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은폐‧조작 최고 책임자” 서해 피살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 고소

배세태 2022. 12. 14. 19:06

“은폐‧조작 최고 책임자” 서해 피살 유족 文 전 대통령 고소
조선일보 2022.12.14 김명일 기자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12/14/IVFSKXVM2FFNHJ3QTSC4RDASRI/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오른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10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는 청원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이 1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구속된 바 있다.

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입장문을 통해 “너무도 참담했던 사건이었다”며 “은폐와 조작의 최고 책임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발장을 오늘 제출한다. 대통령은 안보와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 누구의 대통령이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이래진씨는 “(문 전 대통령은) 해경의 수사를 지켜보라 했지만 조작으로 얼룩진 선택적인 내용을 공개했고, 약속한 처벌은커녕 비웃듯이 (관련자들을) 승진까지 해주었다”며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감춰진 내용들이 자기들의 과오를 덮어버리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참담한 범죄가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사람이 먼저다’를 언급하며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말인가. 통치와 정책적 판단을 말장난으로 여기시면 안 된다”라고 했다.

이래진씨는 “대한민국에 되풀이되는 안전 불감증과 권력에 의한 조작은 (사고가 발생한) 2020년 그날로 이제 끝내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감히 호남을 팔아 제 동생을 죽였다. 철저하게 조사해 대한민국의 헌법을 바로 세워 주시라”고 했다.

이씨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해 고소하기로 한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이대준씨가 북한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즉시 북한에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월북 발표와 관련해 이대준씨가 월북한 것으로 단정해 발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죄 등), 국방부가 “북한군은 비무장 상태의 고 이대준씨를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당초 발표 내용을 “시신 소각 추정”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한 혐의(직권남용 등)다.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22일 서해상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군 당국과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6월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라고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