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공유한 나토 정상회의

배세태 2022. 7. 1. 10:03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공유한 나토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초대받아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지향점이 무엇인지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외신은 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자유민주국가로서 외교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근본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 국가들과의 연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고도화하는 북한 핵. 미사일 능력이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심각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3국 공조를 강화키로 뜻을 모았다는 점은 세 나라가 5년 만에 3각 안보협력체제의 복원을 알렸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강화되는 공조 방법 중 하나가 북한 돈줄 옥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은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덴마크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통한 세일즈 외교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만나 양자 회담 또는 회동은 총 9개 나라인데 대부분 한국의 새로운 수출시장이거나 공급망 구축, 미래 기술협력이 긴요한 유럽 국가들이다. 이는 이번 기회에 중국에 의존해온 수출시장을 유럽으로 넓히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처럼 안보가 주제인 나토회의와 경제에 초점을 맞춘 양자 정상회담과 회동을 하는 투 트랙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나토와는 국제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수출시장은 중국에 비중을 높이 두었던 것에서 이젠 시장 다변화를 모색했다. 그 결과 프랑스와는 원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네덜란드와는 반도체, 폴란드와는 방산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외교성과는 지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 정권의 외교는 우리의 국격(國格)과 국익차원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들은 오로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만 모든 외교역량을 집중했었다. 북한 핵문제는 물론이고,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문제까지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 보다는 중국과 북한에 더 가까운 입장을 견지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워 막상 북한 문제에서는 미국이 해결해야할 것처럼 떠넘겼다. 그러면서 마치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는 듯이 우방국과 국민들을 속이고 ’평화 쇼’를 연출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과도한 유화책을 썼다. 그러다가 미국 등 우방국들과의 인도태평양안보협력 네트워크에서 소외당했다. 그만큼 한국은 국제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을 잃었던 것이다.

중국이 어떤 나라인가. 중국은 본질적으로 공산당 독재국가다. 자기 나라의 외교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가차 없이 보복의 칼을 휘두르는 나라다. 대표적으로 당한 나라가 한국이다. 2000년 중국산 마늘 수입을 금지하자 한국산 휴대폰 수입을 금지해 보복했고, 2017년 사드 사태 때는 롯데그룹을 공격해 중국에서 사업을 못하게 했고, 한류 금지령을 내려 국내 관광사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문재인 정권은 이런 나라에 찾아가 홀대를 받으며 ‘작은 나라’ 운운 하더니 3불(不)약속을 해주는 굴종을 당했다. 윤석열 정부가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삼는 한국 경제의 대중(對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시장을 유럽으로 다변화 하겠다는 의지를 국제무대에서 밝힌 데는 다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여북했으면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브리핑에서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온 중국을 통한 수출호황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겠는가.

지금 국제외교질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 중심의 권위주의 진영과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 민주주의 진영으로 급속히 재편된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엊그제 개최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맞서 새로운 금융질서 시스템 구축 등 독자적인 경제권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을 참여시켜 반(反) 서방 대항 블록을 구축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에 맞서 서방 진영은 유럽연합(EU)정상회의, 주요 7개국(G7)정상회의, 나토정상회의를 잇따라 열고 여기서 러시아의 무력침공과 중국의 강압외교에 공동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이렇게 두 진영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결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동북아에서는 북. 중 .러 권위주의연합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수십 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준비 등 도발이 이어지고, 러시아와 중국이 뒤를 봐주고 있다. 

세계질서의 현실은 이렇게 엄중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느 편에 서야할까?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유진영 편에 서야 한다. 한국이 서방 30여 개국이 참여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받아 참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도 ‘중국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자들은 미. 중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이는 중국의 수정주의적 편향정책을 모르고 하는 단견(短見)에 불과하다.

나토는 향후 10년간 추진할 새 전략개념 문서에 중국의 위협을 처음 포함시키면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전 전략개념에서 ‘파트너’로 규정했던 러시아를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는 자유 민주 등 핵심 가치에 대한 위협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우리는 국익과 외교 정체성에 기초해 자주적 외교노선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해야할 합리적 노선이기 때문이다. 주권과 자유에 대한 수호 의지를 굳건히 하고 정부와 기업 모두 치밀하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핵심가치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량과 존재감의 유지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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