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2022년 한국 대선] '널뛰기'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는 네 가지 있다

배세태 2022. 1. 21. 15:59

'널뛰기'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는 네 가지 있다
주간조선 2022.01.21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
http://m.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3&nNewsNumb=002693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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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여론조사에선 역대 대선에 비해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 ‘널뛰기’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 조사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여론조사 수치가 오락가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엠브레인·중앙일보가 지난 1월 18일 발표한 대선후보 다자대결 조사(1월 15~16일)에선 윤석열 후보 35.9%, 이재명 후보 33.4%, 안철수 후보 15.6% 등이었다. 하지만 전날 엠브레인이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1월 11~13일)에선 이 후보(31.7%)가 윤 후보(21.6%)를 10%포인트 이상 앞섰고 안 후보는 11.5%였다. 두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11.8%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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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13일에는 코리아리서치와 케이스탯이 1월 10~12일에 실시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서 이 후보 37%, 윤 후보 28%, 안 후보 14% 등이었다. 하지만 이날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1월 11~12일에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는 순위가 달랐다. 이 조사에선 윤 후보(38.8%)가 이 후보(32.8%)를 6%포인트 앞섰다. 이 밖에도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조사에서 주요 후보의 지지율 수치가 크게 차이가 나는 사례는 매우 많다. 하지만 각 대선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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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열망이다. 요즘 각 조사에선 정권교체가 이뤄지기 바라는 유권자가 과반수에 달하면서 정권재창출에 비해 20%포인트가량 높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월 15~16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정권교체(57.9%)에 대한 기대가 정권유지(33.5%)를 압도했다. 중앙일보·엠브레인의 1월 15~16일 조사에서도 정권교체(56.5%)를 원하는 응답자가 정권유지(34.5%)보다 훨씬 높았다. 칸타코리아 조사에선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도 정권교체(58.0%)가 정권유지(32.5%)보다 25.5%포인트나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정권교체론(65.5%)이 정권유지(23.1%)에 비해 42.4%포인트나 높았다. 각종 이슈에 따라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지만 정권교체론이 흔들리지 않고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현 정부와 여당의 실정(失政)에 대한 심판 정서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로 각 조사에서 나타난 비슷한 현상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5주부터 지난 1월 2주 사이에 네 차례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6→36→36→37% 등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 기간에 윤 후보 지지율은 36→35→25→31% 등으로 출렁였지만 이 후보 지지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CBS·서던포스트 조사 추세도 비슷했다. 지난해 12월 4주부터 지난 1월 2주까지 윤 후보 지지율은 27.7→26.4→34.4→31.5% 등으로 변동 폭이 컸지만, 이 후보 지지율은 36.6→35.8→34.1→34.4% 등으로 비슷했다. 윤 후보가 침체에 빠져도 이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것은 ‘중도 확장성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윤 후보에서 이탈했던 중도표를 흡수하지 못하고 진보층 고정표에 지지가 묶여 있는 양상이다.
   
세 번째로 각 조사에서 나타나는 비슷한 현상은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다. CBS·서던포스트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12월 4주에 4.1%에서 1월 2주엔 11.8%로 크게 올랐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1월 1주에 윤 후보의 지지율이 25%로 하락했을 때 안 후보가 15%로 상승하며 10%대에 진입했고 1월 2주엔 17%로 올랐다. 안 후보 지지율은 특히 중도층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갤럽 조사에서 12월 3주에 안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은 7%였지만 1월 2주엔 23%로 세 배 이상이나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는 2030세대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급등했다. 12월 3주와 1월 2주 사이에 20대(9→24%)와 30대(4→22%)에선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윤 후보와의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SBS·넥스트리서치 조사(1월 15~16일)에서 ‘어느 후보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안 후보(50.8%)가 윤 후보(33.9%)를 큰 차이로 앞섰다. 이 조사에선 각 후보 중 호감도가 50%를 넘는 후보도 안 후보(51.3%)가 유일했다. 이재명 후보(41.0%), 윤석열 후보(36.9%), 심상정 후보(27.9%) 등은 모두 호감도가 50%에 미치지 못했다.
   
칸타코리아 장호원 부장은 “아직은 안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지지율이 3위에 머물러 있어서 당선 가능성은 미흡하지만 대선 판세의 결정적 변수로 등장한 것은 분명하다”며 “지지율이 20%를 넘는다면 선두권 후보들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의 경우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와 같은 ‘가족 리스크’나 대장동 특혜 의혹, 고발 사주 의혹 등 부담스러운 악재(惡材)가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원하면서도 윤 후보 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는 중도·2030세대가 안 후보로 이동하며 지지율이 상승한 ‘반사체’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자체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된다.
   
최근 각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네 번째 특징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도 이재명 후보를 앞선다는 점이다. 칸타코리아 조사에서 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를 가상한 대선후보 3자 대결은 윤 후보(39.3%)가 이재명 후보(32.2%)를 오차범위 밖인 7.1%포인트 차로 앞섰고 심상정 후보는 3.9%였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다면 2위와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이 경우엔 안 후보 47.9%, 이 후보 26.6%, 심 후보 2.5% 등이었다. SBS·넥스트리서치(1월 15~16일)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윤 후보가 단일후보일 경우엔 윤 후보(39.6%)가 이 후보(34.1%)를 5.5%포인트 앞섰고,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안 후보(46.0%)가 이 후보(28.5%)를 17.5%포인트 앞섰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에 대해선 “이 후보가 박스권에 갇히고, 안 후보 쪽으로 중도·청년표가 이동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야권 단일후보가 여당의 이 후보를 앞서는 현상 등은 모두 ‘정권교체’ 민심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정권교체 민심이 55% 안팎에서 견고해 이 후보 지지율이 정체되고 야권에 유리한 판세가 형성되어 있는 게 최근 분위기란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 성사를 기대하는 여론도 높고, 그로 인해 야권 승리를 원하는 유권자가 다수인 게 요즘 각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