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박민의 시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절체절명의 기회다■■

배세태 2022. 12. 23. 19:06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길
문화일보 2022.12.23 박민 논설위원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22122301033411000002

文정부 훼손 국가정체성 확립
새 리더십 구축할 정치개혁이
尹정부에 부여된 시대적 소명

與 全大는 친윤.비윤 투쟁 대신
정치인 특권.당론투표 폐지 등
개혁 경쟁해 국민 기대 모아야

대통령은 시대정신의 선택이다. 화려한 경력과 높은 인지도, 유리한 정치구도와 치밀한 선거전략을 갖추었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때론 현실과 불화하고 때론 국민이 외면해도 소신과 철학을 지켜온 사람이 ‘때’를 만나 대통령이 된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자신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이 조응하는 소명을 달성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나름대로 주어진 소명에 충실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발전의 기틀을 닦았고,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개혁 등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노무현 대통령은 탈권위주의 시대를 열었다.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의 소명은 훼손된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과 혁명 수준의 정치개혁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제거하려 했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와 같은 권위주의로 타락한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적 통제’라는 명분으로 3권 분립 원칙을 훼손했고 언론중재법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 자유민주주의의 물적 토대인 자본주의·시장경제도 왜곡했다. 이념을 앞세운 정책은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돌아왔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오히려 분배구조를 악화시켰고, 정규직 강제 전환 정책은 양질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징벌적 과세와 각종 규제로 기업의 투자와 개인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가운데 성장동력은 와해의 위기를 맞았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선언한 헌법과 헌법 정신을 토대로 제정된 법률, 그리고 자본주의·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킴으로써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 것은 윤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그 결과 취임 초 흔들렸던 국정운영은 안정감을 되찾고 있고 국정 지지율도 상승해 40%대를 넘겼다.

정치개혁은 역설적으로 윤 대통령이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주어진 소명이다. 5·16 쿠데타 이후 60여 년간 한국 정치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양분해 왔다. 그러나 산업화 세력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민주화 세력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수명을 다했다. 이제 4차 산업화 시대를 주도하면서 MZ세대와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의 규칙을 만드는 기득권 정치인들이 스스로 물러나길 기대할 수 없다. 이들에게 정치적 빚도 없고 향후 이들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할 가능성이 없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적임자다.

정치개혁은 정치인의 기득권 축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이해충돌에 대한 처벌은 강화해야 한다. 선거법을 개정해 정치 신인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국회법을 바꿔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자행된 불법과 변칙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 정당도 혁신해야 한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좌지우지하는 당론투표는 폐지돼야 한다. 현역 의원 기득권 최소화를 전제로 당원과 국민이 후보를 선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 양극화와 지역 대결 구도의 완화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도 추진해야 한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절체절명의 기회다. 친윤과 비윤이 권력투쟁을 벌이는 구시대적 행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당 대표 후보들이 혁명 수준의 정치개혁을 경쟁적으로 약속함으로써 국민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윤심’임을 윤 대통령이 선언해야 한다. 윤 대통령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한 권력 블록을 형성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기여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은 사이비 친윤이다. 진정한 친윤은 윤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통해 국가에 충성하는 정치인이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분기점에 서 있다. 대통령이 만기친람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은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다. 국민을 믿되 윤석열다움을 잃지 말고 내일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