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국 전문가들 “한국, 군사위성 발사에 한걸음 더 접근...북한에 새로운 부담 안겨”■■

배세태 2023. 5. 27. 15:45


미 전문가들 “한국, 군사위성 발사에 한걸음 더 접근...북한에 새로운 부담 안겨”
VOA 뉴스 2023.05.27 함지하 기자
https://www.voakorea.com/a/7111279.html

한국은 25일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로 자체 제작한 실용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며 자체 군사 위성 개발과 발사에도 한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 중인 북한 입장에선 이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새로운 부담감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의 마사오 달그렌 연구원은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을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달그렌 연구원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사체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당히 커진 엔진이 사용됐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우주 발사 기술에 대한 놀라운 입증”이라며 “따라서 큰 진전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25일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로 자체 제작한 실용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발사체와 위성을 자체 제작해 쏘아 올려 우주궤도에 올린 국가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어 한국이 7번째입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성공이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보다는 정치적 위신과 관련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한국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여전히 특정 국가가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보단 다른 국가에 비용을 지불하고 자국의 위성을 발사해 달라고 하는 것이 비용적으론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도 직접 발사체를 만들기보단 미국의 상용 우주발사체 회사인 ‘스페이스X’나 ‘로켓랩’ 등을 이용하고, 대신 발사체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비용을 다른 일에 더 잘 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이 직접 발사체를 개발한 데에는 국가적 자존심과 위신, 주권 등의 요소가 고려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은 25일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로 자체 제작한 실용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23일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자체 개발한 군사 위성 발사에도 한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이번 성공을 발사체와 위성으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발사체의 경우 위성의 무게를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느냐의 문제인 만큼 발사체에 실린 위성이 군사용 혹은 민간용, 상업용인지, 정교한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등은 상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누리호가 8개의 위성을 탑재한 만큼 일정 중량을 쏘아 올리는 것에 있어 성공을 입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중요한 건 발사체에 탑재될 수 있는 중량 범위 내에서 얼마나 좋은 위성을 만들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주어진 중량 범위에서 북한보다 훨씬 더 정교한 위성을 만들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자체 군사 위성 개발 성공을 낙관했습니다

특히 “위성은 전자기술 등 전반적인 기술 기반과 많은 관련이 있다”며 “한국이 그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그 과정에서 해외 기술을 수입할 수 있는 등 많은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군사 위성 개발 성공 여부는 ‘위성의 크기와 군사적 용도, 카메라의 성능’에 달린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아주 작은 군사용 위성을 가질 수 있겠지만 미국이 보유한 것과 같은 표준화된 군사용 위성은 크고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올리고자 하는 위성의 종류는 알지 못한다”며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선) 한국이 기존의 다른 군사 위성처럼 큰 것을 올리려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얼마만큼의 카메라 기능을 갖췄는지 등도 중요한 요소”라며 “미국에서 그런 기술을 수입했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진 한국이 이를 개발했다는 징후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번 성공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 중인 북한의 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두 번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이는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김정은에게 매우 나쁜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수년 동안 북한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고자 했다”며 “이는 (이런 성공을 토대로) 다른 나라의 위성발사를 도와 돈을 벌고자 했기 때문인데, 이를 한국이 먼저 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아직 우리는 북한의 새 발사체를 보지 못했고 얼마나 무거운 위성을 우주로 올릴 수 있는지 그 역량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북한은 그 발사체의 성공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한국의 우주 기술이 북한에 앞서 있으며 “이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군사용이면서 정찰을 할 수 있는 위성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도 “얼마나 성능이 좋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이는 그 위성이 실제로 궤도에 오르기 전까진 의문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우리가 실제 그 사진이 위성에서 찍힌 것이라고 믿기로 결정할 때야 해소될 질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금 상태로라면 북한의 영상 촬영 위성은 한국의 위성만큼 좋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위성 수준에 조금도 근접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자체 위성 발사를 ‘정당한 권리’로 거듭 주장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한국과 북한의 발사는 근본부터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달그렌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 통제 체제 조약국이 아니며, 한국과 미국은 양자간에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개발에 대해 협상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우주 발사체 발사가) 평화적 목적뿐 아니라 무기와도 관련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이런 국제사회 체제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사람들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우려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탄도미사일과 동일한 기술이 이용되는 우주발사체를 포함한 북한의 발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위성발사를 ‘평화적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안보리의 조치는 “북한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유엔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그리고 도발, 불안정한 행동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고 탈퇴한 것도 북한”이라며 “우리 모두는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하는 데 우주발사체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에도 우려한다”고 지적했습 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한국은 NPT 가입국이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그런 우려가 전혀 없다”며 한국과 북한의 상황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