좋아하고 교활한 인간'이라며 시지프스를 미워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시지프스는 신을 기만해 지옥에서 바위를 산 위로 밀어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결코 억울하게 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과 꾀로 많은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된 것이다.

스스로를 시지프스에 비유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처지에 걸맞는 비유를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야권에서는 ‘적절치 않은 비유’라는 입장이다.

시지프스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받은 셈...이재명은 그 뜻도 모르고 인용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그릇된 욕심으로 남을 속인 '시지프스'를 자처했다"며 "시지프스는 애초에 욕심이 많았고 속이기를 좋아했다. 이 대표와 참으로 닮은 시지프스, 끝없는 죗값을 받았던 그 결말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시지프스를 자처한 이재명을 비판했다. [사진=채널A 캡처]

17일 채널A에 출연한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어쩜 이렇게 적절한 비유를 사용했을까?”라며 “검찰로 가는 진실의 문 앞에서는 ‘이 대표도 이렇게 솔직해지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장 청년최고는 시지프스와 이재명 대표의 공통점을 두 가지로 꼽았다. 시지프스가 코린토스의 왕이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에서 왕처럼 군림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시지프스의 무한형벌처럼 이 대표 역시 쌍방울 대북송금에서 제3자 뇌물죄가 확정되면 무기징역도 나올 수 있는 중범죄이기 때문에 시지프스와 등치되는 ‘적확한 비유’라고 설명했다.

18일 채널A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이 대표가 본인을 시지프스에 비유한 것을 두고 “이 대표가 본인의 운명을 예측하는 것 같다”며 “이 대표의 혐의가 앞으로도 첩첩산중이다. 백현동 끝나면 쌍방울이 있고, 쌍방울이 끝나면 정자동의 판교 힐튼호텔이 있고, 끝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 변호사는 법조인들의 모임에서 이재명 대표의 형벌이 얼마가 될지 많은 얘기가 오간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법조인들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도입하자’는 논의를 많이 하는데, 이재명 대표가 1호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가 끝없이 나오기 때문에, 시지프스처럼 ‘영원히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받게 되는 운명을 예측한 게 아닌가’라고 서 변호사는 예상했다.

당황한 야권, 이재명의 시지프스 비유를 앞장 서서 반박해

이 대표가 시지프스를 자청한 원래 의도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1년 6개월 간 계속되는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받는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계속되는 수사와 재판에서 느낀 억울함을 빗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 대표의 이러한 비유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김준일 뉴스톱 수석 에디터는 CBS라디오에서 “시지프스는 하데스에게 거짓말을 해서 형벌을 받은 거다. 거짓말해서 형벌을 받은 사람을 비유하는 게 맞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18일 채널A에 출연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역시 “적절한 비유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검찰이 벌이고 있는 수사가 모략이고 조작이라는 점,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이재명을 통해서 가리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시지프스’를 자청한 것이지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전 의원은 “안 끝나면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이 대표 개인으로도 끝나야 하고, 민주당으로도 끝나야 하고, 국가적으로 끝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비리 혐의 이재명이 시지프스 동원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욕보여

시지프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신들을 속여서 영원한 형벌을 받는 시지프스를 우리 정치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출마회견에서 “민주주의 승리를 위한 사명감과 신념을 갖고 절망을 모르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최후의 승리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라고 발언했다.

이후 진보 진영에서는 ‘독재’와 ‘지역주의’ 그리고 ‘냉전’에 맞서 ‘민주주의’와 ‘국민통합’ 그리고 ‘한반도 평화’라는 거대한 바위를 정상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시지프스처럼 노력한 인물이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이런 평가를 자신에게 투영하기 위해 시지프스를 자청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1월 검찰 출석 당시에도 김 전 대통령이 내란 음모죄를 뒤집어쓰고 고통당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당한 일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였고 검찰쿠데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검찰 출석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사진=채널A 캡처]

하지만 이 대표의 이런 비유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SNS 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본인의 개인 비리를 동일 선상에 놓고서 노골적으로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모습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욕 보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인문학적 소양이 짧은 이재명의 실책인가?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희망적으로 해석한 시지프스만 알았을 뿐, 그리스 신화에서 부정적 인물로 그려지는 시지프스에 대해서는 몰랐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들을 속이는 거짓말로 결국에는 ‘죽지도 않는 무기징역’에 처해지는 것이 시지프스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시지프스와 그 결말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한 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급한 시지프스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시지프스’를 자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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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경TV] ‘죄많은 시지프스’가 되겠다는 이재명,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예감했나
(성창경 전 KBS 공영노동조합 위원장 '23.08.20)
https://youtu.be/SNPm-SCWxXI


법조인들이 모여서 이재명에 대한 형량에 대해 논의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