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조선일보/사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쓴소리’ 기피증이 야당 내분의 본질이다

배셰태 2021. 12. 23. 12:14

[사설] 尹 후보의 ‘쓴소리’ 기피증이 야당 내분의 본질이다
조선일보2021.12.23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12/23/WKBBLYYJL5C7PBW5OHTDDX5Q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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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2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최근의 분란 사태와 관련, “선대위를 강하게 움켜쥐고 끌고 가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도 김 위원장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선대위가 질서와 계통 없이 몸집만 불린 것이 불협화음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번 사태는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의혹에 대응하는 방식을 놓고 불거졌다. 김씨 의혹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덮고 지나가자는 쪽과 그래서는 문제를 키울 뿐이라는 쪽이 충돌한 것이다. 김씨 이력이 총체적 허위라는 식의 의혹 제기는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 김씨 이력 중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이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의 입시 자료 의혹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댔던 점에 비춰 윤 후보가 아내 이력 논란을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 역시 만만치 않다. 윤 후보가 국정 전반에 대한 경륜을 충분히 검증받지 못하고도 국민 지지를 받아 야당 후보가 된 것은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맞섰기 때문이다. 국민은 윤 후보 아내 이력 자체보다는, 그 문제를 다루는 윤 후보의 자세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윤 후보가 아내 문제를 비롯해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쟁점에 대해 귀를 닫으려 한다는 세간의 평 역시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윤 후보는 조수진 공보단장이 당대표인 이준석 선대위원장의 지시를 거부한 것에 “그게 민주주의”라고 했다. 조 단장이 김씨 의혹에 대해 윤 후보 편에 섰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윤 후보가 불편해하는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윤 후보가 그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그게 진짜 민주주의다. 대선 후보 때부터 쓴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 꼴이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국민들이 그런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윤 후보에게 국가의 장래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고민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