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한국이 일본과 안보협력을 하지 않는다면/이춘근 국제정치학자■■

배셰태 2023. 3. 26. 14:16

한국이 일본과 안보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자유일보 2023.03.26 이춘근 국제정치학자
 https://www.jay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548

                                     이춘근
필자가 오하이오 대학 역사학과에서 전쟁사를 공부할 때 교수님이 낸 시험 문제 중 "만약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지 않았더라면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라는 것이 있었다. 현실과 다른 상황을 가정하고 역사의 진행을 생각해 보자는 새로운 학문 스타일의 하나다. 영어로는 ‘Virtual History’라 하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가상역사(假想歷史)쯤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온 사실을 비난하는데 이 나라의 좌익 세력들이 모두 동원됐다. 국가 이익을 위해 고뇌의 결단이 필요했던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외교를 애써 폄훼하는 이들 세력은 대개 친중·종북주의자들이며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를 좋아하고, 미국과 일본을 미워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일본을 제국주의 침략 국가라고 말하지만, 일본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로부터 평화로운 민주국가라고 인식되고 있다.

아직 극소수나마 존재하고 있는 일본 내의 군국주의자들은 역설적으로 북한과 한국의 좌파 세력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 북한과 한국의 좌파들 때문에 전쟁을 할 수 없는 일본은 다시 무장을 갖출 수 있게 되었고, 2022년 현재 세계 2-3위 권의 막강한 군사 대국으로 변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6·25가 없었다면, 사사건건 싸우자고 덤벼드는 한국의 좌익 세력이 없었다면, 일본은 지금처럼 강한 군사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이 다투는 상황에서도 중국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리는 만무하다. 미국은 한일 양국을 엮으려고 노력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그 경우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효율적으로 치르기 위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의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대(對)중국 연합 세력을 규합할 때 한국은 포기하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차피 한국은 중국과 더 친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예 한국은 빼놓고 호주·일본·필리핀·베트남·미얀마·인도 등과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적도 있었다.

미국이 한국을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 좌파들이 있다. 그러나 전 주한미군 사령관 버웰 벨 대장은 "미군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환영하고 필요로 할 때만 한반도 방어를 위해 남아있을 의무가 있다. 한국이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날이 온다면 미군은 한국을 떠날 것이다"고 단언했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미국에 대단히 우호적인 일본·인도·베트남의 힘을 합치면 인구·돈·군사력에서 중국보다 오히려 강하다고 계산한다. 이런 황당한 상황의 도래를 막기 위해 대통령이 일본에 다녀온 것이 그다지도 분통 터지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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